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LINE, 크리스 에반스

크리스 에반스: “아직도 캡틴의 능력을 의심해?” – 영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 중 닉 퓨리(사무엘 L. 잭슨)의 대사. “아직도 크리스 에반스의 능력을 의심해?”라는 대사로 봐도 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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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 에반스: 크리스 에반스의 어머니. 메사추세츠주 출신인 크리스 에반스는 서드베리라는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치과의사인 아버지를 제외하고, 크리스의 가족들에겐 예능인의 피가 흐른다. 댄서 출신인 엄마 칼리 에반스는 ‘콩코트 청소년 극장’ 예술 감독으로 지냈고, 남매들은(2남 2여) 이곳에서 연극을 보며 자랐다. 본래 화가가 꿈이었던 그는 누나를 따라 연극을 시작했다가, 연기라는 것에 재미를 붙인다. 그리고 잭 니콜슨 주연의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보고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이 바로 여기”라고 깨닫는다. 열정이 넘쳤던 소년 크리스는 뉴욕에 있는 캐스팅 사무실에 직접 편지를 보내 인턴쉽 자리를 얻기도 했다. 그렇게 고등학교 마지막 여름방학을 뉴욕에서 일하며 에이전트 두 세 명과 친분을 쌓았고, 그들의 도움으로 데뷔 기회를 얻는다.

자니 스톰: 캡틴 아메리카로 방패를 휘두르기 전에 그는 ‘판타스틱4’에서 자유자재로 불을 다루는 ‘불꽃 남자’ 자니 스톰이었다. 초능력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푸시’에서는 물건을 움직이는 염력을 지닌 인물이었고, 애니메이션 ‘닌자 거북이 TMNT’에서는 케이시 존스의 목소리 연기를 맡기도 했다. 이처럼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범상치 않은 남자들이 즐비하다. 이 중 자니 스톰은 그를 스타의 길로 안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캐릭터다. 피플지가 선정한 ‘가장 멋진 싱글 남자’, ‘게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남자’ 등에 오르내리며 배우로서의 상품 가치를 높였다.

스캇 에반스: 크리스 에반스의 동생이자, 배우. 그리고 당당하게 커밍아웃한 남자. 크리스 에반스가 게이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는 것은 비단 멋진 몸 때문만은 아니다. 그가 성소수자들의 권익보호에 목소리를 높이는 배우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그는 남동생 스캇과 스캇의 게이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주저하지 않고, 동성애차별반대연합(GLAAD) 미디어 시상식에 동생과 함께 참석해 성소수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한 인터뷰에서 “동성결혼을 지지하시나요?”라는 질문을 받은 크리스 에반스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지금 장난하세요? 요즘 같은 시대에 그런 권리를 제한받는 사람들이 있다니 부끄러운 일이에요. 동성결혼을 절대적으로 지지해요. 10년 뒤에는 이런 문제가 이슈거리였다는 사실을 다들 부끄러워 할 거예요”라고.

제시카 비엘: 크리스 에반스의 옛 여자 친구. 지금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아내. 게이 친구들과 어울린다고 해서 크리스 에반스의 성정체성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실제로 그는 게이라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 그는 ‘할리우드 최고의 섹시 몸매’로 자주 호출되는 제시카 비엘과 2년간 사귀며 타블로이드지를 뜨겁게 달군 남자니까. 2004년 영화 ‘셀룰러’를 찍으며 제시카 비엘과 연인관계로 발전한 크리스 에반스는 ‘런던’에서도 그녀와 호흡을 맞췄다. 제시카 비엘 이후 만난 민카 켈리와는 지난 해 결별했다. 그러니까 지금은 많은 여성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솔로라는 사실.

이스트: 크리스 에반스가 사랑해 마지않는 아메리칸 불독. 솔로인 크리스 에반스의 여자 친구가 되기 위한 첫째 조건? 개에 대한 사랑이다. 애견 이스트를 향한 크리스 에반스의 사랑은 유명하다. 해외 촬영이 많은 그는 여건만 되면 이스트를 데리고 다닌다고.(과연 ‘어벤져스2’ 국내 촬영에도 데리고 올까?) 그의 이상형 목록에서 발견한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치실이다. 아버지가 치과의사라서 그런지, 치실을 사용하는 여자를 선호한다고.

크리스 에반스: 동명이인.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악 DJ이자 TV 프로그램 진행자. DJ 크리스 에반스는 2001년 17살 연하의 10대 팝스타 빌리 파이퍼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지금은 이혼) 이로 인해 크리스 에반스는 종종 이혼남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동명이인으로 겪는 해프닝.

