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올슉업>│엘비스 프레슬리, 내 사랑을 도와줘!

출소를 앞둔 한 남자가 감옥을 무대 삼아 한바탕 쇼를 펼친다. 쇼가 끝날 즈음 다가온 교도관은 그에게 3통의 편지를 건넨다. 하나는 자신의 딸, 또 하나는 자신의 부인, 그리고 최후의 보루는 바로 자신의 엄마. 3통의 편지를 시크하게 받아드는 수감자는 바로 ‘Love me tender’ 한 소절로 세상 모든 여자를 사로잡는 채드(손호영)다.

god 손호영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뮤지컬 <올슉업>(All shook up)은 2007년 조정석, 김우형 주연의 한국 초연 후 2년 만에 재공연되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이 작품은 ‘Jailhouse Rock’에서 ‘It`s now or never’까지 귀에 익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대표곡으로 극을 풍성하게 만드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느슨한 스토리라인과 억지로 짜 맞춘 듯한 히트곡으로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는데에만 급급했던 다른 주크박스 뮤지컬에 비해 <올슉업>은 탄탄한 캐릭터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알아봐야 별 볼일 없는 동네”에서 뫼비우스의 띠처럼 벌어지는 짝사랑, 캐릭터의 감정에 따라 장르를 바꾸며 선보이는 엘비스 프레슬리 대표곡들은 관객들의 시선을 모은다.

10년의 이미지와 무대매너가 만든 손호영의 채드

또한, <올슉업>은 많은 부분에서 한국관객들에게 익숙함을 선사한다. 엇갈린 10명의 사랑이 펼쳐지는 순간 ‘Can`t Help Falling in Love’가 흘러나와서가 아니다. 채드의 사랑을 얻기 위해 남장을 한 나탈리(윤공주)를 사랑하게 된 채드의 모습은 <커피프린스 1호점>을, 사랑의 모든 단계가 한 동네에서 자급자족된다는 설정은 한국의 수많은 일일드라마를 연상시킨다. 특히, 버스를 타고 사관학교로 다시 돌아가는 딘(하강웅)과 그런 그를 자전거로 뒤쫓아가는 로레인(왕브리타)의 이별 장면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등장했던 상황을 무대 위에 재연시키며 16살 소년, 소녀의 감성을 담았다.

2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을 버티게 해주는 또 다른 힘은 결국 사랑을 이루는 다섯 커플, 10명의 배우들에 있다. 커튼콜 순간까지도 지치지 않은 채 최고의 데시벨을 자랑하는 실비아(이영미), 전작인 뮤지컬 <드림걸즈>의 넉살좋은 지미와는 180도 다른 소심함을 선사하는 데니스(최민철), 극성맞은 엄마와 “시장 아줌마”를 오가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틸다(박준면)의 연기가 가장 눈에 띈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채드, 손호영은 10년이라는 시간동안 god를 통해 쌓아올린 이미지와 무대 매너로 ‘채드=손호영’으로 보이도록 만든다. 다만 가사가 곧 대사가 되는 뮤지컬에서 그의 부정확한 발음은 아쉬움을 남겼다. 뮤지컬 <올슉업>은 11월 1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