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료헤이에 대한 스물 한 가지 질문들(인터뷰)

오타니 료헤이

오타니 료헤이

어느 덧 흘러버린 10년이란 시간, 일본인 오타니 료헤이는 도넛CF 속 이국적 마스크의 그 남자에서 1,600만 흥행 배우가 됐다. 최근에는 KBS2 ‘조선총잡이’마저 수목극 시청률 1위 속에 막을 내려 그는 올해 스크린과 브라운관 모두를 점령하게 됐다.  여기에 SBS 예능 프로그램 ‘룸메이트’에도 합류, 서서히 대세가 되고 있는 오타니 료헤이.

그 자신마저도 서서히 주변의 변화를 느끼고 있을 그에게 한국에 머문 10년의 세월에 대해 물어보았다.


오타니 료헤이
Q. ‘조선총잡이’에서는 죽음으로 하차하게 됐다.

오타니 료헤이 : 드라마 들어가기 전부터 후반에 죽게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드디어 왔구나 싶더라.

Q. 배우로서 죽는 연기를 할 때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았을텐데.
오타니 료헤이 : 연습은 하지 않았다. 다만 생각은 많이 했다. 어차피 현장에 가면 항상 달라지기에 순간의 느낌을 살려 하려고 했다.

Q. 한국말을 상당히 잘 하는데, ‘최종병기 활’부터 시작해서 ‘조선총잡이’까지 한국어 대사가 거의 없었다.
오타니 료헤이 : 한국어 대사를 하고 싶지만, 지금까지 맡은 역할이 다 진지한 역할이다보니 한국어로 해버리면 느낌이 떨어질 것 같았다. 원래도 한국어 대사도 일본어 대사로 바뀌는 경우가 오히려 있다.

Q. 진중하고 과묵한 캐릭터로 주로 그려지는데, 실제 성격은?
오타니 료헤이 : 생긴 것 때문에 과묵한 캐릭터가 많이 들어오지만 실제로는 진지한 편은 아니다.

Q. 일본어로 연기하는 것과 한국어로 연기하는 것, 뭐가 더 어려운가.
오타니 료헤이 : 둘다 어렵다. 일본어 연기는 더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예컨대, ‘조선총잡이’에서 이준기 씨보다 일본어를 못하면 안되니까(웃음). 긴장이 있다.

Q. 영화 ‘명량’에도 출연했다. 조진웅, 류승룡 씨도 영화에서 일본어로 연기를 잘 했다. 자, 어려운 질문! 이준기, 조진웅, 류승룡 중 일본어 연기 최고는.  
오타니 료헤이 : 정말로 세 분다 굉장히 잘 하셨다. 내가 대답할 수 없는 문제다(웃음). 그런데 이준기씨는 원래 일본어를 잘 하셔 현장에서 가볍게 일본어로 대화를 할 정도였다. 반면, 조진웅, 류승룡 씨는 일본어를 전혀 못하셨는데도 그 정도로 연기했다. 대단하다.

Q. 이준기 씨가 당신의 첫 인상이 다소 다가가기 어려운 편이었다고 하더라.
오타니 료헤이 : 바로 다가오던데? 처음 만났을 때 일본어 대사를 같이 주고받았다. 그래서 먼저 다가와서 물어보고 하더라. 지금은 많이 편안해 졌다.

Q. 이준기 씨는 술 좋아하기로도 유명하다. 혹시 같이 마신 적도 있나.
오타니 료헤이 : 계속 마시자고 이야기하는데, 못마셨다. 준기 씨가 쉬는 날이 거의 없다. 쉬는 날 마시자고 하는데, ‘안된다. 자라’고 해야할 정도로 잘 시간이 부족하다. 듣기로는 상당히 술을 잘 마신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잘 못마시는 편이라 걱정도 된다(웃음).

