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아홉수 소년’ 누구나 그런 순간이 있다

tvN '아홉수 소년' 방송화면 캡처

tvN ‘아홉수 소년’ 방송화면 캡처

tvN 금토드라마‘아홉수 소년’ 1회 2014년 8월 29일 오후 8시 40분

다섯줄 요약
‘아홉 수’에 빠진 네 남자가 한 지붕 아래 산다. 승승장구해 오던 아역배우인 막내 9세 강동구(최로운)는 연기 오디션에서 1차 탈락하고 충격을 받는다. 19세인 둘째 강민구(육성재)는 대입을 앞둔 중요한 유도시합에서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경기 중 실례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처한다. 39세 노총각 PD인 삼촌 구광수(오정세)는 생방송중 노출 사고를 겪고 회사 내 킹카로 인기 만점이던 29세 첫째 강진구(김영광)도 좋아하던 회사 동료 마세영(경수진)이 또다른 동기인 박재범(김현준)과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 실의에 빠진다.

리뷰
누구나 그런 순간이 있다. 뭘 해도 되지 않을 때, 온통 세상이 나를 향해 등돌리고만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 그럴 때를 바로 ‘아홉 수’라고 부른다며 조용히 위로 한 자락을 전하는 드라마가 등장했다.

지난해 개그우먼 박지선이 KBS2 ‘개그콘서트’의 ‘씨스타29’를 통해 한참 ‘아홉 수’를 부르짖었다면, 이번에는 드라마적 관점으로 바라 본 ‘아홉 수 뜯어보기’가 시작됐다. 일상에서 흔히 볼 법한 캐릭터를 아기자기하게 배치한 ‘아홉 수 소년’은 소소하면서도 현실감있는 내용으로 고정 팬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갑작스러운 연기력 퇴보와 ‘외모 역변’으로 슬럼프에 빠진 아역 배우, 대입을 앞두고 비상등이 켜진 고3, 한창 연애할 나이에 좋아하는 상대를 동기에게 뺏겨버린 스물 아홉, 그리고 예기치 않은 사고로 위기에 처한 서른 아홉 노총각까지.

이들이 맞닥뜨린 갈등은 충분한 공감대를 자아내면서도 웃음기를 머금게 한다. ‘아이고, 저를 어째?’하는 안타까움이 느껴지면서도 왠지 입가에 피식 피식 웃음이 머물게 하는 건 극의 분위기를 위트있게 잡아낸 연출력에 있다.

실제 사건을 떠오르게 하는 현재진행형 스토리 라인도 개연성 있게 이어진다. 2005년 최악의 방송사고로 기록된 카우치 사건이나 최근 인기 아이돌들의 이름이나 영화 등의 작품이 언급되면서 깨알같은 재미를 주는 데 일조하고 있다.

각자 캐릭터에 맞는 옷을 입은 듯 연기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무르익은 내공을 보여주는 오정세와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김영광, 안정감 있게 첫 연기도전작에 안착한 육성재, 다양한 표정연기를 소화하는 아역 최로운까지 네 남자의 연기는 이후 ‘믿고 볼 만한’ 작품이라는 데 충분히 기대감을 높여도 좋을 만 하다.

수다포인트
– 더치 커피에 열광하는 총각 보살 박혁권 씨는 다시 볼 수 없나요?
– 희대의 카우치 사건도 이제 드라마 에피소드로 등장할 만큼 세월이 흘렀군요.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 tvN ‘아홉수 소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