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보아라는 이름의 매혹적인 ‘가시’(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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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데 어딘가 허전하다!”
‘가시’ 김태균 감독이 조보아를 가리켜 한 말이다. 듣자마자, ‘아…!’ 싶었다. 그리고 이것이 조보아라는 신예 배우가 장착한 매력의 요체이자, 앞으로 그녀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임을 직감했다. ‘가시’에서 영은을 연기한 조보아는 알듯 말듯, 잡힐 듯 말듯 시종일관 미스터리다. 그것은 풋풋한 매력과 위험한 관능, 집착과 사랑 사이를 오가는 복합적인 영은 캐릭터 자체가 주는 느낌 덕이긴 하겠지만, 조보아 개인에게서 파생되는 오묘한 분위기 때문이기도 했다. 당신이 ‘가시’에 큰 감흥을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조보아라는 배우를 눈여겨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Q. ‘가시’ 인터뷰 하면서 무슨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나.
조보아: 250대 1 경쟁률, 그리고 베드신.(웃음)

Q. ‘베드신’ 관련 질문이 많이 나올지 예상했나?
조보아: 사실 크게 생각하지 못했다. 베드신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반응은 예상 못했다.

Q. 언론에서 베드신을 부각한 면이 없지 않다. 실제로 영화를 보니 파격멜로보다는 스릴러 적인 느낌이 더 강하던데, 영화가 다른 방향으로 알려지고 있는 게 서운하지는 않나.
조보아: 그렇지는 않다. (베드신을) 안 찍었는데 찍었다고 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리고 베드신 보다 자극적인 요소가 더 많은 영화이기 때문에 개봉을 하면 자연스럽게 오해가 풀릴 거라고 생각했다.

Q. 2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가시’에 합류했다는 질문은 역시 안 할 수 없을 것 같다. 원래 경쟁에서 강한 편인가?
조보아: 아니. 어렸을 때는 딱히 경쟁이라 부를만한 게 없었다. 그냥 편안하고 안일하게 살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배우를 시작하고, 오디션을 보면서 나만의 경쟁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가시’ 오디션은… 사실 합격하리라는 기대를 안했다. 욕심은 났지만 내가 과연 될까라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와… 풋풋한 고등학생 느낌을 주기 위해 화장기 없는 모습에 평범한 교복을 입고 오디션에 임했는데 그걸 좋게 봐 주신 것 같다.

Q. 제일 처음 봤던 오디션이?
조보아: ‘레인보우로즈’라는 한일합작드라마였다. 아주 조그마한 역할로 출연했었다.

Q. 오디션을 보면 잘 붙는 스타일인가 보다.
조보아: 아우, 아니다. 떨어지기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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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디션에 떨어졌을 때 일희일비하는 편인가?
조보아: 처음에는 낙담을 많이 했다. 그런데 여러 번 겪다보니 면역이 됐다. 크게 휘둘리지 않는다. 이젠 ‘저 캐릭터는 나랑 인연이 없나 보다’ ‘나보다 저분이 작품 이미지에 더 잘 맞나보다’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Q. 얼마나 많은 오디션에 떨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첫 영화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이슈도 굉장히 많이 됐다. 실시간 검색어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는데, 기분이 어떻던가.
조보아: 영화 개봉이 다가올수록 부담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 그때는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은 상태였잖아. 중요한 건 영화가 개봉한 이후이기 때문에 지금 많이 긴장하고 있다.

Q. 지인들은 영화를 보고 뭐라고 하던가.
조보아: “너, 진짜 힘들었겠다.”(웃음) 그리고 “전보다 뭔가 열심히 하려는 게 딱 보인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

Q. 극중 영은의 풋풋한 매력과 위험한 관능, 집착과 사랑 사이를 오가는 복합적인 인물이다. 연기하기에 결코 만만한 인물이 아닌데, 그 감정이 이해가 되던가. 
조보아: 분명 허구적인 부분이 있고 비현실적인 부분도 있지만, 나는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마지막에는 연민도 느껴졌다. 그래서 처음 시나리오를 보면서는 눈물도 많이 흘렸다. 영은이가 너무 불쌍해서. 내가 느낀 감정을 조금 더 보태서 표현하고 싶었다.

