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잊지 않겠습니다① 월드컵 명장면 베스트3

월드컵 하이라이트

러시아전 이근호 첫골, 알제리전 손흥민 눈물, 벨기에전 김승규 선방(위부터)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의 꿈은 아쉽게 좌절됐다. 하지만 새벽잠을 설치며 응원한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서 최선을 다해 뛴 태극전사들의 땀과 눈물은 잊히지 않을 것이다.

27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H조 조별예선 3차전 대한민국과 벨기에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결과는 0-1 아쉬운 패배. 후반 32분 벨기에의 베르통엔에 결승골을 허용하며 16강을 향한 실낱 같은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무2패로 최하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비록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온 국민이 하나가 돼 이를 지켜봤다. 때론 가슴 벅찬 감동의 순간도 있었고, 안타까운 순간도 있었다. 국민들을 울리고 웃긴 브라질 월드컵의 하이라이트 장면들을 다시 살펴봤다.

# 1. 러시아전 이근호 월드컵 첫 골

지난 18일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근호는 후반 10분 박주영과 교체 투입됐다. 그는 후반 22분 한국영의 패스를 이어받아 10여미터 드리블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쪽 공간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이는 러시아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의 손을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득점에 성공했다.

감격스러운 첫 골에 축구 경기를 관전하던 국민들과 이를 중계하던 해설위원들도 한 마음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특히 KBS 축구중계를 맡은 이영표는 이근호의 선전을 예견한 바 있어 감격한 듯 목이 맨 채로 이근호를 외쳤다. 이영표는 “제가 뭐라고 했느냐”고 반복했고 “이근호 선수가 들어가서 해결해 줄 거라고 했지 않았냐”고 했다. 이영표는 이어 “두 세번 지적했다. 러시아 골키퍼가 공을 자신있게 캐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며 “이제부터 예측하지 않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2. 알제리전 손흥민 통탄의 눈물

알제리전 직후 쏟아진 손흥민의 눈물이 축구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대한민국은 23일 알제리전에서 2대4로 패하면서 16강 진출에 먹구름이 끼었다. 전반전 알제리에 연달아 3골을 내준 대한민국은 후반 들어 손흥민의 만회 골로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으나 끝내 패하고 말았다. 손흥민은 월드컵 첫 득점을 하며 열의를 보여줬지만, 팀이 패하자 끝내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

벨기에전에서도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던 막내 손흥민은 16강 진출이 수포로 돌아가자 또 다시 눈물을 쏟아내 지켜보던 이들을 먹먹하게 했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상당히 아쉬웠고 형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막내로서 제 몫을 하지 못했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과 형들이 괜찮다고 많이 위로해줬다. 아직 다음 기회도 많이 있고 충분히 잘할 것이라고 위로받았다”고 덧붙였다.

#  3. 벨기에전 김승규의 선방

김승규는 월드컵 무대에서 화려한 선방 쇼를 보였다. 김승규는 벨기에전에서 정성룡 대신 주전 골키퍼로 나섰다. 대표팀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상황에서도 김승규는 훨훨 날았다. 이날 경기는 1-0으로 비록 패했지만, 차세대 골기퍼로서 김승규의 활약이 돋보였다. 김승규는 한 차례 실점했지만 7차례 유효슈팅을 막아내며 생애 첫 월드컵 무대에서 큰 활약을 보여줬다.

김승규의 선방에 외신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FIFA는 라이브 문자중계 도중 ‘굿세이브’라고 칭찬했다. 이어 그의 플레이에 대해 “편안하고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며 “경기 막판 벨기에의 결정적인 슈팅을 막기도 했다”고 전했다.

영국 언론 ‘더 미러’는 “좌우 뿐 아니라 앞뒤로 움직임이 좋다. 골문을 비우고 뛰쳐나와 커버하는 판단력이 탁월하다. 안전한 손(Safe hands)을 갖고 있다”고 골키퍼로서의 역량을 칭찬했다. 이탈리아 언론 ‘풋볼 이탈리아’도 “공격수에 대응하는 순발력이 뛰어나다. 공을 끝까지 보는 집중력이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김승규는 경기 후 “경기장에 들어간 순간부터 관중이 많고 하니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후반에 내 실수로 실점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한 “월드컵 무대는 경험 쌓으려고 나오는 것도 아니고 완벽한 준비를 통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건데 다음 월드컵에는 최고의 컨디션 최고의 몸 상태로 나오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isa.co.kr
사진. KBS, MBC 월드컵 중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