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도다>│윌리엄, 얀, 끝분에게 시즌2란? -2

MBC 에서 참신한 이야기,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과 함께 뜻하지 않았던 수확은 바로 새로운 배우들의 발견이었다. 그동안 얼굴은 알려져 있어도 이름은 모르거나, 이름은 있어도 대표작이 없거나, 개그맨이어서 정극 경험이 없거나, 혹은 아예 연기 경험이 없었던 서우, 임주환, 황찬빈, 이선호, 정주리 등 다섯 명의 젊은 연기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을 입고 마음껏 뛰어놀았다. 의 종영을 맞아 지난 1년을 작품과 함께 울고 웃었던 그들을 만났다.

윌리엄은 한 마디로 자유롭고 순수한 사람. 귀족이지만 자기 신분에도 별로 관심이 없고 세상을 더 많이 보고 싶은 자유로운 영혼.
내가 고른 윌리엄의 명장면은 음, 이런 걸 생각하려면 되게 이상하다. ‘어, 오늘은 잘 했어’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방송으로 보면 ‘어 이게 아닌데.’ 할 때가 많아서, 어차피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장면은 없다. 하지만 예쁘다고 생각한 건 1회에서 버진이와 윌리엄의 수중 키스신. 물속에서 찍은 장면들이 CG 덕분에 만화같이 나왔다.
현장에서는 맨날 장난 치고 놀고 그러니까 뭐가 제일 재밌었다고 대답하기가 어렵다. 그 대신 제주도에 와서 제일 맛있었던 음식을 알려주자면 ‘양념우럭튀김’.
윌리엄 중심의 엔딩을 생각해보면 윌리엄이 제주도를 떠나서 배타고 가다가 또 표류를 당해서 미개인이나 식인종들이 사는 ‘에이트 아일랜드’ 같은 데 떨어졌는데 하나도 겁 안 내고 “밥 먹었수꽈?”하고 끝! 하하!
나는 보기와 달리 이양인 아니에요. (웃음) 윌리엄은 이양인이지만 나는 내가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니까.
<탐나는도다>는 나에게 정말 잊을 수 없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보석 같은 경험. 재밌는 만큼 어려웠고, 힘들었지만 앞으로 아무리 많은 작품을 해도 잊지 못할 드라마. 아버지는 원래 내가 모델이나 연기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셨는데 이번 드라마를 보시고 어제 중국에서 전화하더니 처음으로 “자랑스럽다”고 하셨다.
<탐나는도다>의 시청자들에게 정말 고맙습니다. 조기 종영된다고 했을 때 다들 방송국에 전화하고 팩스 보내고 광고도 내 주고, 그만큼 우리 드라마를 많이 사랑하고 알아준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뿐이다.

얀은 한 마디로 말보다 행동으로 표현하는 사람. 그리고 사극 캐릭터지만 요즘 시대에 더 어울릴 만한 트렌디하고 글로벌한 인물.
내가 고른 얀의 명장면은 음, 사실 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좀 더 나오기로 되어 있었는데 방송 분량이 줄면서 못 나왔다. 그런데 나랑 아버지가 갈등을 빚고 일본을 떠나 동인도회사에 들어가게 되는 내용이 있는데 그게 얀으로서 중요한 내용이라 그 장면을 찍은 게 기억에 남는다.
촬영하면서 고생이라면 네덜란드어 대사가 엄청 많아서 네덜란드 대사관에 계신 분을 찾아가 읽어달라고 부탁하고 그 멜로디와 발음을 통째로 외웠다.
현장에서는 1년 동안 같이 생활하면서 장도 보러 다니고 가족처럼 지내다 보니까, 뭔가 긴장감 있고 알콩달콩한 에피소드는 없다. 그냥 형, 동생, 오빠, 여동생 같지.
얀 중심의 엔딩을 생각해보면 계속 상인으로 지내는 게 아니라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아 도공으로 지내는데 저쪽에서 “여보!”하고 부르면 상대가 끝분이나 서린이라던가. 하하. 멜로가 없어서 촬영 내내 불만이 많았다.
시즌 2가 나온다면 이번에 박규와 버진의 홈그라운드 조선이었는데 다음에는 윌리엄과 내가 있는 영국이나 네덜란드로 와서 그들이 이방인이 되는 거.
나는 보기와 달리 실제로는 훨씬 스윗하다고 할까? 하하. 감정표현도 없고 차가운 역할이다보니 <탐나는도다> 갤러리에서 ‘얀데레’ 라는 별명을 붙여주셨는데 다음 작품에서는 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인상이 세고 날카롭게 생기다보니 그런 역할이 잘 안 들어온다.
<탐나는도다>의 시청자들에게 비록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모두들 자부심을 갖고 찍은 작품을 알아보고 끝까지 봐 주신 여러분의 높은 안목에 감사드립니다.
<탐나는도다>는 나에게 좋은 사람들을 많이 얻은 작품. 그리고 그동안 내가 연기한 캐릭터를 가장 오랫동안 마음에 넣어둔 작품이기도 하다.

끝분이는 한 마디로 “끝장내분다”의 ‘끝분’이기 때문에, 이름이랑 성격이 딱 맞는 것 같다. 일에서나 사랑에서나.
내가 고른 끝분이의 명장면은 맷돌 돌리기. 간단한 장면이지만 너무 잘 나왔다. 내가 하는 표정이나 동작은 거의 애드리브였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아서.
현장에서는 변우민 오빠 때문에 웃어서 NG낸 적이 많다. 진지한 상황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여기 묵었다 가세요”하면서 우리한테만 들리게 “보증금 천에 월세 오십” 이런 말을 소곤거리셔서 어쩔 수 없이 웃음이 막 터졌다.
촬영하면서 고생이라면 수중 신을 위해 처음 한 달 동안 교육받는 게 좀 힘들었지, 그 뒤로는 괜찮았다. 그리고 처음 정극 연기를 하는 거라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이 “성격대로 오버해”라고 하셔서 편하게 했다.
끝분이 중심의 엔딩을 생각해보면 박규랑 윌리엄이랑 얀이랑 슬픈 사랑을 하는 사각관계? 그렇잖아도 계속 얀 오빠와의 러브라인을 요구했는데 감독님이 자꾸 흘려들으시고… 에잉.
나는 보기와 달리 천상 여자다!
<탐나는도다>는 나에게 정주리의 재발견? 사실 개그맨으로 데뷔했을 때는 내가 비호감 캐릭터였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칭찬도 많이 듣고 호감으로 바뀐 것 같다. 심지어 김태희보다 끝분이가 더 예쁘다는 남자분도 계시고. 호호.
<탐나는도다>의 시청자들에게 박규와 끝분이의 러브라인에 대해 많은 지지를 해 주셔서 감사하고, 드라마에서 못 이룬 거 현실에서 꼭 이뤄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만간 좋은 소식 알려드릴게요. 기다려보세요~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