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독맨션, “즐겁게 뛰는 동네형 그게 우리죠”(인터뷰)

불독맨션 (5)불독맨션,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이들이다. 특유의 유쾌하고 그루브한 음악을 선사해온 불독맨션 세 사람은 그들 자체도 흥겨웠다. 특별한 유머 없이 그들 자체만으로도 힘찬 그들은 새롭게 대중 앞에 등장했다. 불독맨션은 지난 2002년 1집 ‘펑크(FUNK)’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이어 이듬해 2집 ‘살롱 드 뮤지카(Salon De Musica)’를 발매하며 자신들만의 색을 확고히 했다. 그리고 9년의 공백이 있었다. 9년의 공백 뒤 지난 2013년 ‘리빌딩(Rebuilding)’으로 뜻깊은 컴백을 알린 불독맨션은 드러머 조정범의 탈퇴로 팀을 재정비했다. 넷에서 셋이 된 불독맨션의 새 앨범 타이틀은 말 그대로 셋이다. 스페인어로 3을 뜻하는 ‘뜨레스(Tres3)’를 들고 온 불독맨션은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불독맨션이 정의하는 그들의 ‘셋’, 새롭게 다가오는 그들의 발걸음은 어떨까.

Q. 1년 만에 새 앨범을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불독맨션에게 어떤 의미인가?
이한철 : 이번 앨범은 ‘세 명의 불독맨션으로 살아가기’라 정의할 수 있다. 불독맨션이란 밴드는 데뷔 후 15년 동안 늘 같은 구성으로 꾸려왔다. 그런데 한 멤버가 빠지니… 수치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을 떠나 솔직히 기댈 기둥이 없어진 느낌이다. 그래서 많이 아쉽다. 그래도 세 명이 불독맨션을 계속 이끌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이 든다.
서창석 : 그래서 이번 앨범 인트로에는 아예 드럼이 등장하지 않는다. 다른 곡에서는 드럼 연주가 아닌 프로그래밍으로 소리를 넣었다. 공연 때는 세션 멤버가 따로 와서 연주를 해준다. 아무래도 빠진 사람의 자리가 곧 불독맨션의 하니 그것을 억지로 채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Q. 그런데 예전부터 늘 궁금해왔던 것인데… 불독맨션이란 이름이 굉장히 특이하게 느껴졌다. 멤버 중에는 불독을 닮은 사람도 없는데 하하. 이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이한철 : 하하. 이 이름 아무 뜻도 없다. 후배 중에 특이한 후배가 있다. 그 후배가 말하길 자기는 나중에 불독맨션이란 이름을 사용할 것이라 했다. 어쨌든 멤버들과 만나서 팀 이름에 대해 정하려 했는데 막상 잘 안떠올랐다. 그러다가 후배가 얘기한 불독맨션이 떠올랐다. (모두 동의했나?) 당연! 모두 동의했다. 당시에는 좀 쓰다가 다른 이름으로 갈아탈 것이라 생각했는데 15년 동안 우리의 이름이 됐다. 아! 추천해준 후배의 이름은 노이즈 캣이다.

Q. 세 사람의 첫 만남도 궁금하다. 원래 알고 있던 사이었는지?
이한철:예전에 지퍼라는 팀에서 활동을 했었다. 그 때 세션이 한주였다. 한주 머리 참 길었었는데… (얼만큼 길었는지?) 아마 어깨 밑이었나? 하하. (서창석 : 맞아 맞아. 진짜 길었어) 한주는 얼굴도 이국적으로 생겨서 안토니오 반데라스 이런 느낌이었다.
서창석 : 드러머 정범 형과 한주는 먼저 알고 있던 사이었다. 한철이 형의 첫 인상은 에너지 많고 활달한 사람이었다. 밴드를 하기 전에도 봤었는데 기타칠 때 에너지가 넘쳤고 특히나 점프가 돋보였다. 조랑말 같은 느낌이었다.
이한철 : 지금은 점프가 그 때만큼 높지가 않아. 하하.

