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프로 현주소② 누가 대중의 눈과 귀를 막는가

세월호 메인

2014년 대한민국 시사 프로그램은 어디로 향하고 있나. 지난 4월 16일 전 국민을 비탄에 빠지게 한 세월호 침몰 참사는 정부와 언론의 무능함을 되돌아보게 한 계기였다. 비판적인 시각을 잃은 채 영혼 없이 반복되는 ‘자기 복제 보도’는 세월호 침몰 참사가 낳은 또 다른 참사였다.

보도의 영역이 침체기에 빠짐과 함께 시사 프로그램이 위축됐다는 점도 뼈아프다. 탐사보도(사건 자체보다는 그 사건의 이면을 적극적으로 파헤치는 언론보도방식)의 선봉으로 사회 개선에 앞장서야 할 시사 프로그램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도 반복됐다.

세월호 국면에 세월호 특집 편을 제작·방송한 KBS2 ‘추적 60분’, MBC ‘PD 수첩’,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 지상파 3사의 시사 프로그램에 대중이 뜨거운 반응을 보인 것은 이러한 상황에 놓인 대중의 심리를 반영한다. 알고 싶은 욕구는 가득한 데, 이에 상응하는 정보는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 시사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환대’의 근저에는 무너진 언론에 대한 반발 심리가 깔려있다.

과거로 돌아가자면 끝이 없지만, 세월호 국면만 놓고 봐도 문제는 꽤 심각하다. 앞서 KBS 길환영 전 사장의 퇴진과 관련해 파업을 진행했던 KBS 노조 측은 “길 사장이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를 통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SBS PD 협회는 지난달 19일 6.4 지방선거를 이유로 들어 ‘그것이 알고 싶다’ 세월호 편 제작 중단을 지시한 SBS 측에 “ 세월호 참사 관련 방송의 준비 과정에 발생한 제작책임자의 불합리한 의사결정 번복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결국, SBS 측은 PD 협회가 이와 관련한 총회 개최를 고지하자 “원래대로 방송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소요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상파채널 시사 프로그램의 PD A 씨는 “솔직히 말해 정권에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는 프로그램 제작이 자유롭지 못하다”며 “정파 싸움과 이해 다툼의 가운데서 사측의 눈치까지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해 사측의 프로그램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다소 식상한 명제가 다시금 떠오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시사 프로그램의 역할과 기능이 다소 축소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방송의 파급력’이란 실로 막강하다. ‘사실’ 너머의 ‘진실’을 쫓아야 할 시사 프로그램의 쇠락은 국민의 피해로 직결된다. 언론의 본령을 직시한 각 방송사의 현명한 판단이 절실한 시점이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