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멋진 정용화① 팬들이 묻는다, 음악인 정용화, 인간 정용화 (인터뷰)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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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화 팬들에게 물었다. 정용화에 대한 진짜 궁금증은 무엇인지. 어느 시인의 시처럼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일 수 있지만, 한 달 사이에도 수많은 아이돌이 쏟아져 나오는 가요계에서 ‘그냥’이란 이유는 힘을 잃기에 십상이다. 팬들은 스타의 일거수일투족, 모든 것에 관심을 쏟는다. 많이 아는 만큼 호기심도 많다. 팬들에게 ‘내 가수’에 관한 궁금증을 묻는 건 그 가수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 할 수 가장 빠른 지름길일 수 있다. 팬들의 질문을 바탕으로 정용화에게 직접 물었다.

정용화는 최근 자신의 첫 솔로 앨범 ‘어느 멋진 날’을 발표하고 국내외에서 인기 몰이 중이다. 발표 당일 아이튠즈 7개국 1위는 물론, 빌보드 월드 앨범차트 1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음악방송 3관왕에 오르며 솔로로서도 파워를 입증하고 있는 정용화다. 이번 앨범에서 정용화는 전곡 작사, 작곡 그리고 8곡의 편곡에 참여한 만큼 그의 음악적 성장도 엿볼 수 있다. 정용화의 팬들은 그의 음악과 인간적 면모 모두 궁금해 했다.

* ‘팬들이 묻는다, 음악인 정용화, 인간 정용화’에 등장하는 질문은 지난달 29일 기자의 개인 트위터를 통해 서면으로 받은 내용을 선별해 구성했습니다.

Q. 정용화에게 가장 최근의 ‘어느 멋진 날’은 언제인가?
정용화 :
오늘(1월 30일) 1위 후보에 올랐다. 상상도 안했다. 오늘 아침에 보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심장이 뜨거워졌다. 열심히 했는데 인정받는 느낌도 들었다.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도 1위를 했다.

Q. 최근 근육이 탄탄한 상반신 노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왜 했나?
정용화 :
그날 컴퓨터를 정리하는데 멋있더라. 예전이었으면 부끄러워서 올릴지도 않았는데 2015년은 뭔가 마음이 좀 편안해진 나 혼자 보기가 아까웠다. 죽도록 운동했는데 왜 나 혼자 보고 있을까. 모두에게 만 천하에 공개를 해야겠다! 작년 사진이라 지금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하하.

Q. 솔로앨범에서 예상치 못하게 정통 발라드로 돌아왔는데, 본격적인 정통 발라드를 작곡하면서 신경 쓴 부분은?
정용화 :
정통발라드지만, 그냥 정통처럼 안보이려고 노력했다. 화성학을 아는 분들은 알지만, 어려운 코드들 중에서 진행이 자유롭게 진행되면서 편안하게 흘러가는 코드들을 사용했다. 재즈틱한 어려운 부분들도 있다. 음악하는 사람들 귀에도 만족스럽게 들리도록 노력했다.

Q. ‘Don’t say goodbye’, ‘그리워서’, ‘Let me know’ 등 그동안 작곡해 온 발라드들과 연장선상에 있는 부분은 무엇이고 차이점은 무엇인지?
정용화 :
기존 발라드는 밴드에서 할 수 있는 발라드다. 록발라드 같은 느낌. 기본 악기 베이스 자체가 밴드 구성이다. ‘어느 멋진 날’ 같은 경우는 밴드보다 어쿠스틱 피아노, 스트링에 중점을 뒀다. 그냥 발라드지만 약간의 옛날 음악 같은, 레트로한 느낌도 느낄 수 있다.

Q. 평소 자주 사용하지 않았던 스트링 편곡을 했다. 작곡 과정이 궁금하다.
정용화 :
‘캔트 스톱(Can’t Stop)’에도 스트링 편곡이 있었는데 그때는 리얼 스트링도 있고, 미디로 찍은 스트링도 있다. 이번에는 악기 배열 자체가 몽롱한 느낌으로 먹먹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화려하게 들어가지 않아도 끝날 때쯤에 여운이 남게 멜로디를 몰아쳤다. 또 씨엔블루 음악과의 차이라면, 씨엔블루 음악에는 코러스가 진짜 많다. 코러스를 30트랙씩 녹음하기도 했다. ‘어느 멋진 날’은 코러스가 거의 없다. 보컬 녹음에 신경을 많이 썼다. 예전에는 코러스로 사운드를 잘하게 들리게 화려해 보이게 만들었는데 그런 걸 빼고도 내가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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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또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나?
정용화 :
완전 펑키, 제임스 브라운 같은 노래도 하고 싶다. 정말 하고 싶은 게 엄청 많다. 마음 같아서는 이번에 CD 두 장을 만들고 싶었다. 보여줄 게 많으니 천천히 솔로로 길게 생각하려고 하고 있다.

Q. 씨엔블루가 아닌 다른 세션과 작업할 때의 다른 점과 느낌은?
정용화 :
밴드하는 사람들은 자기만의 색깔을 가져야 하는데 그런 걸 생각을 많이 한다. 씨엔블루 곡을 쓸 때도 친구들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쓴다. 세션과 할 때는 내가 요구하는 스타일의 방향을 설명해주면 그런 거에 맞춰서 하거나 더 배운다. 하나의 악기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아는 분들이시다. 전문가이기 때문에 조언을 구할 때도 많다.

