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eyes, ‘우는 남자’ 높은 기대의 덫 > 장동건으로 시작해 김민희로 끝나는 영화

우는 남자 스틸 이미지
미국 땅에 홀로 남겨져 냉혈한 킬러로 살아온 곤(장동건)은 조직의 명령으로 타겟을 제거하던 중 어린 소녀를 죽이는 실수를 저지른다.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는 그에게 조직은 또 다른 명령을 내리고, 곤은 마지막 임무가 될 타겟을 찾아 자신을 버린 엄마의 나라 한국을 찾는다. 하지만, 곤의 마지막 타겟은 실수로 죽인 어린 소녀의 엄마 모경(김민희)이다. 죄의식과 임무 사이에서 방황하던 곤은 조직 대신 모경을 선택한다. 텐아시아 영화 기자 두 명이 각자 다른 시선으로 ‘우는 남자’를 지켜봤다. 청소년 관람불가, 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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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남자’의 최대 적은 ‘아저씨’다. 주연 배우도, 이야기도 전혀 다르다. 하지만 이정범 감독의 차기작이란 점에서 비교는 불가피하다. 또 예고편 등을 봤을 때 ‘우는 남자’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아저씨’와 유사하다. 하지만 이정범 감독과 장동건의 만남이라는 높은 기대치가 있음에도 ‘우는 남자’는 ‘아저씨’만큼의 폭발적인 환호와 흥행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액션, 감성 등 모든 면에서 신선함을 전했던 ‘아저씨’의 매력이 아쉽게도 ‘우는 남자’에서는 조금 부족하다.

먼저 ‘우는 남자’는 곤의 행보에 쉽게 빠져들기 어렵다. 장동건 역시 인터뷰에 앞서 먼저 기자에게 “곤이 왜 그러는지 납득이 안 가나요?”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우는 남자’의 핵심은 킬러 곤이 조직의 명령을 거부하면서까지 모경을 지킨다는 거다. 때문에 곤이 왜 모경을 지켜야 하는지가 보는 사람의 가슴을 파고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납득하기엔 충분한 설명과 표현이 부족했다. 실수로 모경의 아이를 죽인 것에 대한 죄책감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100% 곤의 감정을 이해하기 어렵다. ‘아저씨’ 속 원빈의 행동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확실했다.

장동건은 “모경을 통해서 그동안 믿지 않았던 모성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기 인생에 대해 후회를 하는 것”이라며 “모경 개인을 살리는 것보다 그게 곧 자기 인생의 반성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까지 느낄 관객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참, 곤의 몸에 새겨진 ‘Asian Crack Whore’(마약에 중독된 동양 여자를 비하하는 말) 문신도 힌트다. 단번에 알아채기 어렵다는 게 함정이지만.

‘우는 남자’는 총기 액션을 택했다. 도심 한 복판 또는 환한 대낮의 아파트와 길거리 등 열린 공간에서 벌어지는 총기 액션은 분명 국내 영화에서 보기 드문 지점이다. 다양한 총기가 뿜어내는 무자비한 총질은 제법 짜릿하고, 흥분을 만든다. 총의 활용도는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아쉽다. 새롭고 신선한 총기 액션이란 느낌은 덜하다. ‘아저씨’를 통해 신선하고 짜릿한 맨몸 액션을 보여줬던 이정범 감독이기에, 뭔가 그 이상을 바라는 건 어쩔 수 없는 대중의 마음이다. 그만큼 감독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크기 때문일 게다. 여하튼 그런 점에서 ‘우는 남자’의 액션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정도라고 보기엔 어려울 듯싶다.

다국적 배우의 등장은 영화의 규모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때문에 영어 대사도 많다. 곤을 위협하는 또 다른 킬러로 등장하는 차오즈 역의 브라이언 티, 후안 역의 안토니 딜리오, 알바로 역의 알렉산더 레이스 등 해외 배우들은 튀지 않고 영화에 잘 녹아난다. 한국 배우와 맞물려 액션을 펼치는 모습은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변실장 역의 김희원은 매우 반갑다. ‘아저씨’를 즐겨봤다면 더더욱 반가움을 느낄 것 같다. ‘아저씨’에서나 ‘우는 남자’에서나 특유의 악랄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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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