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eyes① ‘해적’, 웃고 즐기자 한다면 굉장히 만족스럽다

해적
조선 건국 보름 전, 명나라로부터 받은 국새가 사라졌다. 배를 타고 조선으로 향하던 중 거대한 고래의 습격을 받은 것. 이에 여월(손예진)을 중심으로 한 해적단, 장사정(김남길)의 산적단 그리고 소마(이경영)와 관군들까지 각기 다른 이유로 국새를 삼킨 고래를 잡기 위해 바다로 향한다. 이들의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 좌충우돌 고래잡기가 시작된다. 12세 관람가, 6일 개봉.

황성운 : ‘웃음’이라는 확실한 목적성에 충실한 영화, 그리고 그에 만족스럽다. ∥ 관람지수 7

해적 스틸 이미지
‘해적’은 조선 건국 초기 10년 간 국새가 없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재기 발랄한 상상력이 더해졌다. 보도 자료에 나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딱딱한 설명은 필요 없다. 간단명료하게 말해 ‘해적’은 ‘시원하게 웃겨보자’는 목적에 충실한 영화다. 조선 건국에 있어 중요한 사건인 위화도 회군도 코믹하게 터치하는 등 초반부터 그 목적성을 분명히 드러낸다. 또 국새를 삼킨 고래, 상어가 끄는 배 등 판타지 요소를 적극 활용해 웃음을 이끈다.

웃음의 빈도수와 강도는 만족스럽다. 장타일발 홈런타자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는 교타자들이 수두룩하다. 우선 장사정 역의 김남길을 중심으로 모인 산적단은 모두 코믹함으 품고 있다. ‘송악산 미친 호랑이’라는 멋진(?) 수식어를 가진 산적 두목 정사정은 수식어와는 전혀 다른 엉성함으로 웃음을 유발하고, 스님(박철민) 산만이(조달환) 춘섭(김원해) 등 산적단 각 멤버들도 각자만의 ‘웃음무기’로 무장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해적과 산적을 오가는 철봉(유해진)이다. 아무것도 아닌, 수영 호흡법 ‘음~파~, 음~파~’만으로도 큰 웃음을 전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개인 기량도 출중했고, 다른 인물들과의 호흡도 일품이다. ‘해적’의 수많은 인물 중 웃음 타율로만 따지면, 유해진은 단연 수위타자다.

손예진을 중심으로 한 해적단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여월은 해적단 두목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의로운 사람이다. 또 흑묘(설리), 참복(이이경) 등도 웃음을 만들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용갑 역의 신정근만이 산적단에 맞먹는 웃음을 만들어낸다. 흑묘와 참복을 통해 웃음 외에 다른 무언가를 만들려고 했던 것처럼 보이지만, 영화는 그 단계까진 못했다. 즉, 설리의 활약상은 그리 많지는 않다는 뜻이다.

또 ‘해적’은 소마(이경영)의 장칼과 여월의 연검 대결 등을 비롯해 생각 이상으로 다양한 액션 장면이 등장한다. 숱한 칼싸움이 펼쳐지고, 대격돌이 일어나지만 죽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액션이든, 코믹이든 마음 편히 느끼고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댄싱퀸’에서 유쾌한 웃음을 잘 버무린 이석훈 감독은 이번에도 그 장기를 십분 드러냈다. ‘재미’만 생각하고 접근한다면, 올 여름 극장가 ‘빅4’ 중 최고다.

2eyes② ‘해적’, 산으로 간 유해진, 보러가기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