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정의 뭔걱정, 빅뱅 카라 다음으로 도쿄돔 갈 팀은 누구?

동방신기

동방신기

일본은 케이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알려져 있다시피 한류라는 용어가 일반화된 곳은 중국이지만, 그 형태가 구체화된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한국의 가수가 현지화 전략을 통해 현지 팬덤을 늘리고, 방송에 나가고, 대규모 콘서트와 음반판매를 통해 실질적으로 이윤을 벌어들이는 과정을 처음으로 실험해 성공을 거둔 곳이다. 보아가 시작이었고, 동방신기(JYJ), 슈퍼주니어, 빅뱅, 카라, 2PM, 소녀시대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들어 일본 한류가 위기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사실 이 ‘일본 한류 위기설’은 몇 년 전부터 주기적으로 등장했다. 때문에 이 위기설을 그대로 수긍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최근에는 일본 한류의 세대교체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한류의 동력원들인 동방신기, JYJ, 슈퍼주니어, 빅뱅, 카라, 2PM, 소녀시대의 뒤를 이을만한 일본 내 ‘매머드 급’ 스타들이 나오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일본에서 보이그룹 빅 5(동방신기, JYJ, 빅뱅, 슈퍼주니어, 2PM)의 인기에 버금가는 후발주자들이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은 곧 군 입대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보이그룹 중에는 샤이니, 인피니트 등이 후발주자로 팬덤을 늘려가고 있지만 아직 선배들의 인기에는 못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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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J

업계에서도 위기감이 피부로 와 닿는 중이다. 안석준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는 한국음악산업학회 발제에서 “일본에 신인 아티스트 진출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최근 일본 내 한국 케이팝 시장이 30% 줄었고, 엔저 현상 때문에 이윤을 내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이 상태로 가면 일본 내 한류 지속이 힘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 공연과 행사를 주관하는 에이전시들도 일본을 뒤로 하고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추세다.

일본 진출 1세대(보아, 동방신기(JYJ)), 2세대(빅뱅, 카라, 2PM, 소녀시대) 이후 수많은 후배들이 일본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음악평론가 김성환 씨는 “사실상 일본에서 케이팝이 가장 잘 나가는 시기는 지났다. ‘홍백가합전’에 동방신기, 카라, 소녀시대 3팀이 나간 2011년을 최전성기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12년에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것을 기점으로 일본 내 주요 언론에서 케이팝을 다루는 횟수가 급격히 줄었고, 때문에 케이팝이 일반인들에게 노출되는 빈도도 적어졌다”며 “지금은 원래부터 케이팝을 좋아한 골수팬을 제외하고 새로운 수요층을 만들기 어려운 것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기 ‘대권’ 주자들은?
물론 최근에도 신진 아이돌그룹의 일본 공연은 계속되고 있다. 샤이니, 인피니트 이후에는 B1A4가 데뷔 7개월 만에 일본 아레나 공연을 전석 매진시키기며 4회 3만 명 관객을 동원하는 등 현지 팬덤을 눈에 띄게 늘리고 있으며 빅스, B.A.P, 방탄소년단이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 이외에도 씨클라운, 보이프렌드, 비투비, 소년공화국 등도 일본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2010~2012년의 한류 호황기처럼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지는 않다.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지역의 소규모 공연들은 꾸준하게 열리고 있으며 수요도 있다. 하지만 예전처럼 투자한 만큼 성과가 나오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단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빅뱅

빅뱅

걸그룹으로 가면 사정은 더 어렵다. 보이그룹의 경우 예전 같지는 않다고 하더라고 꾸준히 일본 시장을 공략 중이지만, 걸그룹은 이제 일본 진출 시도 자체가 줄었다. 이어 김성환 씨는 “걸그룹의 경우 일본 앨범 발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 카라와 소녀시대의 경우 한국과 일본 활동을 효과적으로 병행했고, 그 모델을 쫓아간 것은 티아라 정도”라며 “일본 내 한류 붐이 감소한 뒤 걸그룹은 탄력을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급 인기를 구가하는 씨스타, 걸스데이는 국내 활동에 충실하다. 김 씨는 “만약에 씨스타와 걸스데이가 국내 활동을 중단하고 일본에 간다면 팬들이 반발이 클 것이다 이제 국위선양을 위해 일본에 건너간다는 식의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한류는 중화권 한류와는 형태가 다르다.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의 경우 한국에서의 인기를 그대로 등에 업고 진출하는 형태다. 하지만 일본은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 소규모 공연부터 다져나가기 시작해 제프 투어, 아레나 투어, 부도칸, 그리고 도쿄돔으로 이어지는 순서를 밟아야 슈퍼스타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빅뱅은 올해에도 도쿄돔 공연을 연다. YG 측 관계자는 “빅뱅의 성과는 2009년 일본 정식 진출 후 4년 만에 일궈낸 쾌거다. 소규모 클럽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공연장의 규모를 넓혀가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빅뱅, 카라 등의 뒤를 이어 새롭게 도쿄돔을 공략할만한 새로운 팀은 또 나와 줄 수 있을까? 김성환 씨는 “국내에서는 슬슬 아이돌그룹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세대교체가 일본 시장에서는 반영되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동방신기, 카라처럼 일본의 일반 국민들이 알 정도로 사랑받는 팀이 다시 나오기 위해서는 과거와 같은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씨제스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