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르렁’부터 장그래까지, 아이돌도 배우도 모두 임시완

임시완국내팬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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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오세림 인턴기자] ‘변호인’부터 ‘미생’까지, 2014년은 분명히 임시완의 해였다. 그런 임시완이 2015년을 맞아 준비한 것은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서울, 홍콩, 상해, 광저우, 대만을 도는 아시아 단독 팬미팅이었다. 임시완은 지난 21~2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팬미팅 ‘헬로’를 개최했다. 팬미팅에서 임시완에게 궁금한 것은 딱 하나였다. 이 단독 팬미팅을 준비한 임시완은 대체 어떤 임시완일까. 임시완은 아이돌 그룹 제국의아이들로 연예인으로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로 이름을 알렸고, 영화로 입지를 다졌으며 다시 드라마로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그는 대체 어떤 모습으로 자신만을 보러 온 팬들을 만나고자 했을까.

#아이돌 임시완의 시간

제국의아이들은 MBC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로도 거론된 예능인 광희의 혜성 같은 첫 등장 이후 임시완과 박형식의 연타석 홈런이 터졌다. 이제 뜨지 않는 게 신기한 그룹이 되어버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배우 임시완은 인정하더라도 아이돌 임시완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이 제법 많다. 실제로 임시완은 드라마 촬영 등으로 인해 음악방송 무대를 빠지기도 했고, 솔로 팬미팅을 개최하기도 할 정도니 그러한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팬미팅에서 임시완은 아이돌 임시완의 매력을 뽐냈다. 장래희망에 ‘좋은 아빠(좋은 남편)’라고 적어놓곤 터져 나오는 팬들의 불만에 순진하게도(!)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지만, 임시완은 답이 없는 방정식을 연애횟수에 당당히 적어놓고, 100점 만점에 10점을 준 애교로 팬들의 심장을 터지게 했다. 확실히 아이돌이었다.

더 눈에 띄었던 건 임시완이 야심차게 준비한 무대였다. 임시완은 태양의 ‘나만 바라봐’로 섹시미를 표현했고, DJ DOC의 ‘런투유’로 격렬하고 도발적인 춤사위를 선보이며 눈을 어디 둬야할지 모르게 만들었다. 여기에 슈트 차림의 ‘으르렁’과 ‘캔디’라니! ‘가장 아이돌스러운’ 노래로 평가받는 두 노래다. ‘으르렁’이 아이돌이 선보일 수 있는 댄스 무대의 정점에 서있는 곡이라면, ‘캔디’는 아이돌이 보여줄 수 있는 귀여움의 정점이라고나 할까. 그런 두 노래를 임시완은 정말로,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소속사 후배들과 열을 맞춰 선보인 ‘으르렁’은 말 그대로 섹시했다. 각 잡힌 군무를 펼치는 모습에서 임시완의 남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겼다. 재킷을 벗다가 입었다가를 반복하느라 긴장했는지 묘하게 굳은 얼굴마저 치명적이었다. ‘캔디’는 임시완 애교의 총 결산 같은 느낌이었다. 임시완이 커다란 장갑을 끼고 환한 미소로 ‘캔디’의 상큼발랄한 안무를 소화해냈다. 팬들은 모두 말도 못하고 끙끙 앓아야만 했다.

임시완은 분명히 아이돌이다. 춤추고 노래할 때의 그 진지한 눈빛을 마주하고 나니, 장난으로라도 배우만 하라는 말은 꺼내지 못할 것 같다. 무대가 시작되기 전 재생된 제국의 아이들 무대 영상 속 임시완의 눈빛은 연기에 임하는 그의 눈빛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올곧았다. 그는 늘 그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배우 임시완의 시간

임시완을 대중에 각성시킨 MBC ‘해를 품은 달’ 허염, 각목남으로 더 유명한 KBS2 ‘적도의 남자’ 이장일, 팬들을 눈물짓게 한 영화 ‘변호인’의 진우, 비주얼만큼은 정말 좋았던 MBC ‘트라이앵글’ 윤양하, 그리고 tvN ‘미생’의 장그래까지. 배우 임시완의 필모그래피를 훑어보는 시간은 과거를 돌아보는 것보다도 임시완이 어떻게 변화해나갈지 기대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확실히 임시완은 단역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올라온 배우는 아니다. 어릴 적부터 연기만을 위해 살아온 사람도 아니다. 그러나 특별히 제작된 ‘미생’ 장그래 하이라이트를 바라보며 촉촉한 표정을 하던 임시완에게서, ‘변호인’의 고문장면을 담담히 바라보던 그 뒷모습에서 모든 경험을 통해 더욱 더 강하고 단단해질 배우 임시완을 볼 수 있었다.

21일 임시완의 팬미팅을 찾았던 ‘미생’ 김원석 감독은 “임시완은 아직 자신의 100분의 1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시완은 그 말에 힘입어, ‘임시완 고사’의 정답풀이에서 제일 하고 싶다던 매력 넘치는 플레이보이 역할로 등장할 수 있을까. 그가 맡은 배역이 무엇이든, 여러 성공과 실패를 딛고 정상에 선 임시완이 하는 것이라면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

 # 인간 임시완의 시간

이번 팬미팅의 ‘핫이슈’는 임시완의 토익점수 공개였다. 팬들과 함께 보려고 여태껏 보지 않았다는 기특함은 둘째 치고, 비밀번호를 까먹어 몇 번이고 키보드를 두드리다 자신의 핸드폰까지 소환하는 임시완은 지나치게 진지해 귀엽기도 했다. 특유의 조근 조근한 화법으로 전날 혼자 해본 시뮬레이션을 중얼거리는 모습도, 해결하고 돌아오겠다며 영상이 흐르는 사이 무대를 뒤로하고 뛰쳐나가던 모습도, 목표했던 800점을 넘긴 후 좋아서 주체를 못하던 모습도 하나같이 임시완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리얼’한 임시완이었다.

시선을 끌 수밖에 없는 미모를 제외하면 그는 팀메이트 광희 같은 센스를 가진 것도, 세련된 인맥관리 능력을 가진 것도, 미친 연기 재능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러나 바퀴벌레로 고민하는 팬에게 태우네 밟네 하는 이야기를 꺼내며 진지한 표정을 짓는 임시완을 보고 있으니, 왜 그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자는 시간이 부족한 게 제일 싫다”고 이야기 하면서도 이전보다 200점 가까이 오른 토익점수에 기뻐하는 임시완. 그는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에 특유의 진지함으로 맞서왔던 사람이었다.

임시완의 진지한 눈빛이 통하면 모든 것이 매력으로 둔갑했다. 임시완은 ‘벚꽃엔딩’을 부르다 가사가 밀리자 마이크를 관객석으로 돌렸다. 신장에 (깔창 끼고) 186cm라고 적어놓는 뻔뻔함도 보였다. 결국 애교를 선보일 거면서 짐승지수에 100점을, 애교점수는 10점을 주는 그 당당함까지 자랑(?)하면서 임시완의 진지한 매력을 드러냈다. 결국 아이돌 임시완도, 배우 임시완도, 가수 임시완도 결국 모두 임시완이었다. 요즘 ‘생각’이 많다는 임시완은 오빠 생각에 정신없는 팬들의 마음을 읽었는지 차기작으로 영화 ‘오빠 생각’을 선택했다. 어떻게든 이 이야기를 꺼내려고 MC에게 예상에도 없던 질문을 부탁한 귀여움을 봐서라도 영화를 기대해야겠다. 앞으로 나아갈 길이 먼, 임시완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오세림 인턴기자 stellaoh@
사진. 스타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