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아의 눈물마저도 반갑다

 

송윤아가 악플러에 정면대응키로 마음 먹었다

배우 송윤아가 돌아온다

송윤아는 온 몸이 착색될 정도로 마음고생했던 ‘그 일’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지난 29일 오전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 식사하셨어요?’에 출연한 그는 마음의 병이 몸에 드러날 지경이 되었던 지난날의 상처, 어쩌면 아직도 상처로 남아있을 ‘그 일’에 대해 이야기하며 결국 눈물을 가리기 위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안아야 했다. 그런데 지켜보는 입장에서 그 눈물마저도 기뻤다. 마침내, 돌아와준 그녀가 반가웠기 때문이다.

송윤아라는 배우의 귀환이 무엇보다 반가운 일이다. 드라마 ‘미스터Q’ 속 트렌디한 악녀의 모습부터 드라마 ‘종이학’에서 보여준 굴곡의 댄서,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인간 송윤아의 모습 그대로가 고스란히 담겨있던 드라마 ‘호텔리어’, 영화 ‘광복절 특사’나 ‘사랑을 놓치다’, 무엇보다 드라마 ‘온에어’ 속 엉뚱한 매력의 서영은 작가 등, 그의 지난 필모그래피를 들출 수록 이 배우의 컴백은 손뼉을 칠만큼 기쁜 일이다.

그러나 지금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배우 송윤아가 아닌 인간 송윤아에 관한 것이다. 배우 송윤아만큼이나 어여쁜 인간 송윤아의 귀환이 어찌 반갑지 아니할까. 송윤아를 처음 만난 것은 2009년, 나는 그 해 막 기자 생활을 시작했던 햇병아리였다. 그 무렵 나름 일대의 사건을 겪었다.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한 유명 여배우가 인터뷰 전후 무례한 언행을 하는 것을 목격했고, 이후 모든 유명 여배우에 대한 마음의 벽, 일종의 선입견이 생길 정도로 큰 실망감을 느꼈던 사건이었다. 그런데 송윤아와의 첫 인터뷰에 무려 30분 가까이 지각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명백한 나의 실수였고, ‘여배우 공포증’마저 생겼던 시기였던 터라 ‘송윤아라는 여배우에게 맞게 될 폭격(?)’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꽤 단단히 하고 인터뷰에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송윤아는 “기자님이 지각해주신 덕분에 저는 식사를 할 수 있었네요. 같이 드세요”라며 생글생글 웃었다. 거듭 사과하는 기자가 혹여나 무안해할까 상대를 챙기는 마음이 전해졌다. 인터뷰는 그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수 있었다. 첫인상이 이토록 완벽했던 이 여배우를 인간으로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송윤아는 한창 왕성하게 활동할 시절, 늘 현장에서 배우나 감독은 물론, 스태프 등 주변사람을 살뜰히 챙기는 이로 유명했다. 그와의 첫 인터뷰에서 그런 미담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날 인터뷰 뒤로 한동안 그를 볼 일이 없었다. 가끔 송윤아의 전작들을 우연히라도 보게 되면, 괜시리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꽤 오랜 시간 그는 얼굴을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우연히 사석에서 그를 만났다. 만나자마자 ‘왜 복귀 안하느냐’며 따져 물었다. 특유의 호쾌한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는 그에게 ‘어서 빨리 작품활동 하라’며 다그치기도 했다. 그런데 송윤아는 “실은 ‘여배우’라는 말이 과거에도 지금도 너무 어색하게 다가온다”는 의외의 답을 들려줬다. 그가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은 지 6년에 가까운 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대중은 그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그는 스스로를 여배우라 부르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니. 보다못해 그가 복귀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내용의 기사까지 썼다.

그리고 또 몇 달이 지나, 주변의 꾸준한 권유 탓인지 송윤아가 마침내 복귀를 마음 먹게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돌이켜보면, 그는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배우였고 그 안에서 행복했던 인간이었기에 주변을 그리 살뜰히 챙길 수 있었을 것이다. 또 그만큼 사랑하는 일이었기에, 다시 돌아오기까지 많은 고민과 시간이 필요했으리라 생각한다. 배우라는 이름이 아직 무겁게 느껴진다 말하는 것 역시도 그가 자신의 일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왔던 그는 다시 그토록 사랑하는 일을 하는 온전한 송윤아로 돌아오게 되었다.

오는 8월 방송되는 MBC 드라마 ‘마마-세상 무서울 게 없는’에서 송윤아는 낯선 타국에서 홀로 아들을 키워낸 싱글맘을 연기할 예정이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어느 날 느닷없이 벌어진 상황 속에서도 뚜벅뚜벅 씩씩하게 걸어오던 그가 어느날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다. 조금 잔인한 말로 들릴 수 있겠지만, 오랜 공백기 동안 온 몸이 새까매질 정도로 고된 시간을 견뎠던 그는 배우로서는 더 풍부한 감정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송윤아에게 밥을 지어준 요리연구가 임지호가 “악천후 속에 자라는 나무는 더 멋들어진 나무로 존재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말이다. 이제 그가 더 멋들어진 배우로 돌아와줄 것을 기대한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영화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