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이한, 갈증은 여전하다 (인터뷰)

진이한은 '개과천선'을 막 끝냈음에도 '기황후'에 대한  잔상이 더 강렬하다고 말했다

진이한은 ‘개과천선’을 막 끝냈음에도 ‘기황후’에 대한 잔상이 더 강렬하다고 말했다

진이한은 여전히 갈증이 나는 듯 보였다. MBC ‘기황후’의 탈탈 역으로 주목을 받았고, 곧장 쉴틈없이 MBC ‘개과천선’에 투입됐다. 지금 그는 막 스퍼트를 올리고 있는 참이었다. 당장은 휴식이 절실하다며 응석도 부렸지만, “사실, 하루 이틀 쉬고 나면 또 달라질 마음이란 걸 알아요”라며 웃는다.

그 말 그대로, 쉬겠다고 해놓고서는 곧장 차기작 소식을 들려줬다. tvN 월화드라마 ‘마이 시크릿 호텔’로 8월 말이면 또 다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듯 보인다.

차기작으로 뜨거운 여름 다시 돌아올 진이한의 못다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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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황후’ 탈탈로 전에 없던 주목을 받았는데, 전후의 삶에 변화가 있나요.
진이한 : 글쎄요.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요. 그저 좋아서 하는 일을 하는 것뿐이죠. 캐릭터가 더 돋보여야한다는 것보다 늘 그 신 자체를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왔을 뿐인데요.

Q. ‘기황후’의 경우, 그런 의도가 잘 통한 사례이겠군요.
진이한 : 그렇죠. 작가님이 생각하셨던 것을 배우인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를 늘 고민하는데, 그 때는 작가님도 많이 좋아해주셨고 힘이 된다고 말씀해주셨으니까요. ‘생각 이상으로 표현해주고 노력해줘 고맙다’라고 하시더군요.

Q. 그렇다면 ‘개과천선’은요? 상대적으로 아쉬울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진이한 : 장르물인데다 전문직 캐릭터였으니까요. 전문직이기에 한계를 두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틀 안에 박혀있는 모습이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 점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했어요. 아마 김명민 형도 이 점을 많이 고민했을 거예요.

Q. 진이한 씨가 연기한 지원이 판사에서 변호사가 된 인물인 만큼, 직접 그 직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만나보고 관찰하기도 했나요.
진이한 : 판사는 못 만났고요, 변호사분은 봤어요. 인상이라면 대화할 때 항상 여유가 있으시더군요. 미소가 끊이지 않아요. 그러면서도 설명하기 묘한 강한 면도 함께 가지고 계시더군요.

Q. 캐릭터 면에서는 아쉬울 수 있으나, 워낙 ‘개과천선’이라는 드라마가 전한 메시지가 강렬했고, 그래서 많이 회자됐다는 점에서는 참여한 배우로서 뿌듯했을 텐데요.
진이한 : 사실 사회적인 의미까지는 생각을 못했어요. 시작할 때는 오로지 작품성만을 생각했거든요. 법정 드라마라는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과, 김명민 선배, 김상중 선배와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렜고요. 실제 사건을 다루게 될 거라고는 예상도 못했어요. 그런데 이런 드라마는 시즌제로 가야한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Q. 시즌제? 왜죠?
진이한 : 사건을 중심으로 다루다보니 캐릭터가 표현되지 못한 것이 있었어요. 사건 풀기에도 바빴으니까요. 이해는 됐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죠. 아마 다른 배우들도 그랬을 거예요.

Q. 그럼에도 그 안에서 느낀 작가의 메시지는요?
진이한 : 현실의 모습을 보여준 부분이 많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결국 각자 자기만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느꼈어요. 저는 그냥 그 정도라고 생각을 했어요.

쉴 틈 없이 이어진 강행군 속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그는 현재 충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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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하튼 두 작품 연속 했으니, 지금 상당히 지쳐있을 듯합니다.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어요.
진이한 : 좀 쉬어야 할 것 같아요. ‘기황후’를 무려 8~9개월 찍었잖아요. 이후 쉴 틈 없이 ‘개과천선’에 투입이 되었으니까요. 체력적으로 한계가 왔어요. 게다가 드라마 현실 상 쪽대본의 반복이었고, 특히나 ‘개과천선’은 전문 용어들이 많아 힘든 부분도 있었고요.

Q. 최근에 끝낸 것은 ‘개과천선’이지만, ‘기황후’가 여전히 가슴에 많이 남은 듯 보이는데요,
진이한 : 긴 작품이라 더 그런 것도 같고요. 무려 50개짜리였잖아요. 작가님과 통화도 자주하고 선배들과 호흡할 시간도 많았어요. 긴 작품이 가진 장점이 아닌가 싶어요. 현장 분위기도 늘 좋았고요. 누구 하나 모난 사람이 없어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정말이지 제게는 ‘기황후’가 인생의 작품으로 꼽을 만한 드라마예요. 사극에서 그렇게 매력 있는 캐릭터를 맡기가 힘들지 않을까요? 배우 생활하면서 앞으로도 그렇게 좋은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을 것 같아요.

Q. 참, 그런데 포털 사이트에서 나이를 검색해보다 깜짝 놀랐어요. 30대 중반을 넘어섰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거든요.
진이한 : 다들 그런 말씀을 하시죠. ‘기황후’ 할 때 전국환 선생님도 그러셨고요. 그래서 저를 ‘애늙은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사실 그냥 ‘늙은이’인데, 하하. 그런데 저로서는 제 나이처럼 안 보이는 게 더 스트레스예요. 주름이 지금보다 더 늘어난다면 이 말을 후회할 수도 있을 테지만, 지금으로서는 배우에게는 동안이 장점만은 아닌 듯 하네요.

Q. 주름도 매력 있을 수 있잖아요, 충분히.
진이한 : 주름 생기는 게 싫지는 않아요. 오히려 배우에게는 특히나 남자배우에게는 더 큰 매력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 역시 결국은 늙어가겠죠. 담배를 그렇게 많이 피는데요, 뭐. 그런데 저 머리 스타일만 바뀌어도 확 달라 보이기는 해요. 만약 스포츠헤어로 짧게 깎는다면 고등학생처럼도 보이죠. 그건, 장점이네요. 생각해보니.

Q. 인간 진이한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어요. 성격은 어떤 편인가요.
진이한 : 매사에 가식적인 것을 싫어해요. 매순간 순간 진실하려고 노력하죠. 배우이기 전에 인간이니까요. 한 번 ‘고생하셨다’ 인사를 하더라도 진짜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말해요. 정작 상대방은 제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항상 그렇게 살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Q. 자, 이제 정말이지 쉴 수 있는 타이밍인데, 구체적 계획은요.
진이한 : 지금은 좀 지친 상태라 쉬고 싶은 생각밖에 없지만, 쉬다 보면 다시 갈증이 생길 거란 걸 알아요. 성격이 워낙에 하고 싶을 때 하는 성격이다 보니. 또 쉬다보면 몸만 더 뻐근해져서는 아마 시놉시스를 찾아서 보고 있을 거예요.

Q. 여행은 안가세요?
진이한 : 굳이 해외가 아니더라도 지방 계곡 같은 곳에 낚시라도 한다든지, 혼자만의 생각을 할 수 있는 곳에 갔다오고 싶은데. 또 한 편으로는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도 힘들 정도예요. 집에서 편하게 아무 생각도 안하고 있는 것이 가장 절실합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진이한의 인터뷰는 텐아시아가 24일 발행하는 매거진 ’10+Star’ 8월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