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 “음악의 본질은 누구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치유하는 것”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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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를 찔렀다. 보이그룹들이 화려한 퍼포먼스에 치중하고 있는 지금 위너는 멜로디와 가사로 자신들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더블 타이틀곡 ‘공허해’ ‘컬러링’은 춤으로 눈을 놀라게 하기 보다는 음악으로 감성을 자극한다. 결과적으로 이 곡들은 주요 음원차트 석권부터 가요 프로그램 1위에 이르기까지, 근래 여느 아이돌가수들보다 빠른 속도로 이루어냈다. 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인해 미리 인지도를 알린 영향도 있겠지만, 노래가 대중에게 어필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위너는 빅뱅, 투애니원 등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선배 아티스트들보다도 빠른 속도로 차트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1위에 오르기까지 속도만 빠른 것이 아니다. 데뷔앨범부터 자작곡을 중심으로 구성한 것, 여타 아이돌그룹과 차별화되는 색을 구축한 것, 그리고 일본 진출에 이르기까지. 위너는 쾌속행진으로 달리고 있다. 너무 급하게 달려가는 거 아니냐고? 위너에게 직접 물었다.

Q.  음원차트에 이어 가요 순위 프로그램 1위에 오른 것까지 축하한다. 소감이 어떤가?
송민호: ‘윈 : 후 이즈 넥스트(WIN : WHO IS NEXT)’에서 이겼을 때와 느낌이 또 다르다. 그때는 한 팀이 위너가 되면 다른 한 팀은 떨어지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겨도 기쁨과 미안함이 공존했다. 하지만 가요 프로그램 1위는 마냥 기쁘고 행복했다.

Q. 너무 빨리 이뤄진 것 같지 않나?
강승윤: 솔직히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게 된다. 1위의 경험을 가지고 앞으로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다음번에 1위를 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좋은 결과물을 가지고 나오도록 더 노력을 할 것이다. 우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서 부담도 되지만 결국 답은 하나다. 안주하지 않는 것.
이승훈: 겉에서만 바라보면 신인임에도 빨리 떴다고 보실 수 있을 텐데, 그렇게만 생각하시면 조금 섭섭하다. 여기에 오기까지 정말 준비한 기간이 길었고, 참 다사다난했다. 1위의 모습보다는 노력하고 고생한 부분을 봐주셨으면 한다.

Q. 위너가 여기에 오기까지는 ‘서바이벌’이라는 장치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강승윤: 우리는 조금 극적인 상황에서 서바이벌을 치렀다. 하지만 어떤 직업군, 어떤 상황에서도 서바이벌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사실 경쟁은 어떤 분야든지 피할 수 없는 것 아가. 누구든지 자신의 능력을 항상 삶 속에서 증명을 해야 한다. 잔인할 수 있지만, 경쟁만큼 서로를 성장시키는 촉매제가 없는 것 같다. 우리에게는 서바이벌을 치르는 순간이 정말 괴로운 순간이었지만, 그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
송민호: 그래서 1위를 했을 때 B팀 이야기도 하고 싶었다.
이승훈: B팀 친구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도 없었다. 언젠가 다시 무대 위에 함께 서게 될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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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B팀의 멤버들이 ‘쇼 미 더 머니’를 통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위너는 다른 그룹과 다르게 시작부터 B팀이라는 라이벌이 생긴 것 같다. 가는 길이 다르다 하더라도 앞으로 비교를 피하기 힘들 것이다.
강승윤: 맞다. B팀은 우리에게 숙명적인 라이벌과도 같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평생 같이 음악을 할 친구들이 생긴 것이다. 우리가 긴장을 풀면 B팀 친구들이 금방 올라올 수 있다. 그렇게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함께 발전해나갈 수 있으니 오히려 고마운 존재다. 우리는 음악적으로 색이 다르다보니 가는 방향은 조금 다르겠지만 좋은 경쟁을 펼치고 싶다. 그리고 한 가지 꿈이 있다면 언젠가 A팀과 B팀이 함께 합동콘서트를 열었으면 하는 것이다.
송민호: 얼마 전 YG패밀리 콘서트에서 짧게나마 함께 무대에 올랐는데, 나중에 더 긴 시간 동안 함께 무대에서 마음껏 함께 하고 싶다. 라이벌 구도를 벗어나서 편안하게 함께 즐기고 싶다.

