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정도전’ 발톱 꺼낸 이방원, 하륜 손잡고 판세 뒤흔든다

KBS1 '정도전' 방송 화면 캡처

KBS1 ‘정도전’ 방송 화면 캡처

KBS1 ‘정도전’ 43회 2014년 6월 7일 오후 9시 20분

다섯 줄 요약
하륜(이광기)은 이방원(안재모)에게 자신이 이방원을 왕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하고 이방원은 반신반의하며 하륜을 곁에 둔다. 이성계(유동근)는 도읍을 옮길 것을 천명하고 이에 윤소종(이병욱)과 남은(임대호), 조준(전현)은 거세게 반대를 한다. 명에 갔던 정도전(조재현)은 주원장에게 이성계의 책봉할 뜻이 없다는 대답을 듣고 귀국 후 이성계에게 천도를 유예하고 국방력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한다.

리뷰
바람 잘 날이 없다. 고려가 조선이 된 뒤 임금부터 신하까지 모든 것이 바뀌었건만, ‘권력’을 탐하는 이들의 이전투구는 여전하다. 500년 전 역사를 다룬 이야기에서 현실 정치에 대한 기시감이 느껴지는 이유이다.

‘대업(大業)’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사라진 뒤 살아남은 자들과, 살아나가야 할 자들의 이해관계는 더욱 분명해졌다. 앞서 이인임(박영규)와 정도전 사이를 오가며 절묘한 균형 감각으로 은신했던 하륜은 이방원의 왕위에 대한 갈망을 꿰뚫었다. 세자 책봉 과정에서 이성계와 중전(일일화), 정도전의 일침에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이방원은 관상에 이어 풍수지리까지 능한 하륜에 “이 사람에게도 제갈공명이 생기려나 보다”고 반색하며 손을 잡았다.

온갖 역경을 딛고 왕위에 앉은 이성계의 억눌린 감정은 모든 공신이 반대함에도 강력하게 몰아붙인 ‘계룡산 천도’로 표출된다. 물론 명에서 돌아온 정도전에 의해 이는 한시적으로 유예되지만, 이성계가 용상에 오르기 전 정몽주(임호)와 정도전에게 “이 사람은 두 사람이 시키는 대로만 하는 왕이 될 것”이라고 말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정도전에게 모든 군권을 맡기면서도 “내가 생각했던 임금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고 자조적인 말을 내뱉는 이성계의 모습에서는 권력 획득 이후 변화가 일고 있는 한 인간의 고뇌가 읽힌다. 정도전과 이성계간의 관계의 미묘한 균열이 예감되는 순간이다.

여전히 이성계의 총애를 받으며 막강한 힘을 거머쥔 정도전이지만, 앞으로 다가올 싸움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를 것임에 틀림없다. 하륜을 등에 이고 드디어 발톱을 꺼낸 이방원은 미묘한 균열이 일기 시작한 이성계와 정도전의 틈새를 파고 들것이기에. 관계의 균형추가 기운 ‘정도전’에 한 번 더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보인다.

수다 포인트
– “무릇 신하는 임금의 일에 충실히 간언을 하는 것이 본분이고, 임금의 소임은 듣고, 참고, 품는 것이다.” 저기요, 보고 있습니까?
– “밥은 지었으나 뜸을 들이다 말았습니다.” 정치도, 멘트도 하륜처럼.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KBS1 ‘정도전’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