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흥미로운 건 분명하지만 기발함이 부족해 (리뷰)

루시
평범한 삶을 살던 여자 루시(스칼렛 요한슨)는 어느 날 미스터 장(최민식)에게 납치돼 몸속에 강력한 합성 약물을 넣은 채 강제로 운반하게 된다. 그러던 중 루시는 외부의 충격으로 인해 몸 속 약물이 체내로 퍼지게 된다. 이 약물이 퍼지면서 평범했던 루시는 두뇌 활용 100%에 이르게 되면서 거대한 능력을 갖게 된다. 미스터 장은 합성 약물을 되찾기 위해 그런 루시를 쫓는다. 또 자신을 뇌 사용량을 감당할 수 없는 루시는 뇌 연구 학계 권위자 노먼 박사(모건 프리먼)의 도움을 받게 된다. 청소년 관람불가, 4일 개봉.

10. 참신하진 않아도 흥미로운 소재, 지루할 틈은 없지만 기발함은 부족 ∥ 관람지수 6

영화 루시
최민식과 스칼렛 요한슨 그리고 뤽 베송 감독까지, 국내 대중이 좋아할만한 외형은 갖춰졌다. 그리고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라는 화려한 수식어와 뇌 사용량 100%에 다가간다는 호기심 가득한 소재가 더해졌다. ‘루시’가 과감하게 추석 연휴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질 수 있었던 이유다.

‘루시’는 뇌에 관한 영화다. 참신한 소재라고는 할 수 없으나, 흥미로운 소재임은 분명하다. 인간의 평균 뇌 사용량은 10% 정도. 만약 100% 사용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영화는 이 같은 호기심을 액션과 결합해 풀어냈다. 90분이란 비교적 짧은 런닝타임이지만, 어찌됐던 지루할 틈 없이 빠른 속도감을 자랑한다. 그렇다고 짜릿하고 시원한 액션을 기대하긴 어렵다. 액션이 주는 재미와 쾌감 그리고 강도는 평범한 편이다.

영화의 중심은 스칼렛 요한슨이다. 타이틀롤 루시 역을 맡았으니 당연한 일이다. 루시는 합성 약물로 인해 뇌의 사용량을 늘려간다. 그리고 뇌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달라지는 행동 변화를 카메라에 담아냈다. 신기하면서도 허무맹랑하다. 과학적 이론에 기인하기보다 판타지에 무게를 뒀다. 뇌의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꿰뚫고, 엄청한 파워까지 갖게 된다. 또 대충 훑어도 100% 암기다. 뇌 사용량의 증가로 루시는 평범한 여성이 아닌 초능력자로 변신한다.

앞서 가졌던 호기심, 뇌를 100%를 사용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그 해답은 영화 ‘그녀’다. 뇌 사용량을 100%로 끌어 올린 루시의 모습은 ‘그녀’의 인공 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와 같다. 사만다의 목소리 역시 스칼렛 요한슨이란 점에서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물론 영화를 본 관객들에 한해서다. 뤽 베송의 상상력도 딱 여기까지였다. 전체적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는 다소 부족한 편이다.

국내 관객에게 큰 관심은 미스터 장 역할을 맡은 최민식이다. 이미 다 알려졌지만, 영어를 쓰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어로 말하는 최민식과 영어를 쓰는 스칼렛 요한슨이 마주하는 장면은 꽤나 인상적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미스터 장 캐릭터는 평면적이고,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그냥 스칼렛 요한슨과 함께 연기한다는 게 신기할 뿐이다.

그리고 영화 초반부는 자칫 ‘뭔가’ 싶을 정도로 당황스럽다. 뇌 연구 분야의 권위자 노먼 박사(모건 프리먼)의 강연이 가득하다. 루시가 노먼 박사를 찾는 이유지만, 그렇다고 딱히 하는 일은 별로 없다. 뇌 사용량을 100%로 끌어 올리는 루시를 보면서 감탄하는 일 뿐이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