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

유승호 : 어른처럼 연기하는 아이, 소지섭의 눈빛을 가진 아이, 누나들의 태종 무열왕. 그리고, 드디어 “나? 김춘추!”라는 말과 함께 어른들의 세계로 간다!

김을분 : 영화 <집으로…>에 함께 출연한 할머니. 당시 유승호의 어머니는 유승호를 캐스팅하려는 <집으로…> 이정향 감독에게 “우리 아이 뽑으면 고생할 것”이라며 오히려 캐스팅을 말렸다. 그 때 유승호는 연기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기 때문. 그의 어머니는 유승호가 7세 때 무작정 잡지 사진을 찍게 했고, 하기 싫다는 유승호에게 ‘새콤달콤’을 주며 그가 촬영을 마치도록 했다. 이런 탓에 유승호는 김을분 할머니를 처음 만났을 때도 좀처럼 다가가지 못했다. 하지만 김을분 할머니는 그와 같이 살면서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을 주며 친해졌고, 유승호는 “학교 안 가고 할머니와 스태프 형들과 노는 게 좋아” 김을분 할머니의 시골집에 익숙해졌다. <집으로…>에서 유승호의 모습은 그가 실제로 김을분 할머니와 가까워지는 과정을 찍었던 셈. 김을분 할머니는 유승호와 헤어지는 장면에서 촬영이 끝난 뒤에도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고. 유승호는 이후 김을분 할머니와 꾸준히 연락을 했고, 6년 뒤 훌쩍 큰 모습으로 재회했다.

권상우 : MBC <슬픈연가>에서 유승호가 연기한 배역의 어른 연기를 한 배우. 유승호는 <슬픈연가>와 KBS <부모님 전상서>를 통해 확실한 아역 ‘스타’가 됐다. <부모님 전상서>가 일부 시청자들이 그를 실제 자폐아로 착각하는 등 여느 아이 같지 않은 연기력을 인정받게 했다면, <슬픈연가> 초반의 ‘멜로’는 역시 여느 아이 같지 않은 유승호 특유의 분위기를 보여줬다. 또한 당시에는 대본 분석보다는 “감독님이 촬영장에서 혼내는 것”을 가장 무서워하며 시키는대로 연기를 했던 유승호에게 똑같은 표정과 어조로 대사를 말해야 했던 자폐아나 대사보다 눈빛으로 연기하는 부분이 많았던 <슬픈연가>는 그의 장점을 보여주기 적합했다.

안길강 : 유승호와 영화 <마음이>, MBC <선덕여왕>에 함께 출연 중인 배우. 유승호는 영화에서 동생과 개 ‘마음이’를 돌보며 온갖 생활고를 견디며 살아가는 아이를 연기한다. 모든 생활고를 견디는 유승호의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은 ‘어른스럽지만 애 늙은이 같지는 않은’ 유승호 특유의 분위기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유승호를 중심에 둔 아동영화 <마음이>와 KBS <마법전사 미르가온> 등을 통해 아역으로 계속 소비되던 그가 다른 아역과 차별화될 수 있었던 가능성이기도 했다. 또한 당시 유승호는 “(영화에서) 어른이 없으니 내가 홍보도 해야 하고, 부담이 크다”면서 “어릴 때야 연기 못해도 애교로 봐주셨지만 지금은 연기가 몇 년짼데 그것도 못하냐고들 할까봐 걱정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당시 그의 나이 13살. 그 때 그는 처음으로 ‘애드리브’를 할 줄 알게 됐었다고.

박은빈 : 유승호와 화보 촬영과 MBC <태왕사신기> 등에 함께 출연한 배우. <태왕사신기>는 유승호에게 “촬영장 안 가고 싶다는 마음이 한 번도 안 든” 작품이기도 하지만, 그를 아역 배우 이상의 스타로 만드는 분기점이 됐다. 대작 드라마였던 <태왕사신기>는 유승호에 대한 관심을 높였고, 좀처럼 속을 알기 힘든 내면과 왕자라는 신분을 가진 그의 캐릭터 담덕은 유승호가 가진 독특한 분위기를 극대화 시킬 수 있었다. 유승호의 키가 슬슬 자라고 있을 때 쯤, <태왕사신기>는 그가 아이이면서도 더 이상 아이 같지 않다는 것을 대중에게 알렸다. <태왕사신기>와 SBS <왕과 나> 이후, 유승호의 존재감은 더 이상 누군가의 아역에 머무르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미국에서 어린 시절부터 스타였던 배우들이 10대 중반에 셀러브리티가 되는 시대에 유승호 역시 아역에서 청소년 배우가 되는 대신 그냥 ‘스타’가 돼 버렸다.