불독맨션Q. 당신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개그가 아니더라도 대화 그 자체로도 유쾌하다. 불독맨션의 음악은 이처럼 긍정적인 이미지가 대부분이다. 이런 이미지에 대한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이한철 : 긍정적인 이미지가 있기에 정말 좋다. 무대에 올랐을 때 처음부터 관객들이 들썩이게 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란 쉽지 않다. 그 때 노래로 설득을 하는게 중요한데 첫 곡부터 뛰고 신나는 모습을 보이니 좋은 영향이 작용되는 것 같다. 음… 그런데 뮤지션은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사회적 환경과 동떨어질 수는 없다. 최근 세월호 사고도 그렇고 무대에 오를 때 무조건 밝기 보다는 옆을 든든하게 지켜줄 수 있는 그런 노래를 불러주는 불독맨션이 되고 싶다.
이한주 : 이번 앨범 수록곡들도 마냥 발랄한 것은 없다. 굳이 방향을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지친 이들에게 힘이 돼주는 그런 음악이 됐음 좋겠다.

Q. 불독맨션은 무려 9년이라는 공백기를 가졌다. 불독맨션의 음악을 많은 팬들이 그리워하고 당신들의 컴백을 기다렸었다. 그랬기에 지난 2009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이하 GMF)에서 다시 뭉친 불독맨션의 모습은 반가웠었다. 이한철의 눈물도 인상적이었다.
이한철 : 아… 그 때 그것은 눈물이 아니다. 땀에 눈이 들어간 것이다. 하하(서창석, 이한주 : 눈물 맞잖아) 울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팬들이 ‘울지마. 울지마’라 외치셨다. 땀이었다. 아무래도 GMF는 재결성을 하게된 직접적인 계기였다. 이전에는 한 번 하면 좋겠다, 불독맨션으로 해보면 어떨까 등 생각에만 그쳤었는데 출연 제안을 받고 무언가 실현되는 느낌이었다. 물꼬를 터준 계기였다.

Q. 불독맨션은 홍대 인디밴드들의 선배다. 불독맨션이 등장했던 15년 전과 현재 홍대 인디밴드의 위상, 그들을 둘러싼 환경은 확연히 달라졌다. 최근 홍대나 인사동 등을 걸으며 버스킹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정도로.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선배의 느낌은 어떤가?
이한철 : 지향점이 생겼다는 느낌이 든다. 십센치(10cm)나 장미여관, 데이브레이크, 슈가볼 등 많은 인디 가수들이 메이저 가수 못지않는 인지도를 가지고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나. 이들 덕분에 인디 가수들에게 미래나 지향점이 보이는 것 같다. 또 공연장도 다양하게 생기고 있다. 불독맨션이 예전에 공연할 때는 지하실 냄새, 땀이 뒤섞인 냄새가 생각났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다양한 장소에서 새로운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좋다.

불독맨션 (3)Q. 어느 덧 올해로 데뷔한지 15년이 됐다. 지금까지 변함없는 모습으로 불독맨션을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팬들이 많다. 그 중 특히 기억나는 팬이 있다면 어떤 팬인가?
서창석 : 예전에 활동할 때 중학교 교복을 입고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마다 오던 친구들이 생각난다. 지금은 학교 선생님이 되기도 했다. 밴드의 역사와 더불어 나이도 들고 어른이 돼가는 팬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남다른 느낌이 든다.
이한철 : 팬들은 우리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거의 모든 사정을 다 안다. 그래서 더 의미가 깊다. 아! 안산 밸리 락 페스티벌 무대도 인상 깊었다. 당시 펑키한 곡을 연주하는데 청년 몇 명이 저 멀리서 오는 것이었다. 크레용팝의 ‘직렬 5기통 춤’을 추며 무대 쪽으로 신나게 뛰어왔다. 이름 모를 청년들이지만 정말 인상 깊었다. 청년들의 모습에서 느낀 것처럼 불독맨션의 음악이 즐기고 들썩이는 음악인데 카리스마를 느끼며 우러러보는 우상의 밴드가 아니라 함께 즐겁게 뛸 수 있는 동네 형 같은 밴드가 되고 싶다.

Q. 팬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는 모습이 불독맨션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임엔 틀림없다. 마지막으로 소중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한철 : 지난 번 앨범과 다른 것은 멤버 한 사람이 줄었다는 것이다. 그 친구의 팬이더라도 우리를 계속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 하하. 좋은 음악으로 보답드리겠다.
이한주 : 약간의 변화가 있긴 했지만 많은 분들께서 공연장으로 오셔서 함께 어깨를 들썩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서창석 : 오래된 고정 팬들을 넘어 다양한 분들께 불독맨션의 음악을 알리는 것도 하나의 숙제인 것 같다. 팬들이 우리와 함께 널리널리 불독맨션의 음악을 전파해 많은 이들과 좋은 감정을 즐겼으면 좋겠다. 불독맨션 역시 보다 더 친밀한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게 마음 가짐을 단단히 하겠다.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