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My name is..

1985년 9월 19일생. 소띠. 올해가 소띠 해라서 내심 기대가 크다. 좋은 일이 많을 것 같다.
벌써 이십대 중반인데, 솔직히 얼굴은 많이 동안이다. 가끔 버스를 타면 운전사 아저씨가 “진짜 대학생 맞냐?”고 물어보시기도 한다.
술, 담배를 거의 안하는 편이다. 대학 다닐 때는 친구들이랑 어울리면서 입에 댄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관리 차원에서도 일부러 멀리하는 편이다.
학창 시절에 축구, 농구를 열심히 하기도 했다. 그런데 스스로도 참 재수가 없는 게, 나는 항상 자외선 차단제 바르고 모자도 쓰고 운동장에 나갔었다.
중학생 시절에는 쇼트트랙 대전광역시 대표선수였다. 전국체전에도 3번이나 출전했고, 다른 큰 대회에서 상도 받았었다. 결국 부상 때문에 포기 했지만.
두 살 터울의 형이 있다. 지금 군대에 있는데, 나와 달리 굉장히 남성적이고 근육질이다. 일곱 살이나 어린 여동생도 있다. 집안의 보물이지. 친구들이 오빠 싸인 받아다 달라고 하면, “야, 별 거 없어. 집에서 만날 팬티 입고 돌아다녀.” 그런다더라.
사실, 어머니가 둘째로 딸을 원하셨다더라. 내가 아들로 태어났는데도 아쉬워서 머리 묶고, 투피스 입혀서 찍으신 사진이 많이 남아 있다.
미니시리즈가 아닌 주말극으로 정극을 시작해서 개인적으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선생님들, 선배님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정말 많다. 특히 나문희 선생님은 감정 신을 앞두고 한 시간씩 나를 붙들고 가르쳐 주신다. 그런 수업이 어디 있나!
최초의 TV 데뷔는 KBS <퀴즈대한민국>이었다. 친한 선배 누나가 방송 작가였는데, 출연자 한명이 펑크 났다고 나를 급히 대타로 부른 거다. 그런데 전날 신문에서 본 내용이 문제로 다 나오더라. 결승까지 간 건 순전히 운이 좋아서였다. 그래도 마지막에 효도 상품권을 놓친 것은 아깝더라. 그 선물을 드렸으면 좀 더 빨리 배우 되는 것을 허락 받았을 텐데. (웃음)
<대학 내일> 표지 모델을 신청 해 준 것도 같은 선배누나였다. 이미 배우가 되려고 준비하던 때라 내심 관계자가 봐주기를 바라면서도, 학교 안에서 내 얼굴이 클로즈 업 된 책자를 들고 마주 오는 학생들을 보니까 너무 무안하더라.
M.net <꽃미남 아롱사태>에 나온 나는 너무 모범생으로 연출되어 있었다. 막 도서관에 가고. (웃음) 실제론 안 그랬다. 당시에 정말 긴장해서 좀 차가운 모습을 보여줬는데, 결과적으로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쌍화점>을 찍을 때 다른 형들이 너무 키가 커서 처음에는 속상했다. 심지어 유하 감독님마저도 키가 190cm가까이 되신다. 처음에는 의상 담당하는 누나에게 “몰래 깔창 좀 더 넣어줘요”하고 부탁도 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까 오히려 키가 작아서 내가 먼저 눈에 띄는 거다. 뭐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휴대폰도 안 터지는 지방에서 영화 촬영을 하다 보니까, 같이 출연하는 형들과 정말 친해졌다. 밤에 게임도 하고, 야식도 시켜먹고. 임주환 형, 여욱환 형은 지금도 우리 집에 와서 밤새 수다 떨고 그런다.
영화를 보고 주진모 선배님의 연기에 새삼 놀랐다. 감정을 끝까지 갖고 가시다가 마지막에 탁, 터트리는 그 연기는 정말 최고였다. 현장에서 “내가 왕인데!”하면서 장난치시던 모습과 너무 달라서 놀랍기만 했다.
연기적으로 내가 본받고 싶은 사람은 이선균 선배님이다. 목소리도 너무 좋고, 그 분만의 매력이 확실히 있지 않나.
여자 배우 중에서는 전도연 선배님을 좋아한다. 백화점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나도 모르게 그 카리스마에 눌려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했다. 그랬더니 씽긋 웃어주시더라.
형, 누나들에게 예쁨 받는 편이다. 그 비결은 무조건 어른들 말을 따르는 거다. 어려서 증조할머니부터 4대가 한 집에 살았던 경험이 영향을 미친 것일 수도 있고, 형에게 반항하다가 맞은 기억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웃음) <쌍화점> 할 때도 감독님이 앵글을 보시면서 살을 좀 빼라고 하셨는데, 그 때는 그 의미를 몰랐다가 영화를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아, 감독님 말씀은 무조건 들어야 하는 구나. 지금 이 얼굴로 찍었어야 하는데! (웃음)
인간적으로나, 배우로서나 내가 최종적으로 듣고 싶은 말은 동일하다. “송중기, 걔 참 괜찮은 애야. 사람이 좋아.” 그거면 된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