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그레이스 켈리는 정말 행복했을까(리뷰)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할리우드 여신’ 그레이스 켈리(니콜 키드만)는 모나코의 레니에 3세(팀 로스)와 세기의 결혼식을 올리면서 할리우드를 떠난다. 행복한 결혼생활도 잠시, 왕실 생활에 답답하던 느끼던 그녀는 히치콕 감독의 할리우드 복귀 제안에 귀가 솔깃하다. 하지만 모나코를 호시탐탐 노리던 프랑스는 할리우드 복귀를 고민하는, 이제는 모나코의 왕비인 그레이스 켈리를 이용해 모나코 왕실을 위기에 빠트린다. 기지를 발휘해 위기의 모나코를 구해낸 그녀는 가장 사랑받는 왕비로 추앙받는다. 12세 관람가, 18일 개봉.

10. 모나코를 택한 그레이스 켈리의 삶은 정말 행복했을까. ∥ 관람지수 7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영화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스틸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는 할리우드 배우 그레이스 켈리의 삶을 되살렸다. 그녀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다이얼 M을 돌려라’(1954), ‘이창’(1954)을 비롯해 ‘회상 속의 연인’(1954), ‘나는 결백하다’(1955) 등 약 1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활동기간도 5년 정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가장 기품 있고, 우아한 할리우드 여배우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또 아카데미 트로피도 챙겼다. 미모와 연기력을 겸비한 스타 중의 스타였던 셈이다. 물론 그 당시 국내에서 그녀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하긴 어렵지만, 여하튼 인기 절정의 순간 그녀는 레니에 3세와 결혼을, 그리고 모나코 왕실의 왕비가 돼 할리우드를 떠났다. 가장 화려할 때 사랑을 찾아 할리우드를 떠났기에 더욱 극적이다. 제목 그대로 이 작품은 그레이스 켈리의 삶 중에서도 결혼 후 모나코에서의 삶을 담았다. 화려했던 배우의 삶이 아닌 모나코 왕비의 삶, 그것도 위기의 모나코를 구해낸 그 순간을 중심으로 했다.

사랑을 쫓아 모나코를 선택했지만, 답답함은 어쩔 수 없는 일. 은막의 스타였던 그녀에게 모나코 왕실은 꽉 막힌 공간이다. 모나코의 아름다운 풍광도 보고, 느끼지 못한 사람에겐 쓸모없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어느 날 히치콕 감독의 신작 제안으로 잠시 숨겨뒀던 연기 열정마저 꿈틀거린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배우가 아닌 모나코의 왕비다. 체통을 지켜야 하는 바로 그런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다. 또 프랑스와 대치중인 모나코의 국제 정세는 그녀의 행동반경을 더욱 제한한다. 더욱이 프랑스는 모나코 왕비의 할리우드 복귀라는 흥미로운 가십을 빌미로 모나코를 더욱 곤경에 빠트린다. 이처럼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는 배우에서 진정한 모나코의 왕비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다.

사실 이야기 자체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지점에 놓여 있다. 보통 사람들도 결혼 후에 삐걱대기 마련인데, 화려한 스타였던 켈리의 삶이 순탄하기만 했겠는가. 그리고 배우와 모나코 사이에서 흔들리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 때문에 초반보다 중후반부가 더욱 극적이며 그레이스 켈리의 매력도 제대로 드러난다. 가족과 모나코를 위한 마음을 깨친 그녀의 거침없는 행보를 따라가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추진력과 강단, 거침없는 언변은 그녀를 얘기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처럼 보인다. 또 켈리의 우아함은 니콜 키드만이 잘 살려냈다. 요즘 할리우드에서 가장 우아하고 기품 있는 배우를 묻는다면, 니콜 키드만 역시 빠지지 않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것이다.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는 올해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인 뒤 혹평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 정도로 무참히 몰매 맞을 수준은 결코 아니다. 프랑스의 샤를르 드 골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그려놨으니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칸 인근에 위치한 모나코 왕실 역시 무능하게 그려졌다. 이 영향이 분명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그러니 크게 의식하지 않고 극장을 찾길 바란다. 충분히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