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 얼굴들 양평이 형-장기하, 음악vs예능 매력 비교

장기하와 얼굴들 앵콜 콘서트

인디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신곡으로 컴백해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음악 뿐아니라 예능에서도 색다른 매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앨범을 발표할 때 마다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샀던 장기하와 얼굴들이 지난달 15일 정규 3집 ‘사람의 마음’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컴백 직후 인디차트 정상에 오르는가하면, ‘사람의 마음’ 발매 기념 전국투어’ 서울 공연이 매진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된 후 지속적으로 요청이 이어져 12월 앙코르 공연을 결정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지난 2008년 발표한 데뷔 싱글 ‘싸구려 커피’로 가요계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생활밀착형 가사와 장기하의 독특한 음색이 어우러지면서 대중음악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급부상했다. 이후 2009년 정규 1집 ‘별일 없이 산다’, 2011년 2집 ‘장기하와 얼굴들’을 차례로 발표하며 또 한번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2009년 1집 앨범 당시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악인, 최우수 록, 올해의 노래상을, 한국방송대상에서 신인가수상을, 골든디스크에서 록상을 각각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이어 2012년에도 2집 앨범 ‘장기하와 얼굴들’로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반산, 음악인상, 록 음반상, 록 노래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그런데 이들에게 음악 외적으로도 많은 재능과 끼가 숨어져 있었다. 그 중에서도 보컬 장기하와 일본인 멤버 하세가와 요헤이는 남다른 예능감으로 더욱 넒은 팬층을 구축하고 있다. 장기하는 남다른 입담으로 라디오 DJ로 활동하고 있음은 물론, 시트콤을 통해 연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하세가와 요헤이는 일명 ‘양평이 형’이라는 친근한 별명과 함께 개성있는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다.

하세가와 요헤이가 예능계 블루칩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MBC ‘무한도전’에 출연하면서부터다. 하세가와는 당시 조용하고 수줍음 많으면서도 눈에 띄는 존재감으로 눈길을 모으며 요헤이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양평이 형’이라는 별명과 함께 대중에 친근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는 양평이형의 매력이 빛을 발했다. 이날 MC 김구라는 사유리가 솔로인 하세가와에게 관심이 있다며 전화연결을 해 하세가와를 당황하게 했다. 전화 연결된 사유리는 “호감이 있었는데 하세가와가 나를 무시했다”는 등 폭탄 발언을 서슴지 않아 하세가와의 진땀을 뺐다.

또 하세가와 요헤이의 이상형을 듣고는 “나는 옆구리에 살이 너무 많다. 지방밖에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사유리의 적극적인 자세에 부담을 느낀 하세가와 요헤이는 잘 들리지 않는다며 전화 연결을 끊어려고 했고 이에 사유리는 “야 웃기지 마”라고 소리쳐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렇게 ‘양평이 형’으로 웃음을 주고 있는 하세가와 요헤이는 알고보면 인디 신에서 이름이 난 실력파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1999년에 나온 앨범 ‘안녕하시므니까?’으로 한국인보다 더 한국적인 록을 선보인 일본인 밴드 곱창전골로 시작해 황신혜 밴드, 김C와 함께 한 뜨거운 감자, 김창완 밴드의 기타리스트로 등으로 활동했다. 최근에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앨범을 비롯해 미미시스터즈, 룩앤리슨 등의 앨범에 프로듀서로 참여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하하와 장기하와 얼굴들이 만난 세븐티핑거스의 ‘슈퍼잡초맨’에서도 역시 한국적인 록 질감을 이끌어냈다.

장기하 또한 최근 종합편성채널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 합류하며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연예인들이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실제로 일주일간 학교에 등하교를 하고 등교 후 여느 학생들과 동일하게 수업을 듣고 학교생활을 체험하는 프로그램. 서울대 출신 장기하의 학교 생활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하지만 장기하는 자신의 학창시절과는 많이 다른 교과서와 달라진 학업 방식 등에 놀라며 당황한 듯한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학업에 자신감을 내비쳤던 그는 교과서를 들춰본 뒤 책의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한 듯 “주입식 교육의 한계”라며 진땀을 빼는가하면,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질문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모르겠다”고 답해 반전을 선사했다.

이처럼 예능에서 엉뚱한 매력으로 웃음을 자아내고 있지만 장기하가 ‘장기하와 얼굴들’ 그룹 정체성에 대한 확고함과 음악에 대한 애정에 있어서는 진지함이 묻어난다. 앞서 JTBC ‘비정상회담’에서는 외국어 가사가 대부분인 요즘 가요들 사이에서 노래 가사에 가능하면 한글만 사용하고 싶다며 우리말에 대한 애정과 자신만의 철학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그는 하세가와와 함께 출연한 ‘라디오 스타’에서 “인디 신에서 유명해지면 인디 밴드가 아닌건가”라는 MC들의 질문을 받았다. 이에 장기하는 “‘인디’는 경제적인 개념이라 저흰 아직 인디인 것 같다. 앨범을 팔아 그 돈으로 다음앨범을 내는 시스템이다. 중간에 따로 투자를 받았다던가 그런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기하와 얼굴들은 새 앨범을 통해 전작에 비해 한층 진일보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밴드 멤버들의 개성이 잘 살아있는 가운데 간결하면서 로큰롤의 기본에 충실한 곡들이 앨범에 담겼다. 또한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악기 멜로트론을 공수하는 등 의욕적인 시도를 했다.

특히 타이틀곡 ‘사람의 마음’이 ‘장얼 표 국민 퇴근송’으로 뜨거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사람의 마음’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3집 타이틀과 동명인 곡으로, 지칠 정도로 열심히 살고도 찜찜한 마음으로 귀가하는 이들에게 장기하와 얼굴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긴 노래다.

이번에 장기하와 얼굴들은 3년 4개월 만에 발매하는 정규앨범을 위해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했다. 1960년대 비틀즈가 사용했던 악기인 리얼 멜로트론을 국내 최초로 이용해 수록곡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착한 건 나쁜게 아니야’를 녹음했다. 또, 장기하와 얼굴들이 앨범 전곡 편곡을 함께 진행하며 최고의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국내·외 스튜디오에서 녹음과 믹싱·마스터링을 시도하는 등 완성도에 힘을 쏟았다.

음악과 예능에서 극과 극의 매력을 보여주며 두 마리리 토끼를 잡고 있는 장기하와 얼굴들, 독특한 매력을 지닌 인디밴드의 활약이 주목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제공. 두루두루am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