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칼튼 “훌륭한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다면? 인생을 바쳐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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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들, 특히 스튜디오 세션을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래리 칼튼은 교과서와 같다. 실제로 국내 대다수 기타키드들이 딥 퍼플의 ‘하이웨이 스타(Highway Star)’라는 산을 넘은 다음 돌고 돌아 도전하게 되는 봉우리가 바로 ‘룸 335(Room 335)’다. 이 과정을 거쳐 재즈에 눈을 뜨는 경우도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래리 칼튼의 연주에는 테크니컬한 속주, 블루스 프레이즈, 재즈 코드워크, 펑크리듬 등 기타리스트들이 갖춰야할 요소들이 총망라돼있다. 이러한 다재다능한 연주와 출중한 멜로디, 톤 감각은 래리 칼튼을 70~80년대 가장 성공한 세션연주자로 만들어줬다. 그는 전 세계 기타 지망생들에게 잠재적인 스승이라 할 수 있다.

래리 칼튼은 포플레이, 솔로로 한국을 찾은 바 있다. 이번에는 록밴드 토토의 기타리스트 스티브 루카서와 함께 오는 23일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14년 만의 합동 내한공연을 갖는다. 세계적인 기타리스트인 스티브 루카서도 래리 칼튼을 ‘스승’이라고 칭한다. 이번 공연은 두 거장이 기타로 주고받는 대화를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래리 칼튼과 나눈 인터뷰.

Q 근황은 어떤가?
래리 칼튼: 작년은 가정과 음악 일이 균형 있게 진행된 한해였다. 세 번의 유럽 투어를 진행했고 여름에는 음악 작업을 많이 하지 않고 주로 솔로기타 크리스마스 앨범을 녹음하면서 보냈다. 또 11살, 13살인 손녀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가장 최근에는 개인적으로도 친한 태국 국왕 생일을 축하하는 재즈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Q. 지난 2012년 내한공연을 봤었다. 최근 한국을 자주 찾는 것 같다. 한국에 왔을 때 관광도 좀 했나? 한국에 여러 번 오는데 한국에 대한 추억이 있다면?
래리 칼튼: 몇 차례 왔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2001년에 스티브 루카서와 함께 연주했고 포플레이 멤버로 몇 번 다녀갔으며 재작년엔 단독공연도 했다. 사실 난 투어를 돌 때 외부로 많이 다니진 않는 편이다. 공연 이외에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방에서 쉬거나 작업을 한다. 물론 한국 갈비는 좋아한다. 무척 맛있다.

Q. 스티브 루카서와 14년 만에 함께 내한을 하게 된다. 다시 뭉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래리 칼튼: 스티브와 함께 다시 공연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스티브에게 다시 함께 공연하자는 제의는 많았지만 가장 큰 장애물은 서로의 바쁜 스케줄을 조율하는 것이다. 스티브는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음악활동과 토토(Toto) 멤버로도 바쁘게 활동 중이다. 나 역시 개인 음악 작업과 월드 투어 등으로 바빴다. 그러던 중 작년에 만났을 때 2015년 스케줄을 미리 잡으면서 비로소 이번 공연이 가능하게 됐다.

Q. 둘이 함께 2001년에 발표한 라이브앨범 ‘노 섭스티튜션 – 라이브 인 오사카(No Substitution – Live in Osaka)’는 기타리스트들이 반드시 들어봐야 하는 앨범으로도 이야기된다. 이 공연은 어떻게 열리게 됐나?
래리 칼튼: 그 전에도 일본에서 여러 번 투어를 했다. 뭔가 새로운 콘셉트를 고민하다가 스티브와 함께 연주를 하게 됐다. 공연의 호응이 너무 좋아서 라이브 앨범까지 기획을 하게 됐다. 당시 스티브 바이가 직접 앨범의 믹싱과 프로듀싱을 담당해줘서 좋은 결과물이 나왔고, 그래미상까지 받게 돼 더욱 기분이 좋았다.

Q. 지금은 그때보다 많은 세월이 흘렀다. 둘의 연주 스타일도 달라졌을 것 같은데 어떤가? 함께 연주하면서 변화를 느끼는가?
래리 칼튼: 물론 그동안 많은 시간이 흘렀기에 서로의 음악 연주 스타일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 음악은 우리의 것이다. 사실 스티브의 라이브를 직접 본지 오래됐다. 그래서 이번 아시아 투어가 더 기대된다. 그의 연주 스타일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설명하기 어렵지만 많은 성장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왜냐하면 그는 그런 훌륭한 뮤지션이니까. 스티브도 나의 공연을 직접 본지가 오래돼서 내 최근 연주에 대해 어떤 의견이나 목격담을 얘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하.

