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도 ‘토토가’ 저기서도 ‘토토가’, 이대로 좋을까

MBC '무한도전-토토가'

MBC ‘무한도전-토토가’

‘토토가’, 끝났지만 끝난 게 아니다?

MBC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특집은 예상대로 큰 호응을 얻었다. 90년대 가요의 저력을 다시 확인했고, 시청자들에게는 추억으로의 즐거운 시간여행이었다.

90년대 가수들이 모여 추억의 노래를 불렀을 뿐인데 반응은 대단했다. 방송 후에도 그 열기가 쉽게 가시지 않았고, ‘토토가’에서 부른 노래들이 음원 차트를 역주행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토토가’의 여운이 쉬이 사라질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토토가’가 불러 일으킨 90년대 가요붐에 편승해 이를 조명하는 특집이 우후죽순으로 방송되고 있다. TV를 틀면 ‘토토가’에서 만났던 주인공들이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해 눈길을 끈다. 다시 찾은 전성기는 반갑지만, 자칫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줘 열기가 빨리 식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MBC는 ‘토토가’의 인기에 발빠르게 움직였다. 우선 MBC 뮤직에서는 ‘토토가’에서 비롯된 90년대 음악 광풍에 힘입어 90년대 음악 전문 프로그램 ‘음악앨범’을 긴급 정규 편성했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음악앨범’은 90년대 히트곡의 뮤직비디오와 라이브 공연 클립 등 90년대 MBC 가요 프로그램의 레전드 클립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관계자는 “‘음악앨범’에서는 ‘무한도전-토토가’의 열풍을 이어받아 쿨, S.E.S, 지누션, 터보, 엄정화 등 90년대 당시의 히트곡을 그 모습 그대로 볼 수 있고, HOT, 디바, 원타임, R.ef, DJ DOC 등 이번에 ‘토토가’를 통해서 만나볼 수 없어서 더욱 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당대 최고 인기곡들의 뮤직비디오와 라이브 무대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프로그램 신설 뿐 아니라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토토가’ 출연진들을 게스트로 모시기에 바쁘다. 지난 24일 방송된 ‘세바퀴’에서는 ‘토토가’로 주목받은 터보 출신 김정남을 비롯해 젝스키스 출신 장수원과 H.O.T 문희준, 작곡가 주영훈이 출연해 90년대 가요계를 재조명했다.

지난 4일 MBC 표준FM ‘신동호의 시선집중’에는 소찬휘가 출연했고, 13일 방송된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코너 ‘선생님을 모십니다’에는 김정남과 김성수가 출연했다. 24일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이본이 출연했다. 모두가 ‘토토가’ 이야기였다. 오는 28일 방송되는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는 김건모, 이본, 김성수, 김현정이 출연할 예정이다.

MBC 뿐 만이 아니다. 슈는 쌍둥이 딸 라희-라율과 SBS ‘룸메이트’에서 출연해 다시 한 번 ‘토토가’ 무대에 섰던 감회를 밝혔다. ‘힐링캠프’에서는 ‘토토가’로 다시 뭉치게 된 터보 김정남과 김종국이 출연해 과거사를 공개했다. 이야기의 중심은 ‘토토가’였다. ‘힐링캠프’에서는 앞서 핑클 멤버들이 ‘토토가’ 출연 불발로 불거진 불화설을 해명하기도 했다.

SBS 파워FM ‘김창렬의 올드스쿨’의 코너 ‘백투더90’s’에는 지누션이 출연해 또 다시 ‘토토가’ 이야기로 꽃을 피웠고, 바다는 ‘두시탈출 컬투쇼’에서 ‘토토가’ 당시 소감과 뒷이야기를 전했다. 마치 방송계 전체가 90년대로 돌아간 듯 하다.

오랜만에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90년대 스타들의 모습이야 물론 반갑다. 여전한 가창력과 완벽한 무대 매너, 더욱 깊어진 감성을 확인한 시청자들은 이들이 다시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길 바라기도 했다. 방송 뿐 아니라 각종 행사에서도 90년대 가수들에 대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시청자들 이 같은 열풍이 자칫 역효과를 내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TV에서도 라디오에서도 90년대 가수들이 출연해 ‘토토가’ 이야기를 나누고, 길거리에서는 90년대 가요계가 흘러나온다. 일부 네티즌은 실제로 “본 거 또 보고, 들은 거 또 듣고..피로감을 느낄 지경이다”, “너무 ‘토토가’, ‘토토가’ 하니까 이젠 지겹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되면 방송에서 재발굴한 90년대 가요계의 잠재력을 방송에서 식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모처럼 전성기를 다시 찾은 스타들이 롱런할 수 있도록 방송가에서도 더욱 지혜롭게 활용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길 바라본다.

글. 최보란 orchi85a@tenaisa.co.kr
사진제공.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