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과연 정도전은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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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정도전’ 42회 2014년 6월 1일 오후 9시 30분

다섯줄 요약
왕 위에 오른 이성계(유동근)는 세자 책봉을 두고 벽에 부딪힌다. 정몽주(임호)를 죽인 이방원(안재모) 대신에 나이는 어리지만 어질고 성정이 맑은 이방석을 세자로 하려 하지만, 왕자들을 비롯해 도당의 사대부들의 반대에 부딪힌다. 이방원은 자신이 세자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정도전(조재현)에게 찾아가 무릎을 꿇고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허나 정도전은 유동근과 함께 뜻을 모아 이방석을 세자로 옹립한다. 이방원은 동북면으로 물러난다. 이 때 하륜(이광기)가 이방원을 찾아와 훗날을 도모할 것을 제안한다. 이로써 왕자의 난의 싹이 돋아나게 된다.

리뷰
벌써부터 권력암투의 조짐이 보인다. 후대의 권력을 결정짓는 세자 책봉을 놓고 이성계, 정도전, 이방원, 그리고 이방석이 묘한 대립을 보인다. 겉보기에는 이방원 혼자의 싸움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은 복잡하다. 이성계는 정몽주를 죽인 이방원 때문에 심기가 불편하다. 이성계는 세자 자리를 원하는 이방원에게 “임금은 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지”라며 “너한테는 그런 마음이 없다. 그래서 너는 임금 감이 아니다”라고 못 박는다.

왕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방석보다는 이방원이 세자에 오르는 것이 더 안전한 선택이다. 도당의 사대부들의 반대가 이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조준은 “자질이 좋아도 왕자들이 찬동하지 않으면 왕실의 화합이 깨진다. 새 나라의 천년지대계가 걸린 일”이라며 이방석의 세자 책봉을 강하게 반대한다.

정도전은 이 모든 것을 꿰뚫고 있지만, 개국공신 명단 작성에 열중할 뿐 세자 책봉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하지 않는다. 답답한 이방원은 직접 정도전을 찾아가 “의안군은 안 된다. 허수아비가 될 것이다. 방우 형을 빼도 이복형들이 다섯 명이다. 하나같이 권력과 사병을 거느리고 있다. 의안군의 능력으로는 가신과 당여 장악할 수 없다. 결과는 파국”이라며 자신을 밀어줄 것을 부탁한다.

정도전이 “소생이 찬동하리라 보는가?”라고 묻자 이방원은 “그렇다. 이건 정치다. 좋은 사람이라도 뜻이 안 맞으면 갈라서고, 싫은 사람도 뜻이 맞으면 동지가 되는 것. 그것이 정치”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방원은 무릎을 꿇으며 간곡히 부탁한다. 허나 정도전은 대답이 없다. 정도전은 야망이 강한 이방원보다는 나이가 어리고 자신이 통제하기 쉬운 이방석을 마음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세자를 정하기 위해 이성계와 정도전(조재현)이 독대를 한다. 정도전은 이성계를 만나기 전 이방원, 이방석과 차례로 마주친다. 어린 이방석은 “이 사람이 세자로 물망에 올랐으니 처신에 각별히 주의한다. 몸을 낮추고 말을 아끼고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일 것이다. 모름지기 군주가 될 사람은 듣는 귀가 중요하다”고 말하며 의젓한 모습을 보인다. 이성계는 정도전을 만나자 “임금도 말짱 빚 좋은 개살구다. 세자 하나 마음대로 못한다”며 푸념하며 “삼봉도 반대인가?”라고 묻는다. 정도전은 “전하의 의지가 중요하다. 의안군은 훌륭하나 세력이 없고 경험이 일천하다. 보위에 오르려면 난관이 있을 터인데 그래도 할 것인가?”라도 되묻는다.

이성계가 “설령 삼봉이 반대해도 낸 그리 할 거우. 방석이는 성군이 되고도 남을 놈”이라고 하자 정도전은 개국공신의 최종명단을 보여준다. 정도전은 “초안에는 왕자 모두가 올라갔고, 특히 이방원은 개국공신 1등이었다. 하지만 소신이 모두 삭제했다. 의안군이 세자가 되면 왕자들은 형제가 아닌 정적이다. 힘을 빼앗고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대상이다. 전하가 이것을 윤허하면 소신은 의안군 책봉에 동의하고 나아가 세상 어떤 그 위험도 의안군을 지키겠다”고 말한다. 이 장면은 정도전이 애초에 이방원을 세자 책봉에서 배제하기 위해 개국공신 명단 작업에 열중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로써 이방원을 비롯한 왕자들은 개국공신 명단에서 빠지게 되고 의안군이 세자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허나 이는 왕자의 난으로 인해 조선 초기를 내분의 피로 얼룩지게 하는 최악의 한 수가 된다.

수다 포인트
– “임금은 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지”라는 대사가 뇌리에 남네요.
– “너 장가간다며? 종간나새끼!”라며 즐거워하는 이성계. 우리네 형 같아서 반가워요.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KBS ‘정도전’ 사진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