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원의 씨네컬 문화읽기 ‘원스’, 음악을 통한 아련한 사랑이야기

뮤지컬 '원스'에서 남자주인공 그 역을 맡은 윤도현.

뮤지컬 ‘원스’에서 남자주인공 그 역을 맡은 윤도현.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그(윤도현)의 앞에 그녀(박지연)가 나타난다. 한 눈에 뛰어난 음악성과 함께 노래 속에 감추어진 사랑의 아픔을 알아보는 그녀. 자신의 노래를 응원해주는 그녀 덕에 그는 용기를 얻는다. 더욱이 그녀는 그에게 런던에서 오디션을 보기 위한 앨범을 녹음하자고 제안하는데 (중략)

뮤지컬 ‘원스’는 여타 공연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화려하고 현란한 무대와 조명장치 혹은 객석을 압도하는 가창력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일반 뮤지컬 요소가 드러나지 않아서다. ‘원스’는 근본적으로 무대장치가 바뀌지 않고, 소품과 조명으로 그때그때의 장면을 연출한다. 또한 남녀 주인공의 강렬한 캐릭터가 빛을 발하기보다는 주연, 조연, 앙상블이 함께 매끄러운 하모니를 이루는데 주력하는 인상이 짙다. 제80회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한 ‘Falling Slowly’를 비롯해 극 전반에 흐르는 서정적인 선율로 관객을 편안한 기분으로 이끄는 것도 이 공연의 특성.

그래서일까. 이 공연의 연출을 맡은 존 티파니는 ‘원스’를 딱히 뮤지컬로 구분 짓기 어렵다고 표현했다. 문학적으로 비유하면, 여타 뮤지컬이 틀에 짜인 소설이라면 ‘원스’는 ‘붓가는 대로 편히 쓰는’ 수필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마치 많이 가봐서 편안한 기분이 드는 장소가 바로 ‘원스’의 무대이다.

영화 그 이상의 매력

영화 '원스' 포스터.

영화 ‘원스’ 포스터.


뮤지컬 ‘원스’는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했던 만큼, 두 작품의 등장인물 캐릭터와 극적 구성이 아주 유사하다. 굳이 차이점이 있다면 영화에는 술집주인 빌리의 비중이 아주 작았던 반면, 뮤지컬에선 당당한 조연급이다. 또한 영화에는 여주인공이 다소 소극적인 태도로 임하는 반면, 공연에선 매우 적극적인 인물이 되어 극을 이끌어가는 추진력을 발휘한다. 오죽하면 무대에서 그는 자신의 인생이 그녀로 인해 바뀌었다고 말할 정도다.

또 뮤지컬이 영화보다 밝은 분위기를 띠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앞서 언급한 그녀의 적극적인 태도도 한 몫 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두 남녀의 이별을 예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그녀의 떠나버린 남편이 돌아와 어쩔 수 없이 이별을 고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부연하여 이 영화의 감독 존 카니는 올해 인디영화로 흥행 돌풍을 일으킨 ‘비긴 어게인’을 연출한 인물이다. 공교로운 건 두 영화 모두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작품의 주된 소재라는 것.

뮤지컬 '원스'에서 여자주인공 그녀 역을 맡은 박지연.

뮤지컬 ‘원스’에서 여자주인공 그녀 역을 맡은 박지연.

다음으로 뮤지컬 ‘원스’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앞서 언급한 대로 주연, 조연, 앙상블의 조화와 함께 다양한 악기가 뿜어내는 다채로운 음악을 들 수 있다. 게다가 남자주인공 그 역을 맡은 윤도현의 가창력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듯. 다만 섬세한 연기가 필요한 부분에서 다소 밋밋한 느낌이라는 게 아쉽다. 이와는 달리 여자주인공 그녀 역의 박지연은 전작 ‘고스트’에서 보여준 청순미 그 이상의 매력을 발산했다. 그녀는 자신의 캐릭터를 잘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남자주인공을 비롯해 전체 등장인물 간의 연기 호흡을 매끄럽게 조율했다.

끝으로 영화 ‘비긴 어게인’에 호감을 가진 관객들에게 이 공연을 추천하고 싶다. 음악을 통한 열정과 아련한 사랑이야기, 두 요소가 무대 위에서 감성적으로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씨네컬은 시네마(Cinema)와 뮤지컬(Musical)을 합성한 말로, 각기 다른 두 장르를 비교 분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편집자주>

글. 연동원 문화평론가 yeon042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