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종│My name is…

My name is 최효종. 종자 돌림인데, 새벽에 태어났다고 새벽 효(曉)자를 써서 효종이다. 사촌들은 태종, 선종… 죄다 왕 이름이다.
1986년 6월 3일생. (정)범균이보다 한 살 많지만 학교 동기라서 그냥 친구로 지낸다. 범균이가 빠른 생일이라.
가족들은 모두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다. 형이 하나 있는데, 형은 늘 썰렁한 개그만 하고.
아버지가 엄마에게 정말 잘해 주신다. 엄마가 식사 하시다가 “물!”그러기만 하셔도 아버지가 얼른 물을 떠 오실 정도다. 그래서 엄마는 늘 당신 아들들이 밖에서 여자들에게 휘둘릴까봐 걱정하신다. 하하하. 그런데 나도 모르게 여자 친구랑 있으면 아버지 같은 모습이 나오더라. “자기야, 물” 그러면 벌떡 일어나서 물 떠오고.
어린 시절부터 꿈은 줄곧 개그맨이었다. 개그맨 시험에 또 떨어졌더라도 다시 도전 했을 거다. 다른 일은 생각 해 본 적이 없다.
중고등학생 시절에 나의 개그 우상은 박준형 선배였다. 수학여행 갔을 때도 박준형 선배 흉내를 내서 1등을 했다. 그때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내 개그가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궁극적인 목표도 그렇다. 유능한 MC가 되거나 다른 장르에서 연기를 하는 것 보다는 개그 무대에서 가장 잘하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 박준형 선배처럼 정말 히트 코너가 많은 개그맨이 되는 것이 꿈이다.
학교 다닐 때 국사랑 한문을 제일 좋아 했었다. 박준형 선배도 그런 상식이 많으신데, 둘이 사자성어 대결을 한 적이 있었다. 내가 이겼다. 하하하. 칭찬해 주시더라. 그래서 둘이 사자성어 풀이하는 개그도 짰었는데, 별로….. 재미는 없었다.
개그맨이 되고 나서 친해 진 친구들은 ‘버퍼링스’의 안윤상, 엄경천이랑 쌍둥이 이상민, 이상호다. 이승윤, 송병철 형이랑도 친하고. 소울메이트들이다.
남녀공학 중학교를 나왔는데도 여자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편이 못된다. 그래서 여자 동료들 중에서도 친한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특히 가까운 사람은 곽현화. 털털해 보이지만 속이 여려서 남몰래 상처받는 면이 비슷해서 친해졌다. 속상한 일 있으면 차 마시면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이다. 남들이 “현화는 너를 그냥 동생으로 여기겠지만, 너는 흑심이 있는 거다!”라면서 자꾸 우리 사이를 오해 한다. 소개시켜달라고 조르는 사람들도 정말 많다.
‘행복 전도사’의 아이디어들은 주로 내 희망사항에서 나오는 것들이다. 복권에 당첨되면 그거로 뭘 할까…… 그런 상상들을 발전시키는 거지.
개그맨 되고 나서 아이디어를 써 놓은 게 공책으로 20-30권정도 된다. 괜히 양만 많아 보여서 그렇지 막상 쓸 만한 건 별로 없다. 하하하.
‘봉숭아 학당’도 연습할 때나 아이디어 회의 할 때 다들 모인다. 선생님인 이수근 선배도 시간이 되실 땐 꼭 오셔서 순서도 맞춰 주고, 후배들 아이디어도 같이 내 주신다.
‘남보원’은 회의를 정말로 많이 한다. 원래 선배들이랑 회의 하면 아이디어도 많고 노하우도 있기 때문에 금방 끝나는 편인데, 이 코너 준비하면서는 지난 2주간 할 수 있는 회의는 다 한 기분이 들 정도다. 외치는 문구만 2-300개씩 짠다.
사실 나도 그렇고, 선배들도 나쁜 여자 만나서 고생한 적도 없고, 여자에 대해서 좀 둔감한 편이다. 그래서 12년차 개그맨 박성호 선배님은 회의 할 때 꼭 지식인에 ‘영화관 짜증나는 일’하고 쳐 보신다. 하하.
박성호 선배가 결혼하고, 아기도 낳고 그러시면서 많이 유해지셨다. 그래서 나에게는 참 잘해 주신다. 칭찬도 많이 해 주시고, 코너 얘기 아니라도 밤에 자주 전화해서 좋은 말씀도 많이 해 주신다. 그렇지만 특이한 취향이나 개그 본능은 여전해서 늘 웃기려고 하신다. 심지어 코너에 나오는 요술봉도 코너 회식을 하러 박성호 선배 단골집에 갔다가 발견한 거다. 거긴 요술봉을 흔들면서 주문을 하더라.
소재를 발굴하고 나서 그걸 다듬는 방법에 대해서는 정말로 배우는 게 많다. 종종 완급조절에 대한 지적을 받았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소재를 한 번에 크게 웃기기 위해 써 버리는 것보다는 다시 한 번 더 꼬고, 물고 늘어지면서 계속 사용할 수 있어야 코너가 오래 갈 수 있다고 하시더라.
지면이 허락된다면 범균이에게 고맙다고 꼭 써줬으면 좋겠다. ‘독한 것들’같이 할 때 ‘DJ 변’ 때문에 우리 코너에 집중 못한다고 핀잔을 주곤 했는데, ‘행복 전도사’를 짤 때 범균이가 정말로 도움을 많이 줬다. 고마워. 하하하하.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