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운널사’, 빤한 기억상실을 다루는 빤하지 않은 자세

운널사 캡처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 11회 2014년 8월 6일 수요일 밤 10시

다섯 줄 요약
갑자기 쓰러진 이건(장혁)은 김미영(장나라)과의 관계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 틈을 타 전 연인 세라(왕지원)는 이건과의 관계를 회복하려 노력한다. 기사를 통해 미영과의 계약 결혼 사실을 알게 된 이건은 모진 말로 미영에게 상처를 준다. 그러나 미영의 진심이 담긴 육아일기와 미영이 마카오에서 선물한 막대사탕을 보고 이건은 다시 기억을 찾는다.

리뷰
기억상실증은 한국 드라마에서 가장 흔한 소재라는 점에서 자주 비판 받는 소재다. 극중 기억상실에 걸리게 된 이건 조차도 자신의 병명에 “그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는 그것이냐”고 말했을 정도다. 기억상실이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개연성 없이 무분별하게 다뤄진다는 점에서 굳이 ‘운널사’가 이런 소재를 꺼내들었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감의 또 다른 표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운널사’는 기억상실증을 빤한 클리셰가 아닌 이야기 흐름을 위한 카드로서 빤하지 않게 사용했다. 드라마 초반부터 이건의 유전병을 언급, 기억상실의 복선을 배치했으며 단 1회만으로 기억상실의 발병과 기억을 찾는 모습을 모두 다루는 스피디한 전개로 몰입도도 높였다. 여기에 이건 이름의 언어 유희와 달팽이 요리를 소재로 ‘운널사’ 특유의 웃음 코드도 잊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기억상실증은 이건과 김미영이 관계에 신뢰를 불어넣는 소재가 됐다. 이건은 김미영과 결혼 이후에도 이혼합의서를 요구하며 김미영과의 관계를 거부했던 터. 이후 미영에게 돌아선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도 했지만, 세라와의 남겨진 관계를 비롯해 진짜 부부가 되기 위한 과정이 필요했다. 이날 이건은 미영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육아일기와 막대사탕 등 추억이 깃든 물건으로 미영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다시 깨달으면서 진정한 운명을 만들어 가게 됐다.

수다포인트
– 박희진 쌍둥이 연기, 진정한 폭소 만발 씬스틸러
– 이건과 탁 실장 콤비, ‘개그콘서트’ 나가도 되겠어요.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