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드라마스페셜-칠흑’, 어른들이 만든 아이들의 지옥을 그리다

KBS2 '드라마스페셜-칠흑' 방송 화면 캡처

KBS2 ‘드라마스페셜-칠흑’ 방송 화면 캡처

KBS2 ‘드라마스페셜-칠흑’ 2014년 6월 1일 오후 11시 55분

다섯 줄 요약
현태(데니안)의 버스에 우민(강의식)이 치여 죽었다. 죄책감과 트라우마로 인해 현태의 삶은 절망 속에 빠지고 마침내 그는 이 불행을 가져온 숨은 가해자를 찾아 응징하기로 한다. 정욱(곽정욱)은 우민이 죽은 줄도 몰랐다. 한 때 가장 친했던 친구 우민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정욱은 정말 자신 때문에 죽었는지 불안해진다. 유정(김선경)은 아들 우민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 진실을 밝혀 아들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주려 분주히 움직인다.

리뷰
수차례 덧칠을 반복해 광택마저 묻어나는 그런 어둠. ‘드라마스페셜-칠흑(이하 칠흑)’이 그린 세계는 바로 어른들의 욕망이 덧칠된 아이들의 검은 지옥이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는 누가 피아 식별이 불가능하다는 것. ‘칠흑’의 이야기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섞인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부터 출발한다.

우민의 죽음은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하루를 피해자와 가해자를 오가며 살아내던 이들의 세계를 뒤흔든다. 현태는 사고 이후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해 매일 정욱을 찾아가 시비를 걸고, 유정은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우민의 친구들과 경찰들을 따라다니기에 바쁘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드러난 진실은 이들이 믿고 있던 사실과는 정반대였다. 이 모든 사건의 시작점에는 우민의 부모가 있었다. 강남 유명 학원의 원장으로 ‘잘난 아들’만을 원하던 아버지와 그런 남편의 등쌀에 떠밀려 뒷돈을 주고 아들을 학교에 입학시킨 유정까지. 이들의 욕망은 결국 우민이 ‘현실’이라는 이름의 ‘버스’에 스스로 몸을 던지도록 강요한다.

우민이 죽은 뒤 다시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 정욱의 이야기도 ‘칠흑’의 메시지와 관계가 깊다. 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으나 꿈을 저버렸고, 넉넉지 않은 가정환경에 절도와 유흥을 일삼은 정욱은 차가운 현실의 또 다른 희생양이다. 정욱과 우민의 사이가 틀어지게 된 결정적 이유도 바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동정의 시선’이라는 점에서 ‘칠흑’의 메시지가 의미하는 바는 적지 않다.

드라마는 드라마이다. 우민의 죽음으로 고통을 겪었던 ‘칠흑’ 속 모든 이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새 삶을 꾸려나가게 될 원동력을 얻는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해피엔딩에도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현실, 오늘도 우리는 ‘칠흑’보다도 더 검고 차가운 현실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수다 포인트
– 사회의 강압에 의해 죽음을 택한 우민. 그 처참한 모습에서 우리가 처한 또 다른 현실이 보이네요.
– 엔딩과 함께 울려 퍼진 god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데니안이 출연해서 더 뜻 깊네요!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KBS2 ‘드라마스페셜-칠흑’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