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골든 크로스’, 세상은 결코 쉽게 변하지 않는다

KBS2 '골든 크로스' 방송 화면 캡처

KBS2 ‘골든 크로스’ 방송 화면 캡처

KBS2 ‘골든 크로스’ 마지막 회 2014년 6월 19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도윤(김강우)은 서동하(정보석) 진상규명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의 만행을 폭로하려 했지만, 사라(한은정)를 납치한 동하에 의해 좌절된다. 도윤은 사라를 구하러 동하를 찾아 나섰다가 총상을 입게 되고 이 과정에서 사라는 목숨을 잃게 된다. 도윤은 이레(이시영)의 간곡한 부탁에 동하에 대한 복수를 멈추지만, 동하는 끝까지 죄를 인정하지 않고 버티다가 결국 구속된다. 도윤은 변호사로 전업해 새로운 삶은 시작하고 출소한 동하는 다시 골든 크로스의 재결성을 꿈꾼다.

리뷰
연예인을 꿈꾸던 하윤(서민지)의 죽음으로 촉발된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암부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하윤의 죽음은 대한민국 정·재계 인사들의 세계에 만연한 스폰서 접대 문화를 비판했고, 한민은행을 둘러싼 ‘상위 0.001%의 이너 서클’ 골든 크로스 멤버들의 이전투구는 사모펀드, 부당해고, 구조조정, 어용노조 등의 문제를 건들며 현실사회의 폐부를 찔렀다.

다소 민감한 사회 문제들을 대담한 터치로 엮어나갈 수 있었던 데는 극의 중심에서 흔들림 없이 무게 중심을 잡은 배우들의 공이 컸다. 김강우는 복수의 중심에 선 강도윤을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내며 극에 당위성을 더했다. 도윤의 복수가 이토록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건 분노와 애절함을 오가는 열연으로 짧은 시간에 도윤의 내적 성장을 담아낸 김강우의 수훈이다.

악역으로 나선 배우들의 활약도 이에 못지않았다. 이제는 명실공히 ‘악역 장인’의 반열에 오른 정보석은 서동하 역을 통해 악역 인생에 방점을 찍었다. 또 마이클 장을 연기한 엄기준이나, 박희서 역의 김규철, 김재갑 역의 이호재 등 배우도 단순 악역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인물에 나름의 페이소스를 더해 보는 맛을 살렸다.

변호사로 전업한 도윤의 상상신은 ‘골든 크로스’의 백미였다.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며 온몸을 복수를 위해 던진 남자가 원한 건 다름 아닌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이었다는 것. 웃음꽃이 만발한 도윤의 상상신에서 가슴 저릿한 무언가가 느껴졌던 건, 그 평범한 기쁨을 누릴 수 없는 도윤의 모습이 이 땅의 소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었다.

“라인만 살아 있으면 조직은 언제든지 다시 만들 수 있어.” 끝까지 죄를 부인하다 구속된 동하가 출소 후 처음 내뱉은 한마디다. 어쩌면 ‘골든 크로스’는 이 대사 한 줄을 위해 지난 3개월간 그토록 처절하게 달려왔는지도 모른다. 세상은 결코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 어찌 보면 이도 저도 아닌 듯한 마지막 장면이 어설픈 해피엔딩보다도 값지게 느껴졌던 까닭이다.

수다 포인트
– ‘골든 크로스’와 ‘빅맨’을 오가며 ‘소시민의 전형’을 연기한 이대연 님께 박수를, 짝짝짝.
– 잡혀가는 차 안에서도 동하와 희서의 ‘남남 케미’는 계속되는군요. 이거 스핀오프로 가도 괜찮을 듯.
– “또 보자”는 말과 함께 다시는 모습을 비치지 않았던 마이클 장. ‘순수악’의 최후는 몹시 허망했음.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KBS2 ‘골든 크로스’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