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드라마 ‘참좋은시절’이 남긴 것

140811 참좋은_50회 리뷰 남긴것들

약 8개월 동안 주말 안방극장을 따뜻하게 물들였던 ‘참 좋은 시절’이 50회 분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극본 이경희, 연출 김진원/제작 삼화 네트웍스) 50회 분은 다사다난했던 시간들을 지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강씨네 식구들이 차례대로 담기는 해피엔딩으로 뭉클함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극중 서울로 발령받은 강동석(이서진)은 차해원(김희선)과 함께 서울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 아쉬움이 잔뜩 묻어나는 가족들의 영상편지를 통해 사랑을 가득안고 떠났던 두 사람은 아이를 임신, 축복에 감사해하며 안방극장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특히 강동희(옥택연)는 김마리(이엘리야)와의 상견례를 앞두고 생모 하영춘(최화정)을 찾아가 깊은 진심을 알렸고, 강동옥(김지호)은 민우진(최웅)과의 달달한 로맨스를 이어감과 동시에 디자이너로서도 멋진 행보를 보여 흐뭇하게 했다. 또한 이혼 후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면서 활기를 띤 장소심(윤여정)은 전 남편 강태섭(김영철)과도 스스럼없이 지내며 한결 편안해진 모습을 보였다. 소심의 칠순을 맞아 고향으로 내려가던 해원과 동석의 따스한 표정 위로 흐르던 “눈물이 날 만큼 고통스러웠지만, 그래도 그 힘겨움을 견딜 수 있는 사랑과 사람이 우리에겐 있었다고. 그래서, 우리에게 그 시절은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참 좋은 시절이었다고”라는 동석의 절절한 내레이션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경희 작가와 김진원 PD의 더할 나위 없는 ‘참 좋은’ 조합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고맙습니다’, ‘이 죽일 놈의 사랑’,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에서 감성을 적시는 필력으로 주목받았던 이경희 작가가 14년 만에 주말극에 복귀, ‘착한 드라마’라는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었다. 소위 말하는 ‘막장’ 요소를 과감히 버리고 담백하고 따뜻한 드라마를 펼쳐내며, 강렬한 자극 없이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여기에 앞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서 이경희 작가와 호흡을 맞춰 치밀하고 단단한 연출력을 선보였던 김진원 PD가 의기투합, 또 다시 시너지를 발휘했다. 김진원 PD의 감각적이고 섬세한 연출이 매주가 기다려지는 50회를 탄생시켰다.

최강 배우들의 가슴을 두드리는 ‘참 좋은’ 열연!
‘참 좋은 시절’은 ‘국민배우’ 이서진부터 ‘첫사랑’의 아이콘 김희선, ‘상남자’ 매력의 옥택연, 개성만점 류승수,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김지호 등 화려한 배우진으로 화제를 모았던 상태. 최고의 배우들이 모인만큼 흠잡을 데 없는 연기가, 몰입도를 높이며 드라마의 완성도에 기여했다.

‘차도검(차가운 도시의 검사)’ 강동석으로 변신한 이서진은 어린 시절 상처로 15년간 홀로 살았던 동석이 점차 가족의 끈끈함을 되찾아 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냈으며, ‘억척녀’로 연기변신을 감행한 김희선은 대부업체 직원으로 분해 격한 몸싸움까지 불사하며 이목을 사로잡았다. 욱하는 다혈질 강동희 역을 맡은 옥택연은 철부지 ‘싱글대디’의 성장과정을, 캐릭터에 오롯이 녹아든 류승수와 김지호 역시 각각이 가진 아픔을 극복해내며 감동을 줬다. 뿐만 아니라 윤여정, 김영철, 최화정 등 중견 배우들의 탄탄한 뒷받침과 김광규와 김상호, 진경 등의 감초 연기까지 더해져 시청자들을 완벽히 매료시켰다.

어른들의 잘못과 세태 풍자, 비판하는 ‘참 좋은’ 아역들의 재발견
‘귀요미 아역 3인방’ 김단율-최권수-홍화리는 성인 연기자 못지않은 호연으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세 어린이는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깜찍함은 물론 강씨네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가장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관찰자로서의 역할을 해냈던 터. 김단율-최권수-홍화리의 순수한 관점들은 어른들을 뜨끔하게 만드는 일침으로 작용, 재미와 더불어 직면한 갈등이나 문제 상황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전했다.

따스한 중간 타이틀 컷, 정감 가는 리얼 사투리
‘참 좋은 시절’은 극의 배경이 되는 경상북도 경주가 가진 목가적인 느낌을 드라마에 고스란히 녹여내며 드라마의 품격을 높였다. 경주는 동석과 해원의 사랑이 시작된 장소인 동시에 강씨네 가족의 일상이 벌어지는 중요한 장소였던 것. 경주의 풍광이 수놓아진 중간타이틀 컷을 드라마 도입부에 배치, 살아있는 경주를 물씬 느끼게 하는가 하면, 450평 규모의 오픈세트장에 경주의 마을 하나를 통째로 옮겨놓아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배우들의 구수한 사투리까지 힘을 보태며 눈과 귀가 즐거운 드라마라는 평을 받아 냈다.

제작사 삼화 네트웍스 측은 “강씨네 집안 식구들 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이었다. 자극적이진 않았지만, 그래서 여운이 진한 ‘참 좋은’ 드라마였다”며 “‘참 좋은 시절’에 담긴 희로애락을 함께 해주신 시청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삼화네트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