Q. 송민호는 블락비와 함께 1위 후보에 올랐다. 심정이 어땠나?
송민호: 지훈이(블락비 피오)와 나의 이야기를 하자면 거의 드라마 수준이다. 우리는 고등학교 때부터 가장 친한 친구 사이고 힙합을 너무나 좋아했던 아이들이었다. 지훈이와 같이 오디션을 보러 다니곤 했는데 누구는 붙고, 누구는 떨어지고 그런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그럴 때 지훈이와 “언젠가 같은 무대에 서자” 그런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다. 이제는 그것을 이룬 것 같아서 너무 뿌듯하다. 함께 손을 잡고 1위 발표를 기다리는데, 그때 둘이 눈으로 대화를 했다. ‘진짜 우리 해냈다’라고.
강승윤: 난 그 순간을 바로 옆에서 목격했다. 남자 둘이서 손을 꽉 잡고 있는 모습이 정말 뭉클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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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앨범 ‘2014 S/S’의 이야기를 해보자. 의외의 구성이다. 자작곡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타이틀곡은 윈 B 팀의 비아이, 바비가 함께 만들었다.
강승윤: ‘공허해’는 우리의 색과 잘 맞았기 때문에 타이틀곡이 된 것이다. 만약에 그 곡이 B팀과 어울리면 B팀이 부르는 게 맞다. 양현석 사장님도 ‘공허해’가 위너의 색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셨다. 그리고 사실 우리 앨범 기획 단계부터 무조건 자작곡이 많아야 한다고 의도한 것은 아니다. 앨범을 준비하면서 여러 작곡가 분들, 그리고 YG 내 프로듀서 형들의 곡을 많이 받았다. 그럼에도 우리 자작곡이 주로 실린 것은 우리가 만든 곡이 위너의 색과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Q. 위너의 음악적 색은 뭘까?
강승윤: 우리는 장르적으로 구분은 전혀 두고 있지 않다. 확실히 우리 음악은 요새 가요 트렌드와는 조금 다르다. 퍼포먼스를 강조한 것도 아니고. 물론 우리가 요새 유행하는 스타일을 만들려고 하면 그렇게 할 수 있겠지만, 그런 트렌드를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요새 차트 상위권 음악의 트렌드에 맞춘 음악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가 하고 싶은, 들려드리고 싶은 음악을 할 뿐이다.

Q. 전반적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곡들이 대부분인데, ‘걔 세’가 강렬한 편이다.
송민호: 양현석 사장님이 원래 나에게 솔로 곡을 만들어보라 하셨다. 그래서 정말 큰 욕심을 가지고 여러 개의 곡을 써서 들려드렸는데 전부 통과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슬럼프에 빠졌다가 용기를 내서 회사의 프로듀서들인 테디, 초이스 형에게 요청을 했다. 정말 힙합 곡이 하고 싶었다. 초이스 형님이 좋은 트랙을 주셔서 거기에 가사를 썼다. ‘계가 세다’라는 의미의 제목 자체가 센 곡이다. 센 척을 하기보다는 신인으로서 패기를 보여주고 싶은 곡이었다. 우리 앨범에 주로 감성적인 이야기, 사랑 이별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걔 세’와 같은 곡이 하나 있으면 보다 다양한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사에 메타포가 많아서 재밌는 곡이다.

Q. 이번 앨범에서 테디가 참여한 곡은 ‘걔 세’뿐이다. YG의 앨범에는 대부분 테디가 거의 메인 프로듀서로 참여해왔는데 이번에는 참여도가 적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이승훈: 테디 형과도 몇 곡을 함께 작업했다. 그런데 사장님이 이번 앨범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송민호: 테디 형은 힙합 베이스를 가진 프로듀서다. 그래서 내가 테디 형의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 그런데 이번에 사장님께서는 “힙합이 아닌 너희만의 무언가를 찾아봐라”고 하셨다. 그래서 힙합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들이 좋아하는 느낌을 따라가게 된 것 같다.

Q. 실제로 위너는 지누션, 원타임, 빅뱅, 투애니원 등 YG 선배들에 비해 힙합의 색이 적다. 위너 멤버 중에 힙합을 좋아하는 이들은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송민호: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작업 초기에는 조금 아쉬웠다. 비아이, 바비가 있는 B팀은 힙합 성향이 강한데, 우리 멤버들은 각자 좋아하는 음악 성향이 다 다르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힙합의 색을 넣기보단느 내가 멤버들에게 맞추고 어떻게 우리 공통의 색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난 워낙에 센 비트에 강한 랩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 음악을 고집하지 않고, 오히려 힙합적인 것을 빼는 것에 노력했다. ‘컬러링’과 같은 잔잔한 비트에 랩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음악이 나와서 매우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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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남태현, 송민호는 솔로 곡이 있는데 다른 멤버들은 솔로 곡 욕심이 없었나?
강승윤: 사장님이 기회는 모두 주셨는데 난 굳이 솔로 곡을 만들어 넣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위너로서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난 1년여 동안 곡을 만들었지만, 솔로 곡은 하나도 안 썼다. 난 이미 솔로 활동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발을 빼도 좋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위너가 음악적으로 자리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반면에 태현이와 민호는 뉴 페이스이기 때문에 이들의 음악적 색을 알리는 것이 위너에게 좋을 것 같았다.

