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갑동이’냐 아니냐는 결국 피묻은 잠바를 어떻게 닦느냐의 문제

'갑동이' 방송화면

‘갑동이’ 방송화면

tvN 금토드라마 ‘갑동이’ 20회 2014년 6월 21일 오후 8시40분

다섯줄요약
최후의 심판을 남기고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던 갑동이, 차도혁(정인기)은 자신의 카피캣, 류태오(이준)에게 자신을 끝내달라고 말한다. 류태오는 “한때 나의 신, 나의 영혼, 차도혁 씨, 내가 이제 당신을 뛰어넘었어”라는 말을 내뱉으며 미소짓는다. 하무염(윤상현)을 만나기 위해 병원으로 가던 길, 류태오는 끝내 갑동이가 보낸 칼을 맞고 숨진다. 하지만 갑동이의 최후도 처참했다. 그는 다른 죄수의 달걀반찬을 뺏어먹다 눈에 포크를 맞는다.

리뷰
갑동이로부터의 자유는 갑동이 자신조차도 원하는 것이었다.

연쇄살인마, 갑동이를 잡기 위해 인생을 걸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제 종착점에 닿았다. 종착점에서조차 사람들은 갑동이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인생을 느끼고 있었다.

하무염도 오마리아(김민정)도 1회에서부터 지금까지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을 한탄한다. 하지만 결국 그 안에서 서로를 의지할 존재를 발견한 것을 저도 모르게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그 지리한 싸움 안에 있는 것은 갑동이 역시 마찬가지. 매일을 자신의 목을 옥죄며 감옥에 갇힌 채 살아가는 그는 여전히 자신과 싸우고 있었다. 그러다 마주한 류태오의 자신만만한 미소에 그는 결국 자신을 극복하지 못하고 또 한 번 칼을 내던진다. 그 칼에 맞은 류태오는 “죽음이 아니고는 멈출 수 없는 것이었나”라며 허덕이다 숨을 거둔다.

그리고 이 모든 비극의 시작, 갑동이의 실체적 진실이 이야기됐다. 결국 누군가로 인해 받은 지독한 상처, 그것을 극복하지 못해 타인에게 칼을 휘두르고만 갑동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류태오에 이어 또 갑동이의 카피캣이 등장한 것처럼 우리 세계에 갑동이는 무한하다. 결국 그 지독한 갑동이가 겨우 달걀반찬 때문에 눈을 찔리게 된 어처구니 없는 상황 역시도 또 다른 갑동이의 흔적이다.

하지만 세상의 어느 구석에서 갑동이가 탄생하는 비극의 연속 속에서도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치유해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드라마는 오마리아나 마지울(김지원)을 통해 이야기했다. 세상은 이런 사람들로 인해 무수한 갑동이 속에서도 자정능력을 갖고 굴러가게 된다.

수다포인트
-유경철과 강호준이 등장하니, 갑동이의 끔찍함은 더 무겁게 다가옵니다.
-‘피묻은 잠바’는 어쩌면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것이겠죠. 그것을 어떻게 닦아내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 아닐까요.
-그나저나, 칼 맞을 때 이준의 눈연기! 정말 이 사람은 천재 아닐까요?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tvN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