Q. 흔히들 사랑과 집착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들 한다. 조보아가 생각하기에 사랑과 집착을 가르는 그 미묘한 차이가 뭐라고 보나.
조보아: 결국 받아들이는 상대의 마음인 것 같다. 나의 마음을 상대가 받아들여주면 그건 그냥 사랑이라 불린다. 문제는 상대가 그 감정을 과하게 여길 때다. 상대가 부담된다고 벽을 치는데도 계속 적극적으로 표현을 하면, 같은 감정이어도 집착으로 전락하는 것 같다. ‘가시’에서 영은은 시종일관 사랑만 했다고 생각했다. 준기(장혁)가 그 감정을 받아주지 못했기에 집착이 됐을 뿐.

Q. 실제 조보아는 어떤가? 상대를 결국 내 사람으로 만드는 편인가, 아니라고 하면 일찍 포기하는 편인가.
조보아: 나는 사람을 무서워하는 스타일이다. 겁이 많다. 내가 다칠까봐 누군가에게 관심이 있어도 적극적으로 표현을 못한다. 그래서 자기감정에 솔직한 영은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굉장히 재미있었다. ‘앞으로는 내 마음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표현해 봐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영은을 통해 하기도 했다.

Q. 응원한다. 적당히 도발하는 여자, 매력적이니까.(웃음) 
조보아: 정말, 그런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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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반대로 장혁의 입장이 된다면? 그러니까 내가 느끼기엔 집착인데 상대가 진심으로 사랑한다며 다가오면 어떨 것 같나. 
조보아: 내가 사랑하지 않는데 무조건 받아줄 수는 없겠지. 그러다가 영화에서처럼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고.(웃음) 그런데 영은이라는 아이를 연기해 보니까, 그 마음이 또 이해가 간다. 그래서 나라면 조금 더 부드럽게 거절 하는 방법을 터득할 것 같다. 준기처럼 매정하게 하면… ##하잖아.(스포일러라 생략)

Q. 학창시절에 뭇 남성들로부터 많은 대시를 받았을 것 같다.
조보아: 나? 그런 말을 듣잖아? 그럼 너무 억울하다. 대시를 받은 기억이 없다. 이유? 나도 잘 모르겠다.(웃음)

Q. 여중여고를 다녔나?
조보아: 아니. 남녀공학을 나왔는데도!

Q. 남자애들 속 좀 태웠을 것 같은데, 의외다.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었나.
조보아: 굉장히 평범했다. 대전에서 살았는데, 한 동네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초중고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친구들과 어울리며 평범하게 보냈다.

Q. 그럼, 지금 서울에 올라온 지…
조보아: 3년 정도 됐다.

Q. 서울은 어떤 도시 같나?
조보아: 굉장히 판타스틱한 곳이다.

Q. 그 중에서도 더 판타스틱한 곳에 들어 와 있는데, 원래 이런 삶을 꿈꾸는 소녀였나?
조보아: 연기에 대한 막연한 꿈이 있었다. 궁금했다. 이 세계가. 그런데 위험하고 험난한 곳이라는 얘기가 워낙 많다보니 부모님이 반대를 많이 하셨다. 그래도 내가 하고 싶어 하니까, “연기를 진짜 하고 싶으면 일단 대학에 가서 전공으로 공부해라. 그러면 너 의사를 따라주겠다”고 하셔서 입시준비부터 시작했다.

Q. 앞으로 더 많이 알게 되겠지만, 직접 와서 경험한 배우라는 세계는 어떻던가. 
조보아: 겉은 화려해도 포장만 그럴 뿐, 굉장히 치열한 곳이라는 얘기가 딱 맞는 것 같다.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한 곳이다. 구설수도 조심해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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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구설수에 오른 적 있나?
조보아: 아직은. 그런데 앞으로는 또 모르는 일이니까.(웃음) 뭐든 잘 견뎌내야 할 것 같다.

