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싱9’ 화제의 갓설진, “초현실주의 무용 만들고 싶다”(인터뷰)

김설진

Mnet ‘댄싱9’ 시즌2 최고의 이슈메이커로 떠오른 김설진이 시청자의 뜨거운 관심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설진은 지난 4일 방송 이후 ‘댄싱9’시즌2 Mnet과의 서면 질의를 통해 화제의 주인공으로 우뚝 선 소감과 함께 ‘댄싱9’을 통해 대중에게 춤의 즐거움을 알리고 더 소통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와 함께 제주도 출신으로 김원준, 코요태, 조성모 등의 백업댄서로 활동하던 소년에서 현대무용수로 성장하게 된 계기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설진은 4회에서 현대무용수 김경민과 함께 커플미션을 선보여 시청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날 방송에서 최고의 1분을 기록한 이 무대는 거미의 ‘기억상실’에 맞춰 이별한 남자의 내면 갈등을 표현했는데, 두 무용수가 마치 한 몸인 듯 같은 자세로 시작한 뒤 둘로 갈라져 혼란스러운 감정을 오롯이 담아내 가슴 저릿한 감동을 선사했다.

창의적인 안무와 급이 다른 표현력으로 찬사를 받고 있는 김설진은 벨기에 피핑톰 무용단 소속의 실력파로서 ‘댄싱9’ 시즌 2에 도전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듯 하다는 의미에서 ‘갓설진’, ‘한국의 찰리 채플린’, ‘별에서 온 댄서’와 같은 수식어를 얻은 김설진은 대중에 익숙치 않았던 춤의 매력을 강렬하게 각인시키며 빠르게 그 존재감을 굳혀가고 있다.

다음은 Mnet과 김설진의 서면 인터뷰 전문이다.

Q.’김설진’ 그는 도대체 누구인가? 인간계에 내려온 외계 댄서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인데?
김설진: 어릴 적에 ‘난 분명 어딘가에서 왔을거야. 내가 태어난 날도 기억 못하면서 뭘 믿지?’ 라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태어난 김설진이다.

Q. 제주 소년이 스트리트 댄서 경험을 거쳐 세계적 현대무용단에 입단한 이력이 흥미롭다. 김원준 코요태 등의 백업댄서로 활동한 적도 있다는데? 지금의 무용가 김설진이 있기까지의 과정은 어땠나?
김설진 : 으아~ 너무 길다. 글 몇자로 풀기엔 너무 많은 일이… 하하하. 지금 막연히 드는 생각은 또 다른 춤이 있는 곳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게 된 것 같다. 우선 피핑톰에서는 크리에이터로 몇 작품에 출연했고 또 조안무로 작업 몇 개 했다. 내가 피핑톰 안무자는 아니다. 오해 하실까 봐. 한국에서 안무 활동을 하다 벨기에로 갔었다. 갈증 때문에.

Q. 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고 국내 현대무용계에서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분이 ‘댄싱9’에 도전하는 이유는?
김설진 : 우선 여러 장르를 배워보고 싶었다. 그러기엔 ‘댄싱9’이 모든 장르의 댄서들이 모일 수 있으니까 다른 장르 댄서들과 네트워크가 생기지 않을까 해서였다. 내 생각엔 현대무용은 동시대에 행해지는 춤들을 이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춤’ 문화를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개인적으로 현대무용이 꼭 콩쿠르 작품 같은 것만 있는 건 아니라는 것도 대중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Q. ‘댄싱9’에 도전하고 커플미션까지의 과정을 겪으면서 든 느낌이나 생각은? 도전과정에 들었던 생각이나, 방송이 된 지금 일련의 반응을 보며 드는 생각은?
김설진 : 열정 가득한 댄서들 덕분에 다시 열정이 생겼다. 정말 멋진 댄서들이 많은 것 같다. 반응은 솔직히 당황스럽기도 했다. 우와… 지난 시간 동안 대중들에게 알리려 정말 많은 일을 했는데 몇 년이 걸려도 안 됐던 일이 단 몇 회의 방송으로 이뤄진 게 신기하기도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다.

춤에 대한 관심이 방송으로 잠시 반짝해서 끝나거나 어떠한 특정 인물만 조명되는 것 보다 정말 ‘춤’도 많이 좋아해주시고 즐겨주시고 공연장도 찾아주시고 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정말 숨은 보석 같은 존재들이 많다. 물론 공연장을 찾아 주셨을 때 실망 시키지 말아야 하는 게 저희들이 할 일이다.

Q. 드래프트 방송 후에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화제가 되었지만, 이번 커플무대 미션으로 정점을 찍은 듯 하다. ‘댄싱9’ 자체 최고 시청률이 나온 최고의 1분을 기록하면서 양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와 폭발적인 기사 노출, 엄청난 동영상 조회수 기록 등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 상황에 대한 본인의 소감은 어떤지? 그리고 주변의 반응은?
김설진 : 처음엔 친구들이 장난으로 조작 사진을 보내는 줄 알았다.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지금 질문 받고 안 것도 있어요. 빛 좋은 개살구가 될까 살짝 겁나기도 한다.

Q. 지금까지 보여준 무대의 안무들이 독특하다. 평소 안무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받는지?
김설진 : 영감은 내 삶에 얽혀있는 모든 부분에서 받는다.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말 모든 부분이다. 그냥 조심하는 건 창작자로써 삶을 예술에 녹여내되 예술이 삶에 들어오는 건 피하고 있다. 삶이 피폐해지겠더라. ‘난 예술가니까~ 이래도 돼’라는 자기 합리화 진짜 싫어한다. 그전에 한 사람, 인간으로서가 중요하다. 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들이 삶이 모두 좋진 않다.

아마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현대무용을 보셔서 그러신 것 같은데, 아직 방송에서 대부분 발레에 기반을 둔 현대무용 테크닉만 생각 하시는 경우가 많다. 사실 현대 무용은 틀이 없고 자유로운 춤이라고 생각 하고 있다. 그렇게 배웠고. 그래서 진짜 근본적인 현대무용이 뭘까? 라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움직임에 오리지널리티를 많이 고민하고 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거 말고, 진짜. 아직도 계속 찾는 과정 중이다. 초현실주의 무용을 만들고 싶다. 다행히 아직까진 많이 좋아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내가 하는 움직임이 피루엣(한 다리로 서서 팽이처럼 몸을 돌리는 동작)이나 점프처럼 익숙한 동작이 아니어서 오히려 나중에 식상해 하실 까봐 좀 걱정되긴 한다. 나름 한 움직임을 만들고 체계화 시키려 굉장히 고민하고 있는데, 여튼 세상엔 정말 다양한 춤들이 있다. 춤을 많이 좋아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