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혜 씨, 둥이 남편 좀 챙겨주세요

슬혜 씨, 둥이 남편 좀 챙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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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상치 못했던 초콜릿 논란으로 많이 당황스러우실 거예요. 손수 만들었다며 MBC 의 가상 남편 선호 씨에게 건넨 초콜릿이 DIY 제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그로 인해 한동안 인터넷이 벌집 쑤신 양 들끓었으니 말이에요. 하지만 이게 뭐 별 문제랄 게 있나요. 초콜릿을 녹여 틀에 붓는 작업부터가 ‘손수’인지, 아니면 알 초콜릿을 하나하나 포장하는 것만으로도 ‘손수’인지, 관점의 차이일 뿐이잖아요. 저는 손수인지 시제품인지 보다는 왜 초콜릿이었는지, 그게 더 궁금하던 걸요. 어떻게 우유 알레르기가 있다고 알려진 선호 씨에게 버터와 우유가 들어간 초콜릿을 선물할 생각을 한 거죠? 초콜릿 상자를 받아든 선호 씨가 기대만큼 반색을 하지 않았는데, 설마 아직까지 그 까닭을 모르는 건 아니시죠? 이미 가상 부부의 연을 맺은 지도 꽤 오래고 밥을 먹어도 수차례 함께 먹었을 텐데 관심이 얼마나 없었으면 금기 식품을 화해의 선물로 들이 민답니까.

둘에게 일생일대의 기회일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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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늘 속없는 사람처럼 벙싯대기만 하던 선호 씨가 큰마음을 먹었는지 다소 격앙된 어조로 물었습니다. 둘 사이에 큰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느냐고, 뭔가 도돌이표 같지 않느냐고 했지요. 맞는 말입니다. 회가 거듭되고 있지만 슬혜 씨네 커플은 역대 최고이다시피 제자리걸음입니다. 문제가 있고 없고를 떠나 잘해볼 생각이 애당초 없어 보여요. 처음 만나 곱창집에서 급작스레 프러포즈를 요구했을 때부터 스키장에서 제대로 펼쳐준 이벤트까지, 선호 씨는 꽤 이것저것 많이 노력했다고 생각되는데요. 그에 비해 슬혜 씨가 이때껏 선호 씨를 위해 뭔가를 준비하고 애쓴 날은 예의 초콜릿 주던 날 뿐이잖아요? 그것도 화보 촬영 때 변태 취급을 당한 선호 씨가 많이 기분 언짢아했다는 제작진의 귀띔을 받고 겨우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그렇게 엎드려 절 받기로 받은 선물이 본인에게 치명적인 초콜릿이었으니 선호 씨 속이 좋을 리 있나요. 무성의 그 자체로 보였던 쪽지에 대해선 말 안하겠습니다. 슬혜 씨 말대로 그 쪽지가 최선의 진심어린 표현일 수도 있으니까요.

나름 영화계의 기대주인 슬혜 씨로서는 설정과 콘셉트대로 움직이는 TV 예능 프로그램이 시간 낭비로 여겨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슬혜 씨가 대수롭지 않게 흘려 넘기는 가 어느 누군가에게는 일생에 세 번 찾아온다는 바로 그 기회일 수도 있다는 생각, 해본 적 없나요? 프로그램 출연 이후 엄청난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황정음 씨야 제대로 대박 난 케이스이고 가인-조권 커플도 기대 이상 선전하며 이미지 쇄신에 성공했다는 얘기, 아마 들으셨을 거예요. 게다가 가인-조권 커플은 프로그램 안에서 부른 ‘우리 사랑하게 됐어요’의 수익금을 아이티 난민을 위해 쾌척하기까지 했으니 얼마나 대견합니까.

두 분, 시청자를 위해 마음 좀 맞춰보시는 건 어떨지?
슬혜 씨, 둥이 남편 좀 챙겨주세요KBS 과 MBC 등 몇몇 작품을 통해 눈도장은 찍었어도 인지도는 넓히지 못했던 연기자 이선호에게도 가 일종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제 그런 기대는 접어야 되지 싶네요. 이미 대중에게 밉상 커플로 찍혀버린 데다가 바람둥이에 변태 타이틀까지 붙었으니 이보다 더 나쁠 수는 없지 뭐겠어요. 솔직히 이 글이 슬혜 씨에게 보내는 편지인지라 슬혜 씨를 붙들고 이러니저러니 타박을 하는 거지, 파트너 선호 씨라고 왜 나무랄 점이 없겠습니까. 대본인지 리얼인지 몰라도 시도 때도 없는 스킨십 시도에 뽀뽀 타령은 보는 사람까지 지치게 만들더라고요. 어쨌든 가족이든, 연인이든, 연예 프로그램 속의 가상 커플이든 하나에 하나가 더해졌을 땐 뭐 하나라도 나아져야 옳잖아요. 이렇게 서로에게 흠집을 남길 바엔 차라리 미련 없이 헤어지는 게 어떨까 합니다. 코드가 안 맞는 사람끼리 옥신각신 하느라 허송세월 하느니 기회에 목말라 하는 다른 이들에게 자리를 넘겨주는 게 어떻겠느냐는 얘깁니다. 포기 못하겠으면 서로 마음 좀 맞춰보려는 노력이라도 해주시든 지요. 가인-조권 커플과 들쭉날쭉 교차편집을 해놓으니 시청자들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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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