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장수를 위한 숨은 열쇠 ‘상표권’

god

그룹 god가 탈퇴했던 멤버 윤계상까지 12년 만에 뭉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숨은 공신이 있다. god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는 기획사 싸이더스HQ(이하 싸이더스)가 god의 재결성을 든든하게 지원했다.

god는 데뷔 때부터 복잡한 소속관계를 갖고 있었다. god는 현재 싸이더스의 정훈탁 대표가 대표로 있었던 EBM기획 소속으로 1, 2집을 발표했다. 당시 데니안, 박준형, 손호영, 윤계상 4명은 EBM, 김태우는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다. 처음부터 소속이 다른 멤버들이 존재했던 것이다. 2000년 3월, EBM기획이 싸이더스로 합병되면서 god는 싸이더스 소속으로 활동했다.

2003년 3월 30일 100일간의 휴먼 콘서트를 끝으로 5집 활동이 마무리되면서 손호영과 박준형이 싸이더스에서 JYP로 둥지를 옮겼다. 이로써 윤계상과 데니안은 싸이더스 소속, 손호영과 박준형, 김태우는 JYP 소속이 됐다. 당시 god는 싸이더스와 재계약을 둘러싸고 1년 넘게 해체설에 휩싸여야 했다. 한 그룹 내에서 두 가족이 생기는 선에서 극적 타협하면서 god는 해체를 막을 수 있었다. 이때에도 싸이더스가 god 상표권을 JYP에 임대하는 것으로 결정해 god를 지킬 수 있었다.

이 같은 경험은 god 재결성에도 유용하게 작용했다. 현재 god 멤버는 모두 각기 다른 지붕 아래 있다. 이미 한 지붕 두 가족을 체험했던 싸이더스에 익숙한 상황이다. god는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각자 입장 조율 끝에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2년이라는 준비기간이 걸렸다”며 “오히려 결정 이후 나머지 스케줄은 협의 하에 일사천리로 됐다”고 설명했다. 상표권을 가진 싸이더스가 god의 공연, 앨범 활동 등을 모두 담당하며 기여한 것이다.

신화

신화

그룹 신화도 상표권이 그룹 역사에 큰 역할을 했다. 신화는 지난 2003년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 만료 후 굿엔터테인먼트로 둥지를 옮겼다. 이후 2006년 굿엔터테인먼트와 신화의 상표권을 지닌 오픈월드 엔터테인먼트와 상표권 재계약이 결렬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신화의 해체설이 돌았다. 당시 신화는 멤버별 활발한 개인 활동을 벌이던 터라 소문은 더욱 커졌다. 오해는 곧 풀렸지만, 신화라는 이름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신화는 2011년부터 신화라는 이름을 내세운 신화컴퍼니를 설립하면서 멤버들이 자체적으로 신화로서 이름을 지키는 데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개인 활동 소속사는 따로 있고, 그룹 활동 기획사를 멤버들이 직접 설립한 것은 신화가 최초다.

한류 바람이 불면서 아이돌 가수의 명칭을 상표출원시켜 브랜드화 전략 시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07년에는 14건에 불과하던 상표출원 현황은 2010년 238건을 기록했다. 음악관련 상품과 더불어 의류,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이 출원관련 지정상품으로 신청됐다. 매해 수십 팀의 아이돌 그룹이 데뷔하는 현재 건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아이돌 그룹의 이름은 그 자체가 상징성과 상품성을 지니고 있기에 상표권은 중요한 권리다.

만약 싸이더스가 god라는 상표권을 양보하지 않았다면, 신화가 신화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활동은 보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god와 신화의 사례는 앞으로 H.O.T와 S.E.S 등 1세대 아이돌의 재결성과 롱런을 꿈꾸는 아이돌 그룹들에 좋은 모범이 되고 있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싸이더스HQ, 신화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