Q.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여성 보컬리스트 가운데 아이유, 에일리, 선우정아를 언급한 적 있다. 아이유나 에일리는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선우정아는 어떻게 접했는지 궁금하다. 또, 어떤 음악을 함께 하고 싶은지?
정용화 :
선우정아의 ‘뱁새’라는 노래를 듣게 됐는데 충격 먹었다. 한국에서도 이런 보컬리스트가 있구나! 목소리 톤이 정말 좋다. 함께 하고 싶은 음악은 미디엄 템포가 생각난다. 내가 편안하고 대중적인 곡을 써도 그분이 부르면 그냥 색깔이 나올 것 같다. 내 스타일대로 써도 그분 스타일대로 나올 것 같다.

Q. 데뷔 후 지금까지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시간을 되돌린다면 언제로 가고 싶은가?
정용화 :
‘외톨이야’ 때. 그 때의 마인드가 정말 좋았다. 난 그때 불도저 같았다. 신인의 패기! 그때에 비하면 지금 많이 죽었다. 겁도 많아졌다. 그 때는 일주일에 두 시간만 자도 괜찮았다. 지금은 그렇게 다시 하라고 하면 무섭고, 두려움이 먼저 앞선다. 대신 지금은 능숙함이 생겼다. 능숙한 것은 물론 좋지만, 패기와는 차이가 있다.

Q. 데뷔 5주년이 지났다. 2010년의 정용화와 2015년의 정용화의 차이를 한마디로 말하면.
정용화 :
때 탔다. 하하. 익숙해졌다? 많은 것에 때가 탔다. 때가 타서 능숙해지고, 잘하는 것도 있지만, 패기와 무지일 때가 그립다. 물론 그때보다 노래든 연주든 훨씬 더 잘한다. 그래서 지금은 솔로로 데뷔하면서 그때 마인드가 많이 생각난다. 작년만 해도 힘들 때가 있었는데 하기 싫은 것 하기도 싫고.. 이제는 그런 게 없다.

Q. 연예인, 뮤지션 말고, 자연인 정용화로서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정용화 :
음.. 지금은 커리어를 쌓을 때다. 20대에 커리어를 쌓은 다음에 30대 때 날아가는 것이다. 지금은 아직 그 땅 속에 날기만을 벼르고 있는 매미! 매미 좋다. 매미! 몇 년 동안 땅 속에서 나와 울기 위해서 준비를 하는 것. 그 한 번을 울려고! 30대에 나는 매미다. 묵묵히 올라가서 그때부터 날아다니겠다.

Q. 씨엔블루로서 궁극적 목표가 빌보드 1위다. 솔로 정용화는?
정용화 :
솔로 정용화로서도 빌보드 1위! 무조건 꿈은 빌보드 1위다. 이번 앨범을 들은 사람들이 다 칭찬해주니까 뭔가 자신감도 생긴다. 땀방울이 헛되지 않았다.

Q. 정용화 노래로 위로 받은 학생이다. 자신은 어떤 노래로 힘이 되었는가?
정용화 :
요즘은 들국화 ‘그것만이 내 세상’.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그 이야기를 했는데 옛날엔 그냥 노래만 좋았다. 지금은 가사가 못 박는 것처럼 와 닿는다. (전인권 성대모사 중)

Q. 타이틀곡 ‘어느 멋진 날’이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를 보고 작곡한 곡이라고 했다. 그 영화 이외에도 작곡에 영감을 주거나 인상이 깊었던 영화가 있었나?
정용화 :
좋아하는 영화는 ‘허(Her)’,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 ‘허’는 정말 재미있고,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화면이 진짜 예쁘고 감각적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영감을 안 받았다. 왜냐면 거짓말 같아서.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영감을 받더라. 시간이 지날수록 좀 더 뭐든 보고 경험하는 것이 시각 자체를 좀 더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예전이었으면 그냥 보고 넘어가는 것을 이제는 생각하게 된다. 옛날에는 보는 대로 느끼고 쓰는데 지금은 깊게 생각하게 되니까 내가 피곤해진다. 선배 아티스트들 보면 딥해지고, 창작의 고통을 느낀다. 예전에 그걸 공감하지 못했는데 가면 갈수록 알게 된다.

Q. 피곤하거나 지치고 힘들 때는 어떻게 하나?
정용화 :
억지로 안하려고 한다. 억지로 곡을 쓰면 쓸 수 있다. 그러다보면 자기복제가 된다. 그런 것이 너무 싫어지니 안 쓰고, 그냥 편하게 내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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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숙소 생활을 하다 혼자 사니 어떤가?
정용화 :
집에 들어왔을 때 조용하다. 숙소 생활할 때도 그냥 방에만 있었다. 지금은 주위에 지켜보는 눈도 없고. 놀기도 편하다.

Q. 집이 의외로 깨끗하다.
정용화 :
청소를 자주한다기보다 나는 내가 머문 흔적만 치운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그것만 치우니 그냥 깨끗해진다. 또 집에 수납공간이 엄청 많다. 널브러져 있는 걸 너무 싫어해서 수납공간에 다 때려 넣는다.

Q. 음악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정용화 :
음악을 하지 않았다면, 뭐든 했겠지. 뭐든 했겠지만, 행복하지 않았을 것 같다. 나는 이게 천직인 것 같다.

Q. 앞으로 어떤 정용화가 되겠다?
정용화 :
솔직해지려고 한다. 지금까지는 너무 눈치를 많이 보면서 활동해서 싫증이 많이 났다. 어느 정도는 솔직해지고 즐길 필요가 있다. 즐기는 정용화가 되겠다.

어느 멋진 정용화② 팬들이 말한다, 정용화의 매력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FNC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