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고교처세왕’이 증명한 ‘케드’의 가능성과 한계

tvN ‘고교처세왕’ 방송 화면 캡처

tvN ‘고교처세왕’ 방송 화면 캡처

tvN ‘고교처세왕’ 17회 2014년 8월 11일 오후 11시

다섯 줄 요약
독일로 떠나려는 민석(서인국)에게 수영(이하나)은 얼떨결에 프러포즈를 한다. 그를 잡으려고 한 일이었으나, 프러포즈를 계기로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된 두 사람은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감행한다. 열 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결혼에 골인한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진짜 부부가 되어 간다.

리뷰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느낌이다. 지난 6월 첫 전파를 탄 ‘고교처세왕’은 다양한 장르를 녹여내며 케이블드라마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케 했다.

역시나 가장 기본적인 틀을 이루는 이야기는 로맨스다. 여기에 ‘고교처세왕’은 한 가지 코드를 더 얹는다. 얼떨결에 본부장이 된 고교생과 2년 차 계약직 여성의 연상연하 로맨스가 바로 그것이다. 눈길을 끄는 요소는 두 가지다. 먼저 소재 자체에서 오는 참신함과 발칙함이다. ‘고교처세왕’은 열 살의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헌신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가 가진 어떤 통념을 꼬집는다. 이는 사실 꽤 자극적이고, 발칙한 시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믹 오피스 활극’을 외피로 두른 ‘고교처세왕’은 이런 논란을 가능성을 교묘하게 비켜나간다.

따지고 보면 캐스팅도 파격적이었다. 지난 2012년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던 ‘응답하라 1997’가 발굴해낸 배우 서인국과 드라마 ‘트리플’(2009)를 마지막으로 근 5년간 드라마판을 떠나있었던 서른 셋 여배우의 만남. 항상 안정보다는 파격적인 선택을 해왔던 tvN의 용단은 이번에도 통했다. 특히 작품의 특성상 ‘고교처세왕’의 두 배역은 배우의 연기적 테크닉보다는 동물적인 연기감, 주관적인 매력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에 더욱 인상적이었다. 방송 수 회 만에 자신만의 캐릭터를 형성한 이들 덕분에 ‘고교처세왕’은 ‘스타의 부재’라는 꼬리표를 일찍 떼어 버릴 수 있었다.

앞서 ‘응답하라’ 시리즈에서와 마찬가지로 반짝반짝 빛나는 신예들을 대거 발굴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배우를 재기용하거나, 완전히 신인급 배우를 캐스팅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이 수준급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화제의 중심에 선 이수혁, 이열음, 강기영, 이태환 등에게는 ‘고교처세왕’이 향후 활동 영역을 확장하는 터닝 포인트가 될 듯하다.

물론 ‘고교처세왕’이 100%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패러디, 코믹, 만화적 구성 등 다양한 요소를 녹여내는 케이블드라마 특유의 ‘드라마 공식’은 이들이 타깃 시청자층으로 꼽는 2049 시청자의 소구에는 부합했으나, 그 상승세를 끝까지 지속 혹은 더 넓은 계층으로 확장하는 데는 실패했다. 초반에 입소문을 타고 타올랐던 체감 반응이 중반부부터 갑작스레 축소됐다는 점은 되짚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수다 포인트
– 이수혁-이청아 씨의 이야기를 ‘고교처세왕’ 시퀄(sequel)로 만들면 재밌을 듯.
– ‘로망스’에 이어 이렇게 또 고교생의 마음을 헤집어놓는 작품이 나오네요. 고등학생 여러분,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야 합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tvN ‘고교처세왕’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