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연애 말고 결혼’, 흔한 신파가 가슴을 울리다

tvN '연애 말고 결혼' 방송 화면 캡처

tvN ‘연애 말고 결혼’ 방송 화면 캡처

tvN ‘연애 말고 결혼’ 15회 2014년 8월 22일 오후 8시 40분

다섯 줄 요약
기태(연우진)는 신봉향(김해숙)에게 장미(한그루)와는 연애만 할 사이니 참견하지 말라며 못을 박는다. 그러나 장미는 기태의 할머니 노점순(김영옥)이 아프다는 소식을 접한 뒤 단박에 기태의 본가에 찾아간다. 장미는 인정받고 싶은 솔직한 마음을 봉향에게 밝히고, 봉향은 장미를 시험하려 특별한 손님과 함께 장미의 가게를 방문한다. 마침 연인과 함께 가게를 찾은 기태의 아버지 공수환(김갑수) 때문에 한바탕 소란이 일고, 이를 계기로 봉향은 장미를 진정한 며느릿감으로 받아들인다.

리뷰
이쯤 되면 뻔한 것도 매력이다. 위장 결혼이라는 다소 식상한 소재로 시작, 후반부까지 시청자와 ‘로맨스 밀당’을 반복해온 ‘연애 말고 결혼’은 종방을 한 회 앞둔 시점에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냈다. 소위 ‘신파’라 불리는 통속적인 이야기 속에 담긴 보편적인 정서가 그 주인공이다.

기태와 장미가 서로를 향한 마음의 실체를 확인했지만, 그 뒤에는 더 큰 장애물이 남아 있었다. 바로 이들의 위장 결혼 사실을 알게 된 봉향의 배신감이다.

사실 이 지점까지만 해도 놀라울 건 없었다. 겉만 반질반질한 자신의 가족을 향한 적개심을 감추지 못하는 기태는 여전히 봉향을 멀리했다. 물론 뒤늦게 진짜 사랑을 깨달을 장미는 ‘결혼’이라는 단어 이면에 감춰진 현실을 직시하고 봉향과 관계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성과는 미미했다. 결과적으로 부쩍 성장한 장미를 지켜보는 즐거움만 남았을 뿐이다.

반전은 의외의 부분에 있었다. 어찌 보면 ‘역시나!’ 했을 법한 전개지만, 기태의 어린 시절 기억의 한편에 봉향이 있었다는 사실은 꽤 묵직한 감동을 전했다. 할머니 점순에게 복잡한 가정사의 비밀을 듣고 봉향에게 전화를 건 기태는 “어머니”라고 말한 뒤 한참을 흐느낀다. 기태의 회한과 안타까움도 그대로 전달됐다. 점순의 말처럼, 가장 가까이에 있으나 ‘공기’처럼 가벼이 했던 ‘어머니’에 대한 보편적인 공감대 덕분이다.

장미가 울다 잠든 기태를 뒤에서 봉향이 했던 것과 꼭 같은 모습으로 품었을 때, 그제야 배우들의 진면목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들이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아온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결과가 뻔한 해피엔딩마저 기다리게 된다는 것, 아마도 그 기다림의 팔 할은 이 배우들 덕분이 아닐까.

수다 포인트
– 남자는 어머니를 닮은 여자에게 끌린다죠. 장미와 봉향을 보니 확실히 알겠네요.
– “가족의 인생이 내 인생이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봉향의 한마디에 가슴이 울컥합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tvN ‘연애 말고 결혼’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