소지섭 : 유승호가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는 배우. 유승호는 소지섭의 뮤직비디오 ‘고독한 인생’의 뮤직비디오에서 소지섭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기도 했다. 소지섭은 뮤직비디오 현장에서 자신과 얼굴도 마주치지 못하는 유승호를 보며 “때 하나 안 묻은 사람 같다. 너무나 온화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고독한 인생’과 브라운 아이즈의 뮤직비디오 ‘가지마 가지마’는 지금 유승호의 매력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다른 아역들이 보통 어른스러운 캐릭터와 성숙한 연기로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면, 유승호는 아이의 얼굴로 어른보다 더 깊은 속을 가진 것 같은 표정과 ‘분위기’를 전달한다. ‘누나’에게 굳이 “몇 년 후까지 기다려 달라”고 말할 필요 없이, 동생이면서도 누나들 마음 다 알아줄 것 같은 독특한 포지션을 가진 소년, 혹은 남자. 또는 잘 생겼고, 비율 훌륭하고, 연기도 꽤 하는데다 묘한 분위기를 가졌는데 아직 17살인 ‘사기 캐릭터’.

이창훈 : 영화 <서울이 보이냐>에서 유승호와 함께 출연한 배우. 당시 유승호는 <서울이 보이냐>에 대해 “내 어린 시절 모습이 담긴 마지막 작품이”이라며 “매니저형이 출연하라고 해서 출연했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유승호의 어머니와 매니저는 유승호를 철저하게 관리한다. 그의 매니저는 유승호에게 쪽지 시험 문제를 내는 것부터 시작해 키를 더 자라게 하기 위해 근육 운동을 시키지 않는 등 꼼꼼한 관리를 하고, 유승호의 어머니는 그가 행여라도 상처를 받을까봐 어린 시절에는 팬카페에 들어가는 것조차 막았다. 유승호가 “나는 작품 출연에 대한 권한이 아예 없다. 매니저 형과 엄마가 모든 걸 결정한다. 지나고 보면 매니저 형과 엄마 말이 틀린 게 없다”고 할 정도. 이 때문에 유승호는 어린 시절에는 연기 외에 다른 전공을 배우고, 어른이 돼서는 다른 일도 해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승호가 나이에 맞춰 적절하게 어울리는 작품을 선택하고, 아역 스타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면서 겪을 수 있는 슬럼프 없이 자랄 수 있었던 것은 두 사람의 애정이 절대적이었을 듯.

강소라 : 영화 <4교시 추리영역>에 함께 출연, 유승호와 키스를 해 모든 누나들의 마음에 불을 질러버린 배우. 또한 유승호는 티아라의 ‘거짓말’에서도 키스신을 연출, 그가 다 컸음을 보여줬다. 특히 유승호가 키스를 하고 살인사건 해결을 위해 학교를 뛰어다니며, 약간의 액션까지 하는 <4교시 추리영역>은 지금의 유승호에 목마른 팬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 유승호가 아역으로 주목을 받은 뒤 그의 이미지를 확대 재생산했던 <마음이>가 등장했듯, <4교시 추리영역>은 원톱으로 확실한 성공작 없이도 이미 스타로서 상당한 존재감을 갖게 된 유승호를 최대한 이용한다. 유승호를 ‘국민 남동생’으로 만들려 했던 문제의 CF는 유승호가 이미 지금 자신의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소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4교시 추리영역>에서 유승호의 표정은 여전히 좋고, 발성 역시 안정적이지만 목소리로 표현하는 감정 폭이 그리 넓지는 못하다. “그 전에는 대본에 있는 것만 했지만 이제는 연기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는 그가 넘어야할 또 하나의 단계.

정웅인 : 영화 <돈텔파파>의 아빠, <선덕여왕>의 술친구. 유승호는 <돈텔파파>에서 정웅인과 함께 목욕하는 장면에 대해 앞모습까지 다 나온다며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깻잎을 붙여 달라”고 하기도 했다고. 그러던 그가 아빠뻘 되는 배우와 술을 함께 마시게 됐으니 그야말로 격세지감. 그리고 <선덕여왕>의 김춘추는 유승호에게 새로운 분기점이다. 그는 이미 극 중에서 “나? 김춘추”라는 말 한마디로 배역의 존재감을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스타가 됐고, 김춘추는 그저 소년이 아니라 어른들의 권력다툼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소년이다. 또한 그는 이전에 유승호가 연기한 캐릭터들처럼 속을 알 수 없는 진지한 소년인 동시에 살아남기 위해 멍청하거나 까불거리는 모습도 보이며 많은 사람들을 속이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김춘추는 “연기하는 재미”를 알게 된 유승호가 본격적인 연기와 어른의 세계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일 것이다. <선덕여왕>에서 김춘추는 궁에 들어오자마자 파란을 일으키고, 결국 왕이 된다. 어린 시절부터 늘 다른 아역들과 차별화 됐고, 이미 거대한 사극에서 주목받는 인물이 된 이 소년도 몇 년 후 정말 ‘왕’이 될 수 있을까.

Who is next
유승호와 에 출연했으나 도중하차한 김소은과 에 함께 출연한 구혜선의 소속사 사장 양현석

글. 강명석 (two@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