Q. 스티브 루카서가 대학 후배라고 알고 있다. ‘Room 335’는 학교 동아리방 번호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맞나? 당시 추억이 많았을 것 같다.
래리 칼튼: 스티브는 나의 몇 년 후배이고, 그가 17~18살쯤에 처음 만났다. ‘Room 335’는 학교동아리방 번호가 아니고 70~80년대에 내가 즐겨 녹음하였던 개인 스튜디오의 방 번호이다. 깁슨(Gibson)에 그 번호를 사용한 기타 모델인 ES-335가 있기도 하다. 스티브와 나는 Room 335에서 함께 연주하는 것을 좋아했다. 오랜 시간동안 스티브가 뮤지션으로서 그리고 한 남성으로서 성장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다. 때문에 그와 함께하는 것이 항상 기쁘고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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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oom 335’는 전 세계 기타 키드들이 누구나 한번 쯤 연습하는 곡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프로를 지망하는 많은 후배들이 래리 칼튼의 기타 테크닉을 학습한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
래리 칼튼: 많은 젊은 연주자들이 ‘Room 335’를 연주하는 것이 매우 영광스럽다. 유튜브를 통하여 많이 봐왔는데 정말 연주들을 잘하더라. 그리고 그들이 나의 테크닉을 연습하는 것도 매우 감사하다. 수십년 간 기타교습용 DVD 등을 내기도 했는데 그런 것들이 젊은 연주자들의 음악 여정에 도움이 되고 동반자 역할을 하는 것이 기쁘다.

Q. 래리 칼튼은 라이벌로 회자되는 리 릿나워를 비롯해 스티브 루카서, 로벤 포드, 마츠모토 타카히로(비즈) 등과 함께 듀오로 연주해왔다. 각각 연주자들의 특징을 말한다면?
래리 칼튼: 그들은 모두 동료이자 친구들이기 때문에 음악적 특징을 딱 꼬집어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어렵다. 리 릿나워와는 한 장의 앨범도 같이 만들었고 함께 연주도 많이 했다. 그는 위대한 스튜디오 기타리스트이고 솔로 아티스트로 커리어를 계속 쌓고 있다. 스티브는 그가 십대후반에 만났는데 스튜디오 기타리스트로, 작곡가로, 프로듀서로 또 토토의 보컬이자 밴드멤버로 엄청난 재능을 입증한 바 있다. 그의 성공이 매우 기쁘다. 로벤 포드는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기타리스트 중의 한명이다. 70년대 중반 그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곧바로 팬이 됐다. 그가 기타음악에 기여한 점들과 영향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마츠모토 타카히로는 대단한 록 기타리스트로 알려져 있다. 그와 프로젝트를 함께 하게 되었는데 그의 프로듀싱, 작곡, 편곡 능력 등은 그동안 내가 함께 작업해왔던 어떤 사람들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훌륭했다.

Q. 리 릿나워와는 어린 시절부터 같은 동네에 살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교류를 많이 했나?
래리 칼튼: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잘못 알려진 내용이다. 리 릿나워는 스튜디오 뮤지션으로 일할 때 처음 만났다. 우리가 남부 캘리포니아 같은 지역 출신이라 그런 소문이 나게 된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의 교류는 없었다, GRP레코드에서 발매된 앨범을 함께 녹음하고 공연을 수차례 같이 한 것 외에는 자주 만나지 못하였다. 음악 동료이지만 뮤지션으로 각자의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Q. 아직 함께 연주해보지 못한 사람들 중 같이 해보고 싶은 기타리스트를 한 명만 고른다면? 죽은 사람들을 포함해서 말이다.
래리 칼튼: 단순한 답이지만 내게 영향을 준 모든 기타리스들과 기회가 된다면 작품을 함께 하고 싶다. 조 패스나 웨스 몽고메리 그리고 존 콜트레인 등등 너무 많다. 현존하는 좋은 뮤지션들과도 계속 함께 작업하게 되길 바란다. 이번에 한국 공연에서 함께 연주하게 될 김세황과 앨범 작업을 논의 중이기도 하다.

Q. 세션연주자로 활동하면서 마이클 잭슨, 스틸리 댄, 빌리 조엘 등의 앨범을 비롯해 정말 많은 명반에 참여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세션 작업이 있다면? 그 이유는?
래리 칼튼: 풀타임 세션뮤지션으로의 활동은 완전히 접고 솔로 기타리스트 활동에 집중하던 때가 있었다. 갑자기 퀸시 존스에게 전화가 와서 지금 준비 중인 앨범에 특별히 나의 연주를 넣고 싶다고 요청이 왔다. 나에겐 대단한 영광이고 기쁜 일이였다. 그 곡이 바로 마이클 잭슨의 ‘오프 더 월(Off The Wall)’ 앨범에 수록돼 있는 ‘쉬즈 아웃 오브 마이 라이프(She’s out of My Life)’다. 스틸리 댄과의 작업은 내 음악인생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음악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정교한 화음과 묵직한 그루브를 지니고 있다. 그때까지 재즈 연주에 집중돼 있던 내 음악커리어에 있어서 스틸리 댄과의 작업은 새로운 자극을 준 대단한 순간이었다.

Q. 차기작 계획은?
래리 칼튼: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다. 오래전부터 나의 파트너인 로버트 윌리암스와 함께 ‘335 Records’라는 내 레이블을 운영하고 있다. 아직 확정된 계획이 없다는 것은 다시 말해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가 생기면 즉시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기타리스트, 제2의 래리 칼튼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대한 조언을 부탁드린다.
래리 칼튼: 일단 한국에 있는 많은 젊은 연주자들에게 격려를 전하고 싶다. 기타를 배우고, 연습하고, 연주하는 자기 자신이 발전되는 과정을 즐겨라. 모든 기타리스트들이 훌륭한 연주자가 되길 희망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인생을 바쳐야한다. 비록 프로 뮤지션이 되지 못하더라도 연습하고, 연주하고, 또 음악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우리 인생에 커다란 보상이라고 생각하라. 음악이 주는 기쁨과 그 과정을 즐기기 바란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유앤아이커뮤니케이션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