Q. 최근 ‘인간중독’의 임지연, ‘마담뺑덕’의 이솜, ‘한공주’의 천우희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이렇게 신인급 여배우들이 한꺼번에 주목받는 경우는 드문데,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내가 가장 낫다!’ 본인을 PR 해 본다면?
조보아: 일단 이렇게 이름이 오르내리는 게 굉장한 영광이다. 기분이 정말 좋다. 그리고 내 장점은… 좋은 작품에서 좋은 캐릭터를 만난 거? 영은이는 사실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Q. 여배우라면 한번쯤 욕심 내볼만한 캐릭터지.
조보아: 맞다. 그래서 이 배역이 정말 탐났다. 캐스팅이 된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Q. 캐릭터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가시’는 장혁보다 조보아의 영화 같다. 작품의 흥행과는 별개로 여배우에겐 남을 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반면 처음부터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를 맡아서 다음 캐릭터에 대한 부담도 있겠다 싶었다. 
조보아: 작품 비중이나 캐릭터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번 작품에서 배우 조보아가 아닌 영은으로 살았듯, 다음 작품에서도 그 캐릭터로서 영화에 서고 싶다.

Q. 얼굴에 굉장히 여러 분위기를 품고 있다. 섹시해 보일 때도 있고, 순수해 보일 때도 있고, 무서워 보일 때도 있고. 평소 본인과 가장 가까운 얼굴은, 역시 순수한 모습인가?
조보아: 영화 앞부분에 보면 수돗가에서 친구들이랑 물장난 치면서 노는 게 있잖아. 그런 천진난만한? 친구들과 왁자지껄 노는 게 지금의 나와 가장 비슷하다.

Q. 배우로서 욕심이 나는 이미지가 있다면?
조보아: 관능적인 배우가 되고 싶다. 여자로서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는 여배우들이 많잖아? 그 분들처럼 관능적인 매력을 품고 싶다.

Q. ‘가시’는 여자의 심리가 굉장히 중요한 영화다. 남자 감독과 호흡을 맞춘 연륜 있는 여배우들의 경우 “감독님이 남자여서 여자 심리를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는 얘기를 종종 하던데, 그런 느낌 받은 적 없나? ‘내가 느끼기에 영은은 이래야 하는데, 감독님이 다른 감정을 주문하시네?’ 하는 거.
조보아: 그런 적은 없었다. 김태균 감독님은 여자인 나보다 오히려 더 섬세하고 감성적이시다. 내가 아직 어려서 그럴까. 여자의 성향이나 심리에 대해 많이 배웠다.

Q. 가령, 어떤?
조보아: 음…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건 없는데 전반적으로 그랬다. 물론 ‘가시’가 남자의 입장에서 그려진 부분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여자의 심리가 더 밀도 있게 그려졌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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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런 의미에서 장혁 부인으로 출연한 선우선 씨 캐릭터(서연)는 이해가 가던가.(극중 서연 역시 사랑의 집착을 보인다.)
조보아: 아우, 무섭지. 너무 무섭다.(웃음)

Q. 서연 캐릭터가 더 무섭나, 영은이 더 무서나.
조보아: (빠르게)서연이가 더 무섭지~!

Q. 과연 그럴까.(웃음)
조보아: 하하하. 재미있는 게, 우리가 영화를 찍으면서 의도했던 것 중 하나가 영은과 서연의 편으로 관객이 갈리는 거였다. 그런데 지금 그런 질문을 해 주셔서 살짝 소름이 돋았다. 감독님이 서연과 영은의 관계에 신경을 많이 쓰셨는데, 그 밸런스가 잘 맞았나 보다. 기분 좋다.

Q. 극중 서연으로부터 질투를 한 몸에 받는다. 실제의 조보아는 어떤 여자에게 질투를 느끼나.
조보아: 질투라기보다는 나보다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 많이 느끼고 배운다. 그리고 내가 남자의 시선으로 여배우를 바라본다고 해야 하나? 예쁜 여자를 보면 너무 좋다.(웃음) 어떤 여배우에게 꽂히며 그 사람에 대한 영상을 찾아보고 그런다.

Q. 요즘 꽂혀 있는 여배우는?
조보아: ‘몬스타’ ‘감자별 2013QR3’의 하연수 씨. 너무 매력 있다.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보고 있다.(웃음)

Q. 앞으로 영화와 드라마는 가리지 않을 계획인가?
조보아: 가리지 않고, 좋은 캐릭터가 들어오면 할 생각이다.

Q. 당장 끌리는 건 역시 관능적인 캐릭터?
조보아: 아니. 관능적인 모습이 비춰지는 배우가 되고 싶은 거지, 캐릭터를 한 가지로 국한시키고 싶지는 않다.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글,편집.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