Q. 보이그룹의 데뷔앨범으로는 이례적으로 발라드, 느린 템포의 곡이 많다. 이전의 엑소의 경우 굉장히 화려한 퍼포먼스를 통해 자신들을 각인시켰는데, 위너는 반대로 퍼포먼스가 아닌 노래로 승부했다.
이승훈: 멤버들 중 나만 유일하게 춤으로 회사에 들어왔다. 사장님이 우리 팀은 춤에 재능이 없다고 미리 단정 지은 것 아닐까?(웃음) B팀과 비교를 받을 때 춤에 대한 지적을 받기도 했다. 우리는 연습생 때부터 음악으로 승부를 보자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들려주는 음악은 B팀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런 정체성이 이번 데뷔앨범으로 이어진 것 같다.
강승윤: 보이그룹에게 있어서 퍼포먼스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에 우리는 들려주고 싶은 음악, 잘 듣게 되는 음악에 집중하고 싶었다. 우리가 느껴온 감정을 대중과 나눌 수 있으려면 퍼포먼스에 집중하기보다는 조금 더 잔잔한 음악을 하는 게 좋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음 앨범에서 강한 퍼포먼스로 나올 수도 있다. 다음에 어떤 것을 보여주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만드는 곡 중에 빠른 템포의 댄스곡도 있다.

Q. 이승훈이 퍼포먼스를 직접 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승훈: 사장님이 ‘공허해’ ‘컬러링’은 승훈이 짜도록 하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이 두 곡은 춤을 추기 어려운 곡이다. 발라드에 춤을 짜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비트감이 있는 곡이면 신나게 안무를 짰을 텐데, 이번엔 너무 힘들었다.
송민호: 앞으로도 안무는 승훈 형이 짤 예정이다. 승훈 형은 필을 잘 따라가는 편이다. 워낙 멋지게 잘 짠다.

Q. 음악 외에 다른 활동 욕심은 없나?
강승윤: 전 멤버들이 골고루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다른 모습은 위너가 음악적으로 자리를 잡고 나면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Q. 다른 인터뷰를 아이돌그룹과 경쟁은 번외경기로 봐달라고 말했더라. 위너는 다른 아이돌그룹과 무엇이 다른가?
이승훈: 우리의 노래를 들었을 때 공감하고,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라이벌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그러한 구도는 팬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는 평화롭게 음악을 했으면 한다. 우리의 음악적인 본질은 누구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치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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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YG엔터테인먼트의 강점은 뭘까?
이승훈: 회사에서 뭔가 가르쳐주기보다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준다. 우리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끔 말이다. 빅뱅의 일본 돔투어, 투애니원 월드투어를 함께 하면서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이 참 많았다. 투어를 돌면서 윈 A팀 이후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무대에 서면서 긴장하지 않게 된 것도 있지만, 그 외에 여러 지방을 돌면서 그곳만이 주는 어떤 느낌들을 받게 된다. 그런 것이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음악을 만드는데 동력이 돼준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도 우리가 전에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많이 나왔다.

Q. 이제 일본 활동을 병행한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겠나?
강승윤: 9월 10일에 일본 앨범 프로모션이 잡혀 있다. 오랜 시간 기다려온 것이기 때문에 무척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데뷔를 해서 뭘 해도 좋다. 일본 활동을 병행하겠지만 한국 팬들에게 계속 우리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부지런히 양국을 오갈 것이다.
이승훈: 예전에 비해 일본어가 10배 이상 늘었다. 처음에 유치원생 같았다면 지금은 유학생 정도?(웃음)

Q. 양현석 대표가 위너에게 기대하는 바가 클 것 같다. 다른 그룹들과 대하는 것이 차이가 있나?
강승윤: 다른 선배들과 차이라면, 이제 사장님이 결혼하시고 자녀분에 생긴 상황에서 위너가 나왔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선배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장님이 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지셨다고, 너희들은 행복한 거라고 하시더라.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