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현빈, 이재윤..안방극장 ‘심쿵남’ 열전

'킬미, 힐미' 지성, '하이드 지킬, 나' 현빈, '하트 투 하트' 이재윤(위부터)

‘킬미, 힐미’ 지성, ‘하이드 지킬, 나’ 현빈, ‘하트 투 하트’ 이재윤(위부터)

매력남들의 열전에 시청자들의 심장에 무리가 올 지경이다.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다이나믹한 변신을 보여주는 다중인격 재벌 3세를 비롯해 까칠함과 로맨틱을 오가며 지킬 앤 하이드 같은 매력을 보여주는 남자, 다정한 눈빛의 순정마초 형사까지. 한 명이라도 놓치기 아까운 매력적인 남자주인공들의 등장에 여성 시청자들의 귀가 시간이 빨라졌다.

7개의 인격을 가진 다중인격장애(DID)를 지닌 재벌 3세와 그의 비밀주치의가 된 레지던트 1년 차 여의사의 이야기를 그린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극본 진수완, 연출 김진만)는 개성있는 캐릭터와 흥미로운 전개에 힘입어 동시간대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 비결은 단연 지성이 선보이는 다양한 인격 캐릭터의 매력에 있다. 주 인격인 차도현을 비롯해 모두 8명의 캐릭터를 표현해야하는 쉽지 않은 역할이지만, 지성은 놀라운 소화력으로 드라마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인격 중 하나도 버릴 게 없다고 할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향연은 드라마의 가장 큰 시청 포인트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신세기파, 도현파, 페리파 등 인격별로 지지 세력이 생길 정도다.

주 인격인 차도현의 얼굴일 때는 다른 인격으로 인해 벌어지는 모든 일을 감내하는 착한 남자, 신세기일 땐 거칠지만 자신의 첫사랑인 오리진(황정음)에게만은 순수한 감정을 전한다. 걸쭉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천연덕스러운 성격을 지닌 페리 박, ‘자살지원자’ 17세 고등학생 안요섭 등을 연기하며 그는 자신의 뛰어난 연기력을 쉴 새 없이 입증하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는 여자인 요나의 모습을 몸을 사리지 않고 연기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요섭의 쌍둥이 여동생인 요나는 연애와 아이돌 그룹에 푹 빠진 천방지축 소녀. 지성은 그런 요나를 표현하기 위해 머리에 핀을 꽂고 분홍색 교복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지성의 열연에 아직 등장하지 않은 나나(존재하고 있다는 사인만 남긴 상태), Mr. X의 모습에 대한 기대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킬미, 힐미’와 경쟁하는 SBS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극본 김지운, 연출 조영광)에서도 차도남 구서진과 사랑꾼 로빈을 오가는 현빈의 이중인격 매력이 시청자들의 심장을 마구 흔들고 있다. 같은 얼굴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얼음 같은 차가움과 봄햇살 같은 따뜻함을 오가는 현빈의 매력이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지난 29일 방송된 4회에서는 구서진 때문에 눈물흘리고 로빈 때문에 다시 웃는 장하나(한지민)의 모습이 그려져 눈길을 모았다. 하나는 서진에게 줄기차게 서커스단의 생존을 요구했던 상황. 그러나 하나는 결국 그를 포기했고 홀로 서커스단에서 물품을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하나는 외발 자전거를 타고 있는 아버지와 어린 자신의 모습을 회상했고 눈물을 흘렸다.

이후 로빈이 하나를 찾아왔고, 우스꽝스러운 분장으로 하나를 위로했다. 로빈은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안경을 쓰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 하나를 웃게 했다. 같은 얼굴을 했지만 전혀 다른 서진과 로빈 때문에 상처와 위로를 동시에 얻는 여주인공의 모습이 묘한 긴장감과 두근거림을 선사했다. 시청자들 또한 현빈의 극과 극 연기에 여주인공 한지민과 함께 울고 웃을 전망이다.

서진과 로빈의 서로 다른 개성이 주인공의 매력이지만,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친 것은 역시 로빈 쪽이다. 로빈은 장하나와 갈등을 빚고 있는 구서진과 동일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쏙 들어간 보조개와 나긋나긋한 말투로 장하나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동해 번쩍 서해 번쩍 날아다니는 모습부터, 화를 낼 때 조차 다정함이 묻어나는 로빈의 마력이 드라마를 가득 채추고 있다.

케이블 채널 tvN 드라마 ‘하트 투 하트'(극본 이정아 고선희, 연출 이윤정)에 출연 중인 이재윤도 또 한 명의 ‘심쿵남’으로 주목받고 있다. 육상선수 출신의 건장한 체격을 바탕으로 매 드라마에서 남성적인 역할을 주로 해왔던 이재운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180도 달라진 로맨틱한 모습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커피 프린스’ 등을 연출한 이윤정 PD의 로맨틱 코미디 ‘하트 투 하트’에서 그는 여주인공 홍도(최강희)가 7년 째 짝사랑한 장두수 역을 맡았다. 장두수는 형사로, 이재윤은 남성미 강한 역할을 맡게 됐지만 드라마 속 그의 눈빛은 달달함으로 꽉 차있다. 자신을 숨긴 채 몰래 마음을 전하는 홍도에게 더 없이 다정다감한 두수는 이재윤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두수는 과거 차홍도의 집에 강도가 든 탓에 출동했을 때, 두려움에 떠는 그녀에게 “많이 놀랐죠. 이제 괜찮아요. 나와요. 거기 그러고 있으면 감기 걸려요”라며 위로했다. 강도를 잡다가 컵을 깨뜨렸던 두수는 이후 차홍도의 집 앞에 예쁜 컵과 쪽지를 두는가하면, 차홍도의 집 앞에 있는 가로등 불을 고쳐놓는 등 남다른 배려심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안면홍조증과 대인기피증으로 남과 소통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홍도를 배려하기 위해 그녀와 자신 사이 종이컵을 잔뜩 쌓아 마음 편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했다. 자신을 짝사랑하는 독특한 여자를 감싸안아주는 두수의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가 드라마의 온도를 올려주고 있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SBS,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