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덕 “꽃이 피고, 새가 나는 풍경 음악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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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이 7년 4개월 만에 새 앨범 ‘댄싱 버드(Dancing Bird)’로 돌아왔다. 전제덕은 지난 2004년 데뷔앨범 ‘우리 젊은 날’을 발표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하모니카 연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그는 국내를 대표하는 정상급 재즈 연주자들과 ‘전제덕 밴드’를 꾸려 다양한 무대를 통해 에너지 넘치는 음악을 선사했다. 전제덕이 하모니카를 불면 바람이 부는 듯했다. 새로운 스타 연주자의 출현이었다.

전제덕은 지난 1~2집을 통해 라틴, 소울 등 펑키하고 꽉 찬 사운드를 들려줘왔다. 3집에서는 봄에 어울리는 따사로운 음악들이 담겼다. 물론 그 안에는 전제덕 특유의 꿈틀대는 에너지가 잘 살아있다. 전제덕은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작 ‘왓 이즈 쿨 체인지(What is Cool Change)’는 음악적으로 욕심 냈던 앨범으로 대중들이 듣기에 조금 어려운 감도 있었다”며 “이번에는 서정적인 음악을 해볼까 내 몸 속에서 끓는 펑키(funky)한 음악을 해볼까 고민하다가 1집처럼 멜로디를 강조하고 아기자기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새 앨범에는 봄의 이미지를 담으려 했다. 타이틀곡 ‘봄의 왈츠’는 클래식의 기품과 전제덕의 기교가 적절히 섞인 곡. 전제덕은 “자연을 중심으로 꽃, 새의 이미지를 서정적으로 담아보려 했다 전작들과 새로운 음악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제덕은 태어날 때부터 시력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으로 본 적이 없는 자연의 이미지를 어떻게 구현하게 됐을까? 전제덕은 “보통의 사람들은 눈을 뜨고 살기 때문에 보지 않고 몸으로 느끼는 감각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나는 꽃이 피고, 새가 날고, 나무를 자라는 풍경을 몸으로 다른 방식으로 느낀다. 그 풍경들은 내가 가질 수 있는 형태로 저장돼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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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은 대중성과 전제덕의 음악에 대한 욕심이 골고루 섞여 있다. 전제덕은 “이번 앨범은 내가 가진 힘의 60%만 내면서 소리를 예쁘게 내려 했다”며 “하모니카 소리에 대해 차갑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것을 최소화하고 따스한 사운드를 내려 했다. 가수가 노래하듯이 연주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앨범 프로듀서를 맡은 기타리스트 정수욱은 “전제덕은 우리가 보는 것보다 가지고 있는 음악이 훨씬 많다”라며 “없는 것을 입히는 것이 아닌, 가진 것을 깎아내는 작업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댄싱 버드’에는 박주원, 송영주 등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이 게스트로 참여했다. 정원영이 만든 ‘멀리 있어도’는 전제덕의 곡인 것처럼 잘 어울린다. ‘돌이킬 수 없는’은 손성제가 휘파람으로 불어준 데모를 전제덕이 나름대로 해석해냈다. 이와 함께 전제덕은 자신이 존경하는 스티비 원더의 보석과 같은 곡 ‘컴 백 애즈 어 플라워(Come Back As A Flower)’를 커버하기도 했다. 전제덕은 “어렸을 때 스티비 원더의 영향을 받아 음악을 시작했고, 이후 투츠 띨레망스가 내 롤모델이 됐다. 특히 스티비 원더의 곡은 꼭 리메이크해보고 싶었다. ‘이즌트 쉬 러블리’ ‘유 아 더 선샤인 오브 마이 라이프’와 같은 곡들은 너무 리메이크가 많이 돼서 다른 이들이 하지 않은 곡을 찾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제덕은 연주자가 주목받기 힘든 작금의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이름을 알린 몇 안 되는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전제덕은 하모니카를 대중에게 더욱 알림과 동시에 음악적인 실험도 멈추지 않고 있다. 전제덕은 “지금의 나는 하모니카를 빼면 이야기할 수 없다. 앞으로 하모니카를 통해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4월 19일에는 LG아트센터에서 3집 발매 기념 공연을 갖고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JNH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