오타니 료헤이

오타니 료헤이

Q. 한국에 온 지 굉장히 오래됐다.
오타니 료헤이 : 10년, 아니 11년이다.

Q. 도너츠 CF를 시작으로 한국에서 배우 활동을 한 지 10년이 됐고 출연작들이 많은데 이제는 일본으로 가서 활동하고 싶은 욕심은.
오타니 료헤이 : 하고 싶다. 하지만 구체적 계획은 없고, 그저 인연에 남겼다.

Q. 당신이 일본으로 간다면 일종의 한류인 건가?
오타니 료헤이 : 그런가? 그럴수도(웃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좀 더 많이 활동해야 할 것 같다. 하다보니 일본에서도 활동하게 됐네, 그렇게 되길 바란다.

Q. ‘조선총잡이’는 일본에서 반응이 뜨거운데, 당신을 향한 반응은. 
오타니 료헤이 : 현장에 이준기 씨 팬들이 많이 온다. 제가 아무래도 일본인이다보니 현장에서 팬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준기 씨 일본어 대사 많이 봐달라고 말하기도 한다(웃음).

Q. ‘명량’도 흥행이 잘 됐고, ‘조선총잡이’도 수목극 1위였다. 작품을 잘 고르는 것 같다.
오타니 료헤이 : 느낌이 올 때가 있긴 하다. 영화는 이제 누가 출연하는 것과 흥행이 별 관계가 없지 않나. 그런데 현장에서 이상하게도 ‘명량’도 ‘조선총잡이’도 잘 될 것 같다는 마음이

Q. ‘명량’의 준사는 일본인이 연기하기는 상당히 부담스러웠을텐데.
오타니 료헤이 : 걱정이 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시나리오를 먼저 받았고 빠졌다. 걱정, 부담감 이전에 하고 싶다 싶었다. 한일관계도 떠나서 영화 자체, 캐릭터 자체에 대한 욕망이 컸기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문제가 생기더라도 나중에 생각하자 했다.

Q. ‘명량’에서 만난 최민식은 어떤 배우였고 어떤 선배였나.
오타니 료헤이 : 다가가기 어려운 천하의 최민식 선배였다. 하지만 겪어보니 말도 먼저 많이 걸어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시더라. 후배들을 편하게 해주시는데, 일부러 그러시는 것인지 원래 그러시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덕분에 좋은 형님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Q. 김한민 감독과는 연이어 작품을 하게 됐는데, 혹시나 차기작도 같이 하게 되는 걸까.
오타니 료헤이 : 불러주실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다. 내가 하고 싶어하는 시나리오를 분명 만들어주실 것 같다.

Q. 참, 최근 예능에서 클라라가 이상형으로 지목하더라.
오타니 료헤이 : 날 배려해주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실은 편한 사이다. 본 지도 오래 됐고, 자주 만나기도 했다. 작품도 같이한 적이 있어서 그랬나보다. 지금 핫한 사람이라 기분 좋기도 했다.

Q. 그날 이준기 씨의 영상편지도 받았는데.
오타니 료헤이 : 정말 촬영하는 동안 잘 시간도 없었는데 인터뷰에 선뜻 응해준 것이 정말 감사했다.

Q. 어머니의 영상편지도 받았는데 순간 눈시울이 붉어지더라. 
오타니 료헤이 : 못 뵌지 오래돼서 눈물이 나려고 하더라. 엄마가 나와서라기보다 여러 사정이 있어 울컥했다.

Q. 한국에서 장시간 있으면서 한국 배우들과 호흡하는 것이 즐거운 일상이 되었을텐데,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타국에서 산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당신의 버팀목은.  
오타니 료헤이 : 주변 사람이다. 운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네가 열심히 해서 그런 것이다라’고 말해주는 분들도 많은데, 회사 사람부터 시작해서 선후배 모두 다 좋은 분들을 만나 힘들고 우울할 때마다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10년 넘게 있다보니 결국 사람이 남았다.

Q. 한국에서 배우로 살면서 마음에 새긴 목표는.
오타니 료헤이 : 한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차근차근 하나하나 하고 싶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도 활동하고 싶다. 나는 일본도 한국도 다 좋아한다. 큰 목표이지만 두 나라에서 같이 활동하는 것이 바람이다. 동시에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배워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한국인들은 나를 일본인으로 보기에 그런 점에서 오는 일종의 책임감도 느낀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