방탄소년단 콘서트, 일곱 소년의 ‘시작’을 말해준 ‘키워드 3’

사진제공. 빅히트

방탄소년단 콘서트 현장

[텐아시아=이정화 기자] 성공적인 콘서트였다. 2시간 40여분 동안 달아오른 공연장 공기는 뜨거웠으며, 무대에 선 소년들의 눈엔 행복의 기운이 가득했다. 3월 29일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목격한 방탄소년단의 두 번째 콘서트 ‘2015 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1. 방탄소년단 비긴스(2015 BTS LIVE TRILOGY: EPISODE I. BTS BEGINS)’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3월 28~29일 양일간 총 6500명의 관객과 호흡한 방탄소년단은 이번 공연을 통해 자신들의 ‘시작’에 대해 말했다. 콘서트의 기획 단계부터 3부작 시리즈 공연(BTS LIVE TRILOGY)을 기획한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0월 열린 첫 번째 콘서트에서 1부에 해당하는 ‘방탄소년단의 현재’를 다뤘다. 이번 2부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시작’을 주제로, 랩몬스터,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 일곱 멤버가 처음 만나 팀이 되기 직전까지의 이야기를 선보였다. 콘서트를 통해 방탄소년단의 ‘시작’을 말해준 키워드를 3가지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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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콘서트, 학교 교실을 콘셉트로 한 무대

키워드 1. 학교
공연은 멤버들의 풋풋했던 중학교 졸업사진 영상이 공개되며 시작됐다. 이어 영상 속엔 음악실에 모인 방탄소년단의 모습이 나타났다. 영상이 종료된 후, 각기 다른 후드에 빨간색 백팩을 메고 등장한 방탄소년단은 ‘점프(Jump)’, ‘스쿨 러브 어페어(Skool Luv Affair)+러브 인 스쿨(Luv in Skool)’, ‘어디에서 왔는지’ 등을 통해 귀여운 모습을 연출했다. 또한, 본격적으로 무대가 시작되기 전에 등장해 여러 가지 공연 에티켓을 설명하던 선생님은 공연 마지막 순서였던 ‘본 싱어’가 끝나고 또 한 번 등장해 스토리에 통일성을 주기도 했다. 두 번째 영상에선 교복 위에 방탄조끼를 입는 멤버들의 모습이 등장했고, 실제 무대에서도 ‘BTS’가 새겨진 조끼를 입고 나와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 ‘엔오(N.O.)’ 등을 이어갔다. 방탄소년단이란 팀 명 자체가 ‘10대의 편견과 억압을 막아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에, 10대들의 꿈과 행복에 대한 노래를 가장 효과적인 영상과 의상으로 선보였다. 방탄소년단은 이후 ‘24/7=heaven’, ‘2학년’, ‘이프 아이 룰 더 월드(If I ruled the world)’ 등으로 자신들의 자유분방한 매력을 발산했다. 칼군무나 화려한 퍼포먼스는 없었지만 가장 방탄소년단다운 무대였다. 에너지 넘쳤고, 뜨거웠다. 이어진 ‘싸이퍼(Cypher 1+Cypher 2)’는 이날 무대를 보러 온 방시혁 피디까지 일어서게 만들 정도였으며, 관객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끌어냈다.

키워드 2. 믹스테잎
이번 콘서트에선 방탄소년단이 연습생 시절 믹스테잎 형식으로 만든 곡들을 무대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방탄소년단의 ‘시작’을 엿볼 수 있었던 동시에 소년들의 ‘성장’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정국과 랩몬스터가 함께 꾸민 ‘라이크 어 스타(Like a star)’와 ‘투 머치(Too Much)’는 정국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랩몬스터의 래핑이 조화를 이뤘다. 믹스테잎을 녹음했던 당시보다 좀 더 성숙해진 보이스를 선보인 정국의 성장이 돋보였다. ‘라이크 어 스타(Like a star)’의 ‘꿈은 별처럼 많지만 별처럼 멀고’, ‘투 머치(Too Much)’의 ‘내가 아티스트건, 아이돌이건, 이게 죽이 되건, 죽밥이 되건, 내가 차린 내 밥상이야’등의 가사에선 꿈과 래퍼로서의 고민을 느낄 수 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한 ‘본 싱어(Born Singer)’는 노래를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 울컥하게 만들었다. ‘아임 어 본 싱어(I’m a born singer), 좀 늦어버린 고백, 언제나 멀기만 했었던 신기루가 눈 앞에 있어, 아임 어 본 싱어(I’m a born singer), 어쩌면 이른 고백, 그래도 너무 행복해’란 노랫말처럼 무대에 선 일곱 소년은 복잡한 마음이 스치는 듯했다. 끝내, 소년들의 눈엔 눈물이 고였다. 하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끊임없는 환호로 자신들과 함께 무대를 즐겨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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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가 다 젖을 정도로 열정적인 공연을 펼친 방탄소년단

키워드 3. ‘컨버스 하이’ & ‘흥탄소년단’
5월 중순 컴백을 앞둔 방탄소년단은 이날 콘서트를 통해 다음 앨범에 실릴 신곡 ‘컨버스 하이(Converse High)’와 ‘흥탄소년단’을 선보였다. ‘컨버스 하이’는 랩몬스터가 멜로디를 쓴 곡으로, ‘너의 ‘컨버스 하이’에 꽂혔나 봐’란 가사와 더불어 반복되는 ‘컨버스 하이’란 가사가 귀에 꽂힌다. 손으로 발을 치는 동작 등으로 노랫말을 표현한 안무도 꽤 귀여워 눈길을 사로잡는다. 랩몬스터는 “본격 김남준(랩몬스터 본명) 사리사욕 채우기의 일환으로, 방탄소년단 여섯 명 모두에게 (내) 이상형을 강요한 일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고 ‘컨버스 하이’를 유머러스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앵콜 곡으로 선보인 ‘흥탄소년단’은 슈가가 작곡한 노래로, 평소에 팬들로부터 ‘흥탄(흥이 많은 방탄소년단)’이라는 별명을 얻은 것에서 착안해 완성됐다. 장난스러운 말투로 “천재 프로듀서 민슈가”라고 자신을 밝힌 슈가는 “신나고 재미난 곡을 만들었다”고 ‘흥탄소년단’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이 곡은 ‘자, 왔어 왔어, 아 흥탄소년단’이라는 흥겨운 도입부를 시작으로 온몸을 들썩이게 하는 힘을 지닌 곡이다. 콘서트에서 처음 공개되었음에도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2층 객석에 앉아있던 한 외국인 여성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몸을 리듬에 맞춰 흔들었다. 그 뒤로 주변의 다른 팬들도 일어나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만끽했다. 콘서트를 통해 공개된 두 곡 모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곡인 만큼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앨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대중성과 힙합하는 아이돌로서의 정체성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잡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화 기자 lee@
사진제공. 빅히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