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된 월드컵 중계 전쟁, 약될까 독될까

KBS 조우종 아나운서(왼쪽)와 이영표 해설위원

KBS 조우종 아나운서(왼쪽)와 이영표 해설위원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본격적인 중계 방송 전쟁이 뜨겁다. 개막전에 이어 18일 오전(한국시간) 중계된 대한민국 대 러시아 전 중계로 본격적인 포문을 연 방송 3사의 중계 방송 전쟁은 총력전에 들어선 태세다. 각 사 모두 중계진과 광고 등 모든 방면에서 사활을 걸고 있는 것.특히 예년 월드컵에 비해 두터워진 중계진으로 일찌감치 대비에 나선 데 이어 예능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송 콘텐츠를 비롯한 이벤트로 시청자 눈길잡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과잉 홍보경쟁을 비롯해 지나치게 과열된 경쟁 분위기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과열 경쟁’ 분위기는 최대한 화제성을 담보하기 위한 방송 3사의 홍보 자료 전쟁에서 가장 크게 보여진다. 한 방송사에서 하루에 월드컵 관련 보도자료만 대여섯 개를 발송하는 등 어떤 방송 이벤트보다도 치열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

특히 시청률에 관해서는 각 시청률 집계 회사별, 지역별, 연령대별로 기준을 달리해 3사 모두 ‘1등 마케팅’에 나서면서 오히려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각 방송사별로 자사에 유리한 쪽으로 분석한 시청률 자료를 제시, 어떤 경기에서는 결국 ‘모두 1등’ 이라는 애매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MBC 월드컵 중계진 송종국, 김성주, 안정환

MBC 월드컵 중계진 송종국, 김성주, 안정환

여기에 각 방송사들은 캐스터, 해설위원과 관련한 시시콜콜한 에피소드부터 어록, 심지어 문자 메시지까지 보도자료화하면서 열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중계 전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우선 광고수입이 가장 큰 이유다. 4년에 한번 돌아오는 월드컵은 광고 시장 규모에서 올림픽과 함께 가장 큰 액수를 차지하는 스포츠 행사다. 이 광고 시장을 움직이는 기준은 바로 시청률이기 때문에 단 0.1%라도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안간힘이 방송 3사의 홍보 전쟁을 낳고 있는 것.

그러나 꼭 실질적인 광고 수입만이 목표는 아니다. 월드컵 중계권료는 수백억 원대에 이르기 때문에 사실 광고가 완전 판매된다고 해도 지상파 3사 모두 월드컵 중계는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홍보전쟁에 열을 올리는 것은 바로 방송사의 브랜드 가치를 고려한 ‘자존심 경쟁’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SBS 차두리 해설위원, 배성재 캐스터, 차범근 해설위원(왼쪽부터)

SBS 차두리 해설위원, 배성재 캐스터, 차범근 해설위원(왼쪽부터)

이와 관련해 한 지상파 방송사의 월드컵 홍보 담당자는 “수익적인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4년에 한번 열리는 월드컵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려는 방송사의 자존심 대결이 더 큰 이유”라고 귀띔했다.

특히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은 SBS가 단독 중계했기 때문에 KBS와 MBC로서는 이번이 8년만의 기회다. 때문에 각 사의 명예를 건 경쟁이 예년 월드컵에 비해 좀더 치열한 양상을 띠고 있다.  물론 경쟁은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안겨주면서 방송사로서는 방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목해봐야 할 지점은 외적인 홍보 경쟁보다 중요한 것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내실있는 중계방송이라는 점이다. 중계를 둘러싼 지나친 과열 경쟁은 시청자들에게는 피로도를 가져다 주고 캐스터와 해설위원들에게 큰 부담감으로 작용해 자칫하면 과잉된 방송으로 흐를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KBS,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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