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지옥 블락비② 블락비가 직접 밝힌 ‘헐’ 속 흥(興)의 원천

블락비

개미지옥이라는 단어가 있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이 단어는 개미귀신이 마루 밑이나 양지 바른 모래 땅에 파 놓은 구멍이며 개미귀신이 그 안에 숨어 있다가 떨어지는 개미나 곤충 따위를 잡아먹는다. 지나가던 개미가 듣는다면 간담이 서늘한 단어지만 사람들에게서는 한번 들어오면 나갈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을 뜻할 때 사용되는 단어다.

다양한 매력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이돌 그룹에게서 개미지옥의 모습이 많이 드러난다. 그 중 그룹 블락비의 개미지옥 매력이 돋보인다. 블락비는 아이돌의 고정관념을 깬 그룹이기도 하다. 왠지 아이돌 그룹이라면 샤방샤방하고 싱그러운 미소 혹은 카리스마 넘치면서 파워풀한 모습이 먼저 연상되지만 블락비는 악동이라는 수식어가 있듯 조금 다르다.

반대로 블락비는 악동 이미지로 쌓은 자신들의 고정관념을 다시 무너뜨리면서 발전하는 그룹이기도 하다. 여기에 지난달 24일 발표한 네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헐(H.E.R)’이 진짜 신나는 이유가 담겨 있다. 지난 1일 KBS2 ‘뮤직뱅크’를 무대를 준비 중인 블락비를 만나 신남의 원천을 파헤쳤다.

# 악동에서 남친으로? 사랑스러움의 ‘흥’

음악중심 블락비 무대

블락비 귀엽다.

‘헐’은 블락비의 변신이 담겼다. 그동안 발표한 타이틀곡 ‘난리나’, ‘닐리리맘보’, ‘베리굿’ 등에서는 블락비 나름의 스웩(Swag)을 담았다면 ‘헐’은 사랑을 그렸다. ‘헐’은 ‘모두 널 작품이라고 불러’, ‘뭐 하나 빠짐없이 예쁘구나’ 등 아름다운 그녀를 향한 구애의 메시지를 담았다. 악동에서 남친돌로 변한 블락비 멤버들은 어색하지 않을까? 재효는 “음악 자체가 사랑스럽고 귀여운 느낌이 아니라 하는 행동이나 컬러 자체에 사랑 느낌을 가미한 것이라 너무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피오 또한 “음악이 신이 나지 억지로 귀여운 척을 하는 게 아니다”며 “그런데 비범 형이 한 귀척(귀여운척) 하더라. 하하. 제일 잘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피오의 말처럼 비범을 비롯한 블락비 멤버들은 무대 위에서 강렬한 표정 대신 귀엽고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무대를 꾸민다. 비범의 V자 애교 포즈나 재효의 외모지상주의 포즈 등 깨알 같은 순간이 가득 담겨 있다. 곳곳에 숨어 있는 애교 표정과 함께 ‘헐’하고 놀라는 표정을 짓는 멤버들의 모습까지 ‘헐’의 흥을 두 배로 오르게 한다. 신나는 무대를 위해 블락비는 무대 위를 오르기 전에 어떤 준비를 하는 것일까. 이에 박경은 아주 진지한 표정은 “올라가기 전에 기도한다. 이번 무대도 잘 마치게 해주세요!”라고 답했다.

# 7인 7색 퍼포먼스가 펼치는 ‘흥’

블락비 헐 무대

깨알 같은 순간으로 가득 찬 ‘헐’ 무대

군무인 듯 군무 아닌 군무 같은 ‘헐’의 퍼포먼스도 흥을 돋운다. ‘주위에 늑대 놈들 주의’ 파트에서 늑대를 흉내내는 귀여운 동작과 ‘망치로 뒤통수 한 대 맞은 듯이’에서 비범이 망치로 변하는 퍼포먼스 등 귀여운 순간이 가득하다. 후렴구에서 사랑스러움은 정점을 찍는다. 익살맞은 개다리춤과 ‘헐’ 동작은 같은 동작이지만 멤버마다 각기 다른 다리 각도와 표정을 자랑해 웃음을 자아낸다. 지코는 “안무도 정말 재미있게 나왔다”며 “신나게 할 수 있는 안무가 나와서 노래가 더 신난다”고 말했다.

BPM(분당 박자) 160에 이르는 ‘헐’의 빠른 박자도 노래를 더 신나게 만드는 이유다. 재효는 “드라이리허설 때 노래가 너무 빠르게 들린다. 헐떡헐떡 춤을 추는데 그것도 재미있다”며 “아침에는 유독 더 빠르게 들려서 모닝콜로도 최고다. 바로 그냥 벌떡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BBC의 사랑, 블락비의 진짜 ‘흥’

꿀봉과 블락비

꿀봉과 블락비, ‘쇼!음악중심’ 컴백 무대는 유난히 팬들의 응원 소리가 컸다.

무엇보다 가장 ‘헐’ 무대를 신이 나게 만드는 것은 팬들의 함성 소리다. 재효는 “팬들의 함성에 힘을 받는다. 거의 매일 수십 번씩 똑같은 노래를 부르다보면 조금 물릴 때도 있는데 팬들이 정말 신나게 소리 질러 주시니까 우리도 다시 업된다”며 팬사랑을 드러냈다. 이어 “이번 앨범으로 팬들이 많이 생긴 것 같다. 예전에는 마니아층만 있었더라면 이제는 블락비를 안 좋아했던 사람들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피오 또한 “음악방송에 왔는데 팬들이 많이 와서 깜짝 놀랐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전했다. 리더 지코 또한 “SNS 반응도 달라졌고 팬층도 다양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누구의 시선도 개의치 않을 것 같은 악동 블락비지만, 블락비도 팬들의 사랑에 감사하고, 감동받는 천상 가수였다. 하루하루 늘어나는 ‘헐’의 인기에 블락비 또한 무대를 더욱 신나게 휘저으며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태일은 “’헐’로 1등을 꼭 해보고 싶다”며 “더 나아가 연말무대에 올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옛말에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진정 즐길 줄 아는 블락비의 ‘헐’이 진짜 신이 나는 이유다.

개미지옥 블락비① 본격 블락비 매력탐구서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세븐시즌스, MBC ‘쇼!음악중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