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나야(1)

'트라이앵글'을 통해 얼굴을 알리느라 바쁜 신인배우 나야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트라이앵글’을 통해 얼굴을 알리느라 바쁜 신인배우 나야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My Name is 나야, 본명은 이나경이다. 홍콩에서 광고 모델로 활동할 당시 ‘나야 리’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나연’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했었지만, 다시 ‘나야’로 바꾸게 됐다. 홍콩에서 ‘나야’라고 불리울 때 기억이 좋기도 했고, 이름자체의 자유분방함이 좋았기 때문이다. 참, 홍콩에서 나를 소개할 때, ‘나야는 ‘It’s me’라는 뜻이야’라고 했더니, 외국친구들이 신기해하더라.

여섯 살 무렵, 내 인생의 영화를 만났다. 비비안 리가 나오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다. 명화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가슴이 너무도 떨렸다. 그야말로 ‘쿵.쿵.쿵. 꼭 배우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역배우 생활은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렇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너무 어려서인지, 현장에서 오래 대기하고 낮밤이 뒤바뀌는 것을 참지 못해 기억할 작품도 없이 그만두고 말았다. 그 뒤로 죄책감인지 내 자신에 대한 실망인지 모르겠으나, 나는 ‘배우 하겠다’라는 말을 입밖에 꺼내지도 못했다.

초등학교 때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했던 나는 학예회를 하면 대본을 쓰고 캐스팅까지 도맡아 하며 연극을 만들어 올렸다. 춤추고 노래하는 것도 어찌나 좋아했던지, 용수철처럼 달려가 무대 위에 서 있었다. 그렇지만 중학교 올라가서는 성격이 바뀌었고, 늘 위축돼있었다. 사람들 앞에 나서기만 해도 떨었다. 아직도 그런 떨림은 묘하게 남아있는 것 같다. 아, 무슨 일이 있었냐고? 가정환경이 좀 나빠졌었다.

홍콩에서 모델로 안주할 수 있었으나, 배우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나야

홍콩에서 모델로 안주할 수 있었으나, 배우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나야

배우의 꿈은 그래도 늘 가슴 한 켠에 차곡차곡 간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대입시기, 말로는 ‘호텔경영학과를 갈거야’라고 했지만, 연극영화과가 있는 학교를 한 번 더 돌아보았다. 그렇지만 용기가 없었다. 인생을 걸고 도박을 하고 싶지 않았다. 열심히 하는 만큼 성과가 나오는 일에 뛰어드는 것이 맞다고 여겼다.

대학에 다니면서 우연찮게 모델 일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홍콩 모델 에이전시로부터 제안을 받아 그곳에서 활동할 기회를 얻었다. 사실 처음에는 ‘모델을 하다 배우를 할 마음’이라며 거절했는데, 1년이 지나 다시 제안이 왔을 때는 덥석 하겠다 했다. 배우가 되려고 지속적으로 시도를 했지만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해 지쳐있는 상태였다.

홍콩 생활은 내 인생의 선물같은 시간이었다. 중국어를 할 수 있어 언어가 통한다는 것도 즐거움이었고, 모델에 대한 예우도 좋았다. 무엇보다 기회들이 참 많았다. 3개월 계약을 하고 들어간 홍콩에서 1년을 있게 됐다. 그렇지만 계속 머물다 보면 모델로 안주하게 될 것 같았다. 내 꿈은 배우였는데 말이지. 그렇게 나는 귀국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드라마 ‘아이리스2’ 오디션을 보았다. 워낙 대작인 탓에 기대도 없었는데, 내가 캐스팅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행복했다. 표민수 감독님의 작품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로도 기뻤다. 내가 연기한 정수민은 비극을 안은 캐릭터였는데, 배우로도 욕심나는 배역이었다. 행복했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야는 자신의 무기는 긍정적인 성격이라고 말했다

나야는 자신의 무기는 긍정적인 성격이라고 말했다

‘트라이앵글’에서 연기하는 수정 역시도 벅찬 캐릭터다. 오디션 때 어찌나 떨었는지. 네 신 정도를 보여드렸는데, 너무 떨었던 탓에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온 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상대역 임시완 씨와는 제법 가까워졌다. 매너가 참 좋은 분이다. NG를 내도 배려를 해주시고, 연습할 때 대사도 꼭 같이 봐준다. 그런데도 그를 보면 너무 슬프다. (극중에서) 내가 짝사랑하는 상대이니까.

나만의 무기? 성격인 것 같다. 외모나 연기력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특히 연기력이 무기가 되고 싶지만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성격만큼은 자신있다. 인사성도 좋고 일단 어른들이 예뻐해주시는 타입이다. 스태프들도 편하게 대해주시는 것 같다. 현장에서 혼이 나더라도 위축되거나 피하지않고 즉각 ‘죄송합니다’라고 이야기하는 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칠 때가 있다면 나는 걷는다. 몸이 지치고 지칠 때 까지 걷다가 바로 잔다. 내일 뭐가 될지, 5년 뒤에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인생에는 불안감도 있지만 기대감도 있다.  이런 과정들 모두 연기자로서의 나를 자라게 할 테고 더 큰 그릇의 배우가 되는데 필요한 시간일거라 생각한다.  만약 스스로를 믿지 못하면 결코 지킬 수 없는 꿈을 나는 품었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