대니 보일: 크리스 에반스가 출연했던 ‘선샤인’의 감독. 지금이야 전 세계적인 슈퍼스타지만 그는 유명세를 그리 즐기는 배우가 아니다. 좋은 작품에 대한 욕심 역시 상당하다. 실제로 필모그래피를 보면 그가 히어로라는 범주 안에 자신을 가두려 하지 않음을 엿볼 수 있다. ‘런던’ ‘선샤인’ ‘펑처’ 등 크고 작은 영화에 출연하며 자신의 영역 확장을 꾀했다. 봉준호 감독과 함께 한 ‘설국열차’ 역시 그러한 마음의 일환이었다.

캡틴 아메리카: (아마도) 앞으로 평생 크리스 에반스를 따라다닐 분신. 자니 스톰이 크리스 에반스의 배우 인생을 바꿨다면, 캡틴 아메리카는 그의 인생 자체를 바꿨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이 역할을 세 번이나 거절했었다는 사실이다. 마블 측은 그에게 6편의 계약을 원했는데, 6편이면 10년을 끌 수 있는 시간이다. “10년을 미리 결정해 둘 경우, 내 삶에 가해질 통제가 두려웠다”고. 영화의 성공 또한 그에겐 딜레마였다. 영화가 성공했을 때 감당해야 할 유명세나 사생활 노출을 우려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가장 두려운 일이야 말로 내가 지금 부딪혀야 하는 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캡틴 아메리카를 받아들였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도 제법 현명하게 대처하는 중이다. 1년의 절반은 여전히 고향 보스턴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는 그는 좋은 시나리오와 좋은 감독을 향해 레이더망을 쫑긋 세우고 있다.

스칼렛 요한슨: ‘어벤져스’의 일원이자 크리스 에반스의 ‘절친’. 크리스 에반스와 스칼렛 요한슨은 ‘퍼펙트 스코어’ ‘내니 다이어리’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 그리고 지금 촬영 중인 ‘어벤져스2’까지 총 4편의 영화를 함께 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사적인 욕망을 느끼지 않고 스칼렛 옆에 있는 게 가능해요?”라는 질문이 크리스 에반스에게 던져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한결같다. “스칼렛 요한슨은 아름다운 여성이에요. 그런 여성과 10년 넘게 알고 지냈다는 것은 축복이죠. 하지만 우리는 마치 남매 같아요!”

봉준호: ‘설국열차’ 감독. ‘설국열차’의 꼬리칸 지도자 커티스는 크리스 에반스가 연기한 인물들 중 가장 어두운 캐릭터다. 그 스스로도 “‘설국열차’는 내가 배우로서 어떤 ‘심연’을 경험한 작품이다”라고 말할 정도. ‘설국열차’로의 탑승은 100% 크리스 에반스의 의지에서 시작됐다. ‘살인의 추억’ ‘마더’의 팬인 그는 ‘설국열차’ 오디션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자비를 들여 LA로 가는 비행기를 탈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의 근육을 가진 그가 꼬리칸 반란의 주동자가 될 수 있을까. 봉준호 감독 역시 처음에는 반신반의 했던 것이 사실이다. ‘몸 좋은 미국 고등학생’ 정도로 크리스 에반스를 평가했던 봉준호의 마음을 돌려세운 것은 그가 마약에 찌든 변호사로 나온 ‘펑처’다. 캡틴 아메리카로 유명세를 얻은 스타가 ‘펑처’ 같은 인디영화에 출연했다는 것에 호기심을 느낀 봉준호는 크리스 에반스를 선택했고, 결과는 아시다시피. 몸은 앞으로 돌진해가지만 정신은 죄의식 때문에 꼬리칸에 붙들려 있는 커티스에게서 쫄쫄이 유니폼을 입고 하늘을 활강하는 캡틴 아메리카의 흔적은 없었다.

마이크 카푸아노: 메사추세츠주 하원의원이자 크리스 에반스의 외삼촌. 크리스 에반스는 마이크 카푸아노가 선거에 출마했을 때 홍보활동을 도움으로써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 그렇다고 그가 연기를 그만 두고 정계에 진출할 일은 없다. 크리스 에반스의 진짜 꿈은 영화감독이니 말이다. 그는 최근 독립영화 ‘1:30트레인(Train)’을 완성하기도 했다. 두 남녀가 기차에서 만나 밤새 뉴욕을 돌아다니는, ‘비포 선라이즈’의 뉴욕 버전 같은 영화다. 크리스 에반스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현재 맺어진 마블과 계약이 끝나는 대로 연출로 방향을 틀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 그의 연출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봉준호 감독의 말에서 힌트를 얻자면, “크리스 에반스는 배우의 입장과 감독의 입장에서 작품 전체를 조망하는 두 가지 능력을 갖고 있다. ‘설국열차’를 찍을 때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크리스에서 ‘넌 내가 각색 작가로 고용했다’고 농담할 정도였다”고 하니, ‘감독 크리스 에반스’를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Who is next

크리스 에반스와 영화 ‘설국열차’에 출연한 송강호가 ‘의형제’에서 호흡을 맞춘 강동원이 ‘형사 ’Duelist’에서 함께 열연한 하지원.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편집. 최진실 tru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