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트로트의 연인’, 뻔한 드라마의 뻔하지 않은 트로트 사용법

트로트의 연인 캡처

KBS2 ‘트로트의 연인’ 1회 2014년 6월 23일 월요일 오후10시

다섯 줄 요약
학창시절 마라톤 선수 출신이었던 최춘희(정은지)는 마라톤 행사에서 조작으로 완주하는 인기 뮤지션 장준현(지현우)을 발견하고 악연을 쌓는다. 장준현은 함정에 빠져 최고의 위치에서 바닥으로 떨어지고, 연인이었던 수인(이세영)도 떠나버린다. 최춘희도 아버지(강남길)가 빚을 남기고 떠나 어린 동생과 둘만 남는 처지에 놓였다. 준현의 소속사 사장 희문(윤주상)은 나락에 떨어진 준현에게 옛 트로트 가수의 딸인 춘희를 신인 뮤지션으로 키울 것을 제안한다.

리뷰
흔히 트로트에는 서민의 애환이 묻어 있다고 한다. 트로트는 신명난 춤 한 판을 벌일 정도로 즐겁기도 하고, 또 눈물을 흘릴 정도로 구슬픈 음악을 들려주기 때문. 뜨거운 사랑, 따뜻한 가족애 등 우리 삶이 녹아 있는 노랫말도 트로트의 매력이다. ‘트로트의 연인’도 이러한 트로트의 매력을 한껏 살리며 뻔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가 됐다.

‘트로트의 연인’ 1회에서 트로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며 드라마를 가득 채웠다. 마라톤 선수를 꿈꿨던 최춘희는 트랙 위를 달릴 때나 회식 자리에서도 ‘님과 함께’를 불렀다. 춘희가 동생 최별(유은미)을 달래줄 때에는 함께 트로트 가수로 변신해 반짝이 의상을 입고 율동까지 소화하며 ‘님과 함께’를 부르는 상상 장면을 삽입해 트로트의 요소를 살렸다. 슬픈 장면에서도 ‘님과 함께’를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해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님과 함께’라는 하나의 트로트로 신이 나는 장면과 슬픈 장면을 모두 연출해 트로트에 묻은 우리네 애환을 표현한 것이다.

너무 트로트에 몰두하다 보면 로맨틱 드라마에서만 표현할 수 있는 세련미를 놓칠 수도 있다. 그러나 ‘트로트의 연인’은 천재뮤지션 출신 지현우와 귀족처럼 신성록의 코믹 연기를 내세우면서 세련미와 함께 웃음까지 잡으며 야심만만한 출발을 알렸다. 지현우의 과장된 코믹 연기와 신성록의 잔잔히 던지는 깨알 같은 연기는 앞으로도 극의 웃음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소녀가장 처지에 놓인 여인이 천재뮤지션과 함께 트로트의 여왕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다룬 ‘트로트의 연인’은 어찌보면 이미 처음부터 결말을 그릴 수 있을 정도로 뻔하다. ‘트로트의 연인’이 뻔한 스토리에 트로트라는 이색적인 소재와 곳곳에 스며든 코미디 요소로 어떻게 뻔하지 않은 드라마를 탄생시킬 것인지 기대된다.

수다포인트
– 정은지, 마라톤 소녀로 ‘어벤져스’ 출연해도 될듯. 노래 하는 기가 막힙니다.
– 지현우, 듬직한 어깨…
– 다른 사람의 물건을 습관적으로 가져간 신성록이 말합니다. “물건 관리 잘해~”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 KBS2 ‘트로트의 연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