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아빠어디가’ 그렇게 아버지가 됐다

‘아빠! 어디가?’방송화면 캡쳐

‘아빠! 어디가?’방송화면 캡쳐

MBC ‘일밤-아빠! 어디가?’ 마지막회 2015년 1월 18일 오후 4시 50분

다섯 줄 요약
여섯 가족은 정웅인 부녀가 합류했을 당시 방문했던 강원도 정선 대촌마을을 다시 한 번 찾았다. 아버지들은 아이들의 속마음을 엿보기 위해 분장팀에서 가져온 소품으로 정성스레 분장을 하고 아이들을 만났다. 하지만 2년 새 부쩍 커버린 아이들은 먼 거리에서도 자신의 아버지를 금방 알아챘다. 마지막 여행인 만큼 아이들은 아버지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고 아빠들은 생각지도 못한 아이들의 영상편지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

리뷰
“원래 사람은 다 헤어지게 돼 있는 거야” 정웅인의 말마따나 이별은 그 누구도 비켜가지 못한다. 지난 2013년 1월 6일 첫 방송 이후 시즌1과 2를 거치며 일요일 저녁을 수놓았던 ‘아빠! 어디가?’가 막을 내렸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은 떠올리면, 사실 그리 흐뭇한 퇴장은 아니다. 이 예능은 분명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사랑을 받을 때가 있었고, 뭐를 하든 이슈가 될 때도 있었지만, 출연진 하차 논란과 기본 포맷의 반복 등으로 인해 후발주자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밀리며 자존심을 구겨야 했다.

‘아빠! 어디가?’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역전을 허용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테지만, 그 중심에는 판타지와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공감’의 차이도 적지 않을 것이다. ‘아빠! 어디가?’는 철저하게 외부로 나가는 프로그램이다. 2주에 한 번, 평일이든 주말이든 가리지 않고 1박 2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아빠는 대한민국에 많지 않다. 그 자체로 판타지 성을 내포한 프로그램인 셈이다. 반면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집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공간 안에서 아빠들이 처한 육아의 현실을 보여주며 공감을 산다. 어떻게 보면 ‘아빠! 어디가?’의 포맷이 식상해졌다기보다, 시청자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아빠! 어디가?’를 통해 아이들과 친해지는 법을 목격한 시청자는 이제 ‘여행’이라는 판타지가 아니라, ‘육아’라는 생활이 보고 싶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 어디가?’다. 우리는 가끔 원조가 지닌 성과와 힘 잊을 때가 있다. 육아예능의 효시인 ‘아빠! 어디가?’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아빠’라는 말은 그리 친근한 단어가 아니었다. 근엄하기도 하고, 뭔가 어렵기도 한 그런 단어. 특히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서툰 아빠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사랑하는 법’을 알려줬다. 매회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만큼이나 눈부셨던 것은 그와 함께 변화하는 아빠들의 모습이었다. 우리네 아버지와 가장 닮아 보이는 과묵한 성동일이 딸 성빈과 점점 친해지는 과정은 뭔지 모를 감동을 줬다. 사랑을 받지 못해서 사랑을 줄 줄 모른다는 안정환은 이 프로그램을 통과하며 진짜 아빠가 됐다. 그렇게 그들은 아버지가 됐다.

수다포인트
– 윤후야, 너에게서 남자의 향기가. 엉엉엉. 2년 동안 고마웠다.
–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의 감동은 잊지 못할 겁니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아빠! 어디가?’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