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나는 남자다’, 이제 남자가 좀 보이나요?

KBS2 '나는 남자다' 방송 화면 캡처

KBS2 ‘나는 남자다’ 방송 화면 캡처

KBS2 ‘나는 남자다’ 1회 2014년 8월 8일 오후 11시 5분

다섯 줄 요약
정규 편성된 ‘나는 남자다’가 첫 방송 됐다. 이날 방송은 ‘청일점 남자’ 147명과 MC 유재석, 임원희, 권오중, 장동민, 허경환, 방청객 대표 조충현 KBS 아나운서의 토크쇼 형식으로 꾸며졌다. 첫 방송 축하를 위해 그룹 야다의 보컬 전인혁이 무대에 올랐고, 초대 ‘오 나의 여신’ 아이유가 객석을 뜨겁게 달궜다.

리뷰
참으로 묘한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전국 고민 자랑’이라도 열린 듯, 모두가 앞다퉈 자신의 흑역사를 꺼내놓는다. 그 사건으로 인한 수치심과 굴욕감이 클수록 세찬 박수세례가 이어진다. 다루기 까다롭다는 남성 방청객들이 카메라조차 잊고 마음껏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 바로 독보적인 캐릭터로 기묘한 화학작용을 이끌어낸 ‘나는 남자다’ MC진의 힘이다.

구심점은 유재석이었다. 그는 147명의 방청객을 쥐락펴락하면서도 다소 공개형 토크쇼 포맷에 익숙지 않은 MC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신기(神技)를 선보였다. MC들의 캐릭터가 모두 다르다는 것도 한몫했다. 아직 ‘척하면 척’ 하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19금, 욕설, 깨알 개그 등 다채로운 캐릭터가 살아있다는 ‘나는 남자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파일럿 방송 때와 마찬가지로 너무 먹을거리가 넘쳐났다는 점이다. ‘청일점 생태 보고서’는 청일점 남자들의 심리를 이해하기에는 효과적이었으나, 방청객 토크 분량이 줄면서 다소 어수선해진 감이 있다. ‘축하 무대를 꾸민 야다의 전인혁과 초대 여신으로 나선 아이유’라는 카드도 소모적으로 사용된 느낌이 없지 않다. ‘나는 남자다’의 재미가 발생하는 포인트가 게스트보다는 방청객에 달려 있다. 이를 살리기 위해 게스트와 방청객의 접점을 늘리거나, 토크 비중을 조정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첫 방송만으로도 이 정도의 화제성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MC진의 인지도 때문만은 아니다. 철저한 기획과 더불어 토크가 진행되며 ‘청일점 남자’에서 ‘일반 남성’으로 일반화된 방청객이 만들어낸 공감대가 주효했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 ‘진짜 남자’가 보인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는 남자다’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수다 포인트
– 야다 전인혁 씨 가창력 여전하시네요. 신보 내주세요, 제발 BB
– ‘국민 여동생’ 아이유는 ‘나는 남자다’에서 겨드랑이, 앞머리 샴푸 이야기만 하다가 떠났네요. 뭔가 씁쓸.
– 좌(左) 오중-우(右) 원희 콤비, 정말 신선한데요. 이제 ‘19금 개그’도 콤비 체재로 가는 건가요?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KBS2 ‘나는 남자다’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