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2014 상반기③ 시사보도 MBC KBS 신뢰도 하락, JTBC 급상승

행운을 가져 오는 ‘청말띠’의 해라고 일컬어지는 갑오년도 어느덧 상반기가 훌쩍 지나갔다. 올 상반기 방송가는 4월 벌어진 세월호 참사로 어느 때보다 슬픔과 애도를 표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또 세월호 사건 보도에 따른 방송가 자성의 목소리와 후폭풍도 적지 않은 파장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외적으로는 경기 불황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 규모가 대폭 축소되면서 방송사들도 힘겨운 보릿고개를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케이블TV와 종합편성채널의 약진과 함께 속속 등장한 참신한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은 기대 이상의 몫을 해 내며 각광받았다.

상반기 방송가를 주름잡은 몇가지 키워드를 드라마, 예능, 시사보도에 걸쳐 정리해봤다.

국가적 참사로 기록될 세월호 사고를 비롯, 상반기만 하더라도 참으로 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난 2014년이었다. 위험천만한 사건사고 속 사회안전망에 대한 의심 역시도 커지고 있다. 이럴 때일 수록 ‘감춰진 진실’을 알고자하는 대중의 욕구는 더욱 커지며, 보도, 시사 프로그램이 실체적 진실을 파헤쳐주길 기대하는 심리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손석희가 진행하는 JTBC '뉴스9'이 지상파를 제치고 신뢰도 1위로 우뚝 섰다

손석희가 진행하는 JTBC ‘뉴스9’이 지상파를 제치고 신뢰도 1위로 우뚝 섰다

지상파 3사의 세월호 보도, JTBC보다 더 선정적이었다

그렇지만 올해도 역시 지상파 중 친정부 성향을 가진 KBS와 MBC는 비판 기능이 위축되었다는 비난을 피해갈 수 없었다. 급기야 세월호 보도 분석과 관련, 두 방송사의 막내급 기자들이 사내 게시판 등을 통해 “보도참사를 막을 수 없었다”는 내용을 담은 양심선언을 해 보도국이 발칵 뒤집히는 일도 생겼다. 이후 비공식석상에서 세월호 사건을 교통사고와 비교한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사퇴선언을 하게 되는 일도 벌어졌다. 그는 사퇴 당시 길환영 KBS 전 사장이 정부의 입김 속 보도에 개입했다며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고, 결국 길 전 사장은 해임되고 말았다.

그런가하면 MBC 역시 조용할 날은 없었다. MBC 노조에서는 자사의 세월호 보도가 형편없었다며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노출했고, 예능국 권성민 PD가 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세월호 참사의 MBC 보도는 보도 그 자체가 참사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혹평해 사측으로부터 징계를 받는 일도 있었다. 이같은 과정 속에서 지상파 보도국의 신뢰도는 땅에 떨어지게 됐고, MBC 출신 손석희가 진행하는 JTBC ‘뉴스9’의 신뢰도가 상승하게 된다.

JTBC 역시 세월호 보도와 관련, 피해자에 부적절한 질문을 해 질타를 받아야했지만, 실제 텐아시아가 자체적인 재난보도준칙을 기준으로 지상파 3사와 JTBC의 세월호 보도를 분석한 결과, (관련기사 링크 세월호 침몰 다룬 KBS MBC SBS JTBC 저녁뉴스 비교 ) JTBC가 가장 기준에 부합하는 보도를 보여줬다. 또 지난 5월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 조사 결과, JTBC가 KBS MBC SBS를 제치고 가장 신뢰받는 방송사 1위를 기록했다. 세월호 참사 이전에 비해 신뢰도가 무려 3배 가까이 오른 결과다.

김상중이 '개과천선' 제작발표회에서 세월호 사건을 언급했다

김상중은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 중 눈물을 보였다.

‘그것이 알고싶다’ 영향력 여전, 진행자 김상중 눈물에 대한 반응은 양분

그런가하면 올해는 22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SBS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유독 주목받은 한 해였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세월호 관련, 4부작 특집방송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무엇보다 ‘일베'(일간베스트의 약칭으로, 극우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찌라시, 소시오패스 등 대중이 관심을 갖는 소재를 시의적절하게 방송해 큰 반응을 얻는 것에 성공했다. 지난해 일명 ‘사모님 사건’인 2002년 여대생 공기총 청부 살해 사건을 추적, 큰 반향을 일으킨 이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MC 김상중이 세월호 편 진행 도중 눈물을 보인 것을 두고는 반응이 엇갈린다. 국민정서와 눈높이를 맞춰 호소력이 짙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녹화방송인만큼 충분히 눈물을 걸러낼 수 있었음에도 그대로 내보낸 것은 저널리즘의 성격과는 맞지 않았다는 비난 역시 피하기 어려웠다.

JTBC '썰전' 스틸. 이철희, 김구라, 강용석(왼쪽부터)

JTBC ‘썰전’은 예능화된 시사 프로그램 중 독보적 지위를 선점했다.

시사의 예능화 물결

지난해부터 시작된 시사교양의 예능화 역시 여전했다. 진보의 이철희 소장과 보수의 강용석 변호사가 출연해 각 진영의 입장을 들려주는 JTBC ‘썰전’은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여전한 인기를 자랑했다. KBS 역시 김구라 성시경 등 연예인을 MC로 한 시사프로그램 ‘역지사지 대변인들’을 선보였고, SBS도 이효리 문소리 김구라 등이 MC로 발탁된 ‘매직아이’를 통해 사회적 이슈와 예능적 요소를 버무리기 시작했다. ‘역지사지 대변인들’은 결국 ‘썰전’의 아류라는 혹평 속에 정규편성이 좌절됐으나, ‘매직아이’의 경우, 시사교양적 요소를 전면에 내세우기 보다 예능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더 뚜렷하게 내세우며 내달 정규편성이 확정돼 첫 정식 방영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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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JTBC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