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윌리엄스가 남긴 영화 속 명장면 베스트5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굿모닝 베트남', '굿윌헌팅', '죽은 시인의 사회', '패치아담스', '알라딘'

‘굿모닝 베트남’, ‘굿윌헌팅’, ‘죽은 시인의 사회’, ‘패치아담스’, ‘알라딘'(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

로빈 윌리엄스는 떠났지만, 그가 영화를 통해 전한 감동은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다.

로빈 윌리엄스는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아침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조사 끝에 그의 죽음을 자살로 결론 내렸다. 로빈 윌리엄스는 최근 몇 년간 알콜 중독과 정신 건강 이상으로 고통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알콜 중독 치료를 위해 재활원에 입소하기도 했다.

1977년 TV드라마 ‘래프 인(Laugh-In)’으로 데뷔한 로빈 윌리엄스는 연속극 이듬해 ABC 시트콤 ‘모크와 민디(Mork and Mindy)’에서 외계인 모크 역을 맡으면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후크’, ‘쥬만지’, ‘박물관이 살아있다’, ‘지상 최고의 아빠’, ‘굿 윌 헌팅’, ‘미세스 다웃파이어’ 등으로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많은 작품에서 특유의 익살스러운 연기로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선사해 왔으며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1997년에는 영화 ‘굿 윌 헌팅’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기도 했으며, 골든 글로브상을 5번, 미국 배우 조합상을 2번, 그리고 그래미상을 3회 받았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후보로 3회 오르기도 했다.

#. 굿모닝 베트남(1987) – “What a wonderful world”

‘굿모닝 베트남’은 1965년 전쟁이 한창이던 사이공에 공군 라디오 방송의 DJ로 한 사나이가 부임해 온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방송 첫날 DJ 애드리안 크로너(로빈 윌리엄스)는 정훈 장교로부터 갖가지 규제 사항을 지시받지만, 마이크를 잡자마자 그 모든 지시를 무시하고, 그만의 스타일로 방송을 진행한다. 그의 프로는 최고의 인기를 얻게 되지만, 그의 파격적인 방송은 군상부층의 반발을 사게 된다. 이에 갖은 제재를 받게 되지만, 전쟁을 사랑할 수 없었던 애드리안은 따뜻한 인간에 대한 사랑과 평화의 집념으로 모든 압박을 이긴 채 끝없는 메세지를 전파해 나간다.

이 영화에서 보여준 크로너의 재치 넘치는 연기는 많은 부분 윌리엄스의 즉흥연기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스는 ‘굿모닝 베트남’으로 제45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특히 크로너가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굿모닝 베트남!”이라는 인사를 외치며 활기차게 라디오를 시작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아직도 생생하고, 그가 선곡한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과 배경으로 펼쳐지는 베트남의 모습은 전쟁의 참상을 반어적으로 표현해 명장면으로 남았다. 영화의 배경이 된 시기보다 2년 후에 나온 음악이지만, 해당 장면에 더없이 어울려 사용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 죽은 시인의 사회(1989) – “Oh Captine, my captine”

1989년 피터 위어 감독이 연출한 ‘죽은 시인의 사회’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 젖어 학생들의 인성을 파괴하는 현대 교육의 모순을 지적한 작품. 1950년대 보수적인 남자사립학교 웰튼을 배경으로, 입시 위주의 교육제도로 인해 자유를 말살당한 학생들에게 진정한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키팅 선생이 펼치는 교육관을 감동적으로 녹여냈다.

로빈 윌리엄스가 맡은 키팅 선생은 억압적인 방식을 탈피해 학생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인물로서 바람직한 교사의 대표적인 캐릭터로 남게 됐다. 키팅은 학생들에게 이 좁은 공간에서 머물지 말고 자유롭게 벗어날 것을 권유하고, 자신이 먼저 교탁 위에 올라서는 엉뚱한 행동을 하며 이를 실천한다. 타인의 만들어준 시선으로 세상을 보지 말고, 틀을 벗어나 자신의 목소리를 찾게 하고자 함이다.

키팅 선생의 가르침은 기존 교육 체제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었다. 키팅은 학교를 떠나던 날, 학생들은 교장 선생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하나둘 자신의 책상 위로 올라가, 수업 시간에 키팅이 언급한 적 있는 시의 구절 ‘오 캡틴, 마이 캡틴’을 외치며 그의 가르침에 화답한다. 이 장면은 아직도 많은 이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명장면이다.

#. 굿윌헌팅(1997) – “It’s not your fault”

‘굿윌헌팅’은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지만 마음의 문을 닫고 살던 청년 윌 헌팅이 한 심리학 교수와의 만남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변모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맷 데이먼이 하버드대학교 재학 중에 썼던 50페이지 분량의 단편소설을 바탕으로, 친구 벤 애플렉과 합심해 각본을 완성했다.1998년 제70회 아카데미상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맷 데이먼과 벤 애플릭이 각본상을, 로빈 윌리엄스가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천재적인 두뇌를 갖고 있는 청년 윌 헌팅(맷 데이먼)은 보스턴의 빈민가에 거주하면서 매사추세츠공과대학에서 청소부로 일한다. 그러던 중 그의 천재성을 발견한 램보 교수의 강권으로 심리학 교수 숀 맥과이어(로빈 윌리엄스)와 주기적으로 상담을 하게 된다. 숀은 양아버지의 학대와 빈곤 속에서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윌을 관찰하면서 거칠고 반항적인 외면에 둘러싸인 상처받기 쉬운 여린 마음을 알아챈다. 윌에게 깊은 애정을 느낀 숀은 자신의 상처까지 내보이며 윌에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를 가르쳐 준다.

윌리엄스는 이 작품에서 윌에게 진심을 갖고 다가가는 맥과이어의 모습을 표현하며 주옥 같은 명대사들을 남겼다. 가시돋힌 말로 남에게 상처를 주는 윌은 사실 아버지의 폭행이며 여자친구와 이별 등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하는 두려움을 숨기고 있었다. 그런 윌에게 마침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여러 번 이야기하는 맥과이어 교수와 처음엔 “나도 알아요”라고 아무렇지 않은 척했던 윌이 끝내 맥과이어를 끌어 안고 어린아이처럼 우는 장면은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 ‘알라딘'(1992) – “Ginie, you’re free!”

월트디즈니의 만화 영화 ‘알라디’은 가난한 떠돌이 알라딘이 우연히 신비한 마법의 램프를 얻어 지니의 도움으로 공주와 결혼하고 행복을 찾는 내용을 그렸다. 쟈스민 공주에게 한 눈에 반한 알라딘은 지니의 힘을 통해 왕자과 돼 청혼하지만 거절 당한다. 알라딘은 소원을 들어 준 뒤 지니를 풀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일이 뜻대로 잘 되지 않자 지니를 놔주길 거부한다.

악당 자파가 지니를 불러 왕이 되고 최고의 마법사가 된 자파는 쟈스민과 술탄에게 알라딘의 정체를 밝힌다. 알라딘은 마법의 양탄자의 도움을 받아 자파를 물리치고 공주를 구하려 하고, 자파는 더 강한 존재가 되기 위해 스스로 지니가 되게 해달라 소원을 빈다 해달라고 한다.

지니가 된 자파는 최고의 힘을 갖게 되지만 램프의 노예에 불과했고, 결국 알라딘의 기지로 모든 것이 제자리를 되찾는다. 지니는 알라딘에게 세 번째 소원을 통해 꿈을 이루라고 말하지만, 알라딘은 지니를 풀어주는데 소원을 사용한다. “지니, 너는 이제 자유야”라고 말하며 헤어짐을 아쉬워 하는 알라딘과 자유의 기쁨에 어쩔 줄 몰라하다가도 알라딘을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지니의 모습이 감동을 자아냈다. 자유의 몸이 된 지니는 먼 여행을 떠나고 알라딘과 쟈스민은 결혼해서 마법의 양탄자를 타고 밤하늘을 날아다닌다.

#. 패치아담스 “Sir, I want to be a doctor with all my heart.”

1969년, 헌터 아담스는 불행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살을 기도하고 정신병원에 수용된다.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던 그는 정신 병원의 동료환자로부터 영감을 받고 ‘상처를 치유하다’라는 뜻의 ‘패치(Patch)’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패치 아담스’로서 새 인생을 시작한다.

아담스는 정신병원에 수감되어 있는 사람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피고 그들에게 진심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서 노력한다.패치아담스는 정신병원을 계기로 의대에 진학하지만, 3학년이 될 때까지 환자를 만나지 못하고 단순히 이론만 머리속에 집어넣어야 하는 현실에 환멸을 느껴 몰래 환자들을 만나기 시작한다. 절망과 우울감에 젖어있는 백혈병 아이들 병실에 들어가서 광대놀이와 유머로 아이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줬다.

하지만 학장은 패치아담스의 이런 행동을 불만스럽게 여겨 의료면허증 없이 의료행위를 했다는 명목으로 퇴학시키고자 한다. 패치 아담스는 자신의 퇴학을 논하는 위원회의 자리에서 “의사의 사명은 죽음을 막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만일 병과 싸운다면 가장 무서운 적인 무관심과 싸워야 합니다. 저는 다른이들을 섬기기 위해 의사가 되고 싶었고 그래서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만 모든 것 또한 얻었습니다. 환자들과 병원직원들의 삶을 함께 나눴습니다. 여러분은 의사라는 직함을 얻고 흰 가운을 입지 못하게 할 수 있지만, 나의 영혼까지 막을 수 없습니다”라고 외쳤다. 이때 아담스가 도움을 준 환자들이 회의장에 나타나 빨간 광대코를 하고 그를 응원하는 장면은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영화 스틸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