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슬립’, 칸 황금종려상 품었다…신입과 단골의 적절한 배분

칸 영화제

올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터키의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

터키의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이 제67회 칸 영화제에서 가장 빛나는 별로 올라 섰다. 오랜 두드림 끝에 드디어 ‘팔모도르’를 들어 올렸다.

제67회 칸 영화제는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의 ‘윈터 슬립’에게 황금종려상(팔모도르)을 안기는 것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윈터 슬립’은 터키 아나톨리아에서 작은 호텔을 운영하는 남자와 그의 가족,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공식 상영 후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황금종려상 강력 후보로 주목 받았다. 특히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은 2003년 ‘우작’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2008년 ‘쓰리 몽키즈’로 감독상, 2011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나톨리아’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바 있을 만큼 칸이 사랑한 감독이다. 그리고 2014년 드디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까지 거머쥐게 됐다.

2등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은 모니카 벨루치 주연의 영화 ‘레 메라빌리에’를 들고 처음으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을 찾은 이탈리아의 여성 감독 앨리스 로르와처에게 돌아갔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지만, 올해 영화제 심사위원의 마음은 사로잡은 듯했다.

칸 영화제 최연소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한 25살의 천재 감독 자비에 돌란은 ‘마미’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내심 최연소 황금종려상 수상까지 노렸으나, 이는 다음으로 미뤄야만 했다. 하지만 자비에 돌란은 아직 25살. 칸이 사랑하는 감독답게 앞으로 언제든지 황금종려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6번 칸 영화제를 찾은 프랑스 거장 감독 장 뤽 고다르의 ‘언어와의 작별’은 심사위원상을 공동 수상했다.

‘폭스캐처’로 처음 칸 영화제를 찾은 베넷 밀러 감독은 감독상을 들어 올렸다. 베넷 밀러 감독은 ‘머니볼’, ‘카포티’ 감독으로 우리에게 더 익숙하다. 2008년 ‘추방’에 이어 ‘리바이어든’으로 두 번째 칸을 찾은 안드레이 즈비아진세프는 각본상을 수상했다.

칸 영화제 단골손님 그리고 좀처럼 빈손으로 돌아가는 법이 없는 영국의 거장 마이크 리 감독은 티모시 스펄(영화 ‘미스터 터너’)에게 남우 주연상을 안겼다. ‘맵스 투 더 스타즈’로 또 다시 칸을 찾은 데이빗 크로넨버그는 줄리안 무어에게 ‘칸의 여왕’이란 호칭을 안겨줬다.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던 다르덴 형제 감독(투 데이즈 원 나이트), 총 11번 경쟁부문에 진출한 켄 로치 감독(지미 홀), 서부극 ‘더 홈즈맨’ 감독으로 칸을 찾은 할리우드 배우 토미 리 존스 등은 빈손으로 돌아갔다.

신인 감독에게 돌아가는 황금카메라상에는 마리 아마초켈리-바르사크, 클레르 버거, 사무엘 테이스 감독이 연출한 ‘파티 걸’이 선정됐다. 지난해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에게 최고의 영예를 안긴 칸 영화제 단편 경쟁부문에선 사이언 메사 소토 감독이 ‘레이디'(Leidi)가 단편 부문 황금종려상 영예를 안았다.

# 문드루초 감독 ‘화이트 가드'(White God), 칸 주목할 만한 시선상

올해 한국영화는 단 한 편도 경쟁부문 진출작을 내지 못했다. 때문에 주목할 만한 시선에 이름을 올린 신예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에 관심이 모아졌다. 물론 결과는 불발.

올해 주목할 만한 시선상은 헝가리 영화 ‘화이트 가드’가 차지했다. 10대 소녀가 자신의 애완견을 찾는 과정을 그렸다. 문드루초 감독은 현대 유럽의 정치적, 문화적 갈등을 우화로 표현했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상은 스웨덴의 루벤 오스트룬드 감독의 ‘투리스트'(Turist)가 차지했다.

# ‘도희야’ ‘끝까지 간다’ ‘표적’ 그리고 전도연

한국 영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돼 한국 영화 자존심을 지켰다. 다소 평이엇갈리긴 했지만, 정주리 감독의 첫 진출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또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가 감독주간에 초청돼 호평을 끌어냈고,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표적’ 역시 프랑스 원작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답게 환호를 끌어 냈다.

‘밀양’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전도연의 활약은 눈에 띄는 부분. 전도연은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경쟁부문 심사위원에 선정돼 칸 영화제를 누볐다. ‘도희야’로 칸을 찾은 배두나는 영국 배우 짐 스터게스와 교제사실을 알려 영화 외적인 화제를 국내에 전하기도 했다. 송혜교는 오우삼 감독의 ‘태평륜’ 제작발표회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14일 개막한 제67회 칸 영화제는 25일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사진. 칸 영화제